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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누구에게나 열린 천년의 숲, 발왕산 모나파크
누구에게나 열린 천년의 숲, 발왕산 모나파크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2.08.16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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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상 모나파크 정상부의 파노라마 전경. 사진/ 민다엽 기자
발왕상 모나파크 정상부의 파노라마 전경.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평창] 강원도 평창에 있는 발왕산은 해발 1,458m로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이다. 그런데도, 누구나 쉽게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라 백두대간의 장쾌한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최근 용평리조트에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변신한 발왕산 모나파크를 찾아, 대자연의 기운을 한껏 만끽했다.

왕의 기운을 가진 발왕산

해발 1,458m 발왕산은 왕의 기운을 가진 산이라는 이름답게 산세가 웅장하고 기운이 영험해, 예부터 명산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그런데도 아직 사람들에겐 생소하게 느껴질 법 한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발왕산에 조성된 용평리조트를 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고개를 끄떡 일 것이다.

구 용평리조트에서 '발왕산 모나파크'로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 민다엽 기자
구 용평리조트에서 '발왕산 모나파크'로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발왕산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15분 남짓이며 오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발왕산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15분 남짓이며 오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발왕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발왕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용평리조트는 1975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스키장으로, 동계아시안게임과 평창동계올림픽 등 여러 국제 경기를 개최한 바 있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스키 리조트다. 하지만, 최근 용평리조트는 겨울철 스키 성지의 이미지를 벗고 발왕산 모나파크(monapark)’란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계절 여행지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기대어 즐길 거리를 확장시킨 것이 아닌, 발왕산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가치에 중점을 둔 점이 인상적이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발왕산 모나파크

발왕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정상까지 오르기 쉽다. 산 아래에서 관광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어린아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휠체어를 탄 사람, 그 누구라도 탁 트인 백두대간의 전경을 손쉽게 만끽할 수 있는 것. 총길이 3,710m에 이르는 관광 케이블카를 타고 고개를 넘고 넘어, 해발 1,458m 발왕산 정상까지 15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또한 절경이다.

발왕산氣스카이워크 전경. 사진/ 민다엽 기자
하늘에 떠있는 듯한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발왕산氣스카이워크. 사진/ 민다엽 기자
하늘에 떠있는 듯한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풍경. 탁 트인 전망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풍경. 탁 트인 전망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발왕산 정상에 도착하니 장쾌한 대자연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발아래로 바람과 구름이 산봉우리를 끼고 도는 풍경이 멋스럽다. 대관령 삼양목장과 강릉의 안반데기에서는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고, 저 멀리 오대산까지 어렴풋이 보인다. 불과 15분 만에 이토록 다른 세상이 펼쳐지다니 새삼 놀랍기도 하다. 게다가 사방에서 불어 닥치는 세찬 바람 덕분에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싸늘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이러한 환상적인 전경 덕분에 <겨울연가>, <도깨비>, <그겨울,바람이 분다> 등 다양한 드라마 촬영지로도 활용됐다.

발왕산 정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워크인 발왕산스카이워크. 구름마저 발아래로 흐르는 엄청난 높이에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느낌. 투명한 바닥으로 된 다리 끝에 서니, 형용할 수 없는 아찔한 전율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특히 주변에 거칠 것이 없어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와 드래곤 캐슬 카페에서도 환상적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으니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최근 천년주목숲길이 새롭게 조성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최근 천년주목숲길이 새롭게 조성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천년의 시간을 간직해온 보석 같은 나무들을 만나는 숲길. 해발 1,458m 발왕산 정상에는 최고 1,800년 수령의 천년주목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어디서도 쉬이 보지 못하는 풍경이지만, 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풍경이라 더욱 가치 있다. 깊은 숲 속의 데크길을 거닐며 발왕산의 기운을 한껏 느껴보자.

상생과 조화누구에게나 열린 길, 천년주목숲길

발왕산 정상부에 조성된 천년주목숲길은 발왕산의 자랑거리다. 발왕산 동쪽 능선을 따라 최고 수령 1,800년에 이르는 천년 주목과 분비나무 등 다양한 고산 희귀식물이 분포하고 있어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도 지정됐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세찬 바람을 맞으며 꿋꿋이 버티고 서있는 모습이 경이롭다.

