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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산과 호수가 만들어낸 진경산수화를 만나다, 청풍호반케이블카 호수 여행
산과 호수가 만들어낸 진경산수화를 만나다, 청풍호반케이블카 호수 여행
  • 권선근 객원기자
  • 승인 2022.08.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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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의 그림같은 풍경.
충주호의 그림같은 풍경.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여행스케치=제천]대한민국 팔도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곳, 충청북도. 그런데 바다에 필적할 만한 그림 같은 풍경은 있다. 남한강의 물길을 막아 생긴 호수, 충주호다. 이 거대한 호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멋지다.

충주호의 제천 구간을 오고가는 유람선은 청풍나루와 장회나루에서 탈 수 있다.
충주호의 제천 구간을 오고가는 유람선은 청풍나루와 장회나루에서 탈 수 있다.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삶이 공존하는 충주호 

1985년 남한강 물길을 막아 충주댐을 만들면서 한반도 한가운데 거 대한 호수가 생겼다. 충주에서는 충주호, 제천에서는 청풍호라 부르 는 인공 호수다. 충주댐은 남한강의 유일한 다목적댐으로, 수력발전·홍수조절·수도 권 용수 공급 등 남한강 수계의 수자원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위해 준공했다. 댐 높이 97.5m, 댐 길이 464m, 저수량 27억 5,000톤으로 소양호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면적도 충주 계명산 아래 건 설한 충주댐 본댐에서 시작해 멀리 도담삼봉까지 총 6,600㎡에 이른 다. 크게 ‘W’자 형태를 띠는데, 이는 남한강 유로가 전체적으로는 동 에서 서로 흐르지만, 구간마다 북동~남서 구조선의 간섭으로 하천 발달 과정에서 유로가 굴곡·변형되었기 때문이다. 충주호의 제천 구간인 청풍호는 청풍나루나 장회나루에서 운행 중 인 유람선을 타고 물길을 따라 옥순봉·구담봉·금수산·제비봉 등 기 암괴석을 멀리서 보거나, 청풍호를 따라 이어지는 청풍호 자드락길을 걸으며 호반과 어우러지는 정겨운 산촌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여기 에 2.3㎞ 구간을 운행하는 청풍호반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호수 전체 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유유히 흐르는 유람선을 타고 옥순봉, 구담봉 등 제각기 풍경을 뽐내는 청풍호의 기암을 만날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유람선을 타고 옥순봉, 구담봉 등 제각기 풍경을 뽐내는 청풍호의 기암을 만날 수 있다.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초속 5m 속도로 제법 빠르게 오르내린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초속 5m 속도로 제법 빠르게 오르내린다.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산과 호수를 파노라마로 만나는 청풍호반 케이블카 

청풍면 물태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처 럼 넓은 충주호가 ‘짠~’하고 나타난다. 리아스식해안처럼 들쭉날쭉한 호숫가는 다도해를 연상시킨다. ‘내륙의 바다’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 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비경에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 정상 전망대를 올라갈수록 점점 드러나는 호수의 모습과 제천 시내, 주변 산자락의 모습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 다. 전망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거칠 것 없이 조화를 이룬 산과 호 수는 충주호의 화려한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드넓은 전망대는 예쁜 조형물도 많고 발 딛는 모든 곳이 포토존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지역인 청풍면 도곡리에 조성한 ‘청풍 아름 그린’ 친환경 경관 단지 또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비봉산역 전망대에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다양한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다.
비봉산역 전망대에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다양한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충주댐을 관리하는 K-water는 수변 자산을 활용한 주민 주도형 친 환경 맞춤 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충주댐을 관리 하는 K-water 충주권지사도 그 일환으로 제천시, 청풍면 도곡리 지 역주민과 함께 경관단지를 조성하고 다양한 식물을 심어서 관광객이 쉬어가는 또 하나의 자연 힐링공간을 만들었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주변 풍경에 눈이 부시다. 여름에는 숲 의 색이 마음에 평안을 흠뻑 안겨준다. 또 가을 단풍은 얼마나 이쁜 지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한다. 세상 추한 것을 덮는 하얀 눈이 내린 풍 경은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발아래는 이 처럼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조금씩 호수의 모습이 드러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조금씩 호수의 모습이 드러난다.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충주댐 건설 때 수몰된 마을의 문화재를 옮겨놓은 청풍문화재단지.
충주댐 건설 때 수몰된 마을의 문화재를 옮겨놓은 청풍문화재단지.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역사와 풍류의 여행 

전망대를 내려오면 청풍호문화재단지가 반긴다. 충주호 인근은 고구 려와 신라의 세력 쟁탈지로 찬란한 중원 문화를 이루던 곳이다. 고려 시대와 조선시대에도 지방의 중심지로 수운을 이용한 상업과 문물이 크게 발달했다