최근에는 길이 3.2km의 천년주목숲길이 새롭게 조성되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천년주목숲길은 1살 아기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무장애 탐방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만한 경사로 이뤄져 있어 더운 여름철에도 힘들이지 않고 돌아볼 수 있다.

천년주목 사이로 완만한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나무마다 각각의 이름이 붙어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속이 텅 빈 참선 주목. 사진/ 민다엽 기자

숲속의 데크길을 거닐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나무와 다양한 희귀생물을 살펴볼 수 있는데, 각 주목마다 각각의 이름과 스토리를 붙여 놓은 것이 특징이다. 어머니왕주목부터 겸손의 나무, 왕수리부엉이주목, 마유목 등 각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안내문에 적힌 QR 코드를 인식하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성으로 해당 나무에 대한 설명을 편히 들어볼 수 있다.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천년 주목. 쓰러져가는 옆의 나무를 휘감아 돌아, 두 나무가 한 몸으로 수백 년을 함께 살아 온 마유목의 이야기부터, 속이 텅 비어 버린 나무에서 여전히 푸른 잎사귀를 맺는 끈질긴 생명력, 잎 아래 달린 꽃을 볼 수 없는 곤충을 위해 하얀색 물감을 뿌린 듯 독특한 잎사귀를 만들어내는 쥐다래 나무까지, 다양한 스토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마도 사람들이 자연을 보며 감동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상생과 조화때문이지 않을까.

 

오랜 세월 거센 바람에 휘어진 고뇌의 주목. 사진/ 민다엽 기자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말이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천년주목숲길 중간에서는 발왕수라고 이름 붙은 천연 암반수를 만날 수 있다. 발왕산 정상부의 눈이 녹으면서 단단한 퇴적암 속으로 스며들어 만들어진 발왕수, 하루 410톤의 양이 자연적으로 흘러나온다고 한다. 성분을 분석해보면 보통 생수보다 나트륨 함량이 적고 바나듐과 규소와 같은 약수 성분이 풍부하다. 그래서인지 발왕수를 이용해 만든 막걸리나 김치, 맥주 등 식음료는 화학적인 가미 없이도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단다. 발왕수를 연구한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강근 교수는 이를 두고 순백의 도화지 같은 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QR 코드를 찍으면 음성으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QR 코드를 찍으면 음성으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암반에서 흘러나오는 발왕수. 사진/ 민다엽 기자

 

숲과 동물과의 교감, 애니포레

1968년 화전민이 떠난 자리에 심은 1,800여 그루의 독일 가문비나무가 건강하게 자라, 현재는 우리나라 최대의 가문비나무 군락지가 되었다. 해발 900m~1,000m 발왕산 자락에 조성된 애니포레(AniFore)는 동물과 숲, 그리고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애니포레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가문비나무숲길이 조성돼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알파카 목장에서는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발왕산 모나파크 제공
알파카 목장에서는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발왕산 모나파크 제공
꽃과 나무, 그리고 동물을 함께 볼 수 있는 애니포레. 사진/ 민다엽 기자

귀여운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발왕산 알파카 목장과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가문비치유숲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에 좋은 곳. 애니포레로 가려면 산 아래에 있는 매표소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10분 남짓 올라가야 한다. 모노레일에서 내리자마자, 도저히 우리나라의 풍경이라고 믿기 힘든 울창한 숲에 압도당하고 만다. 수백 수천에 이르는 길고 빼곡한 가문비나무군락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볕도 들지 않을 만큼 빽빽한 숲길을 한적하게 거닐다 보니 기분이 차분해진다.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쉼터. 사진/ 민다엽 기자
나무 사이로 한가롭게 걷기 좋은 샌책로가 마련돼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숲속에 마련된 베드에 누워 살며시 눈을 감았다.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쾌한 피톤치드와 사각사각 바람 소리, 지저귀는 새소리, 이름모를 곤충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명상에 빠져보기에 제격인 장소다. 더불어 곳곳에 아이들을 위한 동물농장과 놀이터,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 등이 마련돼 있어 걷는 재미도 있다.

 

INFO 발왕산 모나파크

운영시간 (케이블카) 09:00~20:00 (발왕산 정상에서출발하는 마지막 케이블카는 21)

요금 대인(왕복) 25,000, 소인(왕복) 21,000

주소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715

문의 033-330-7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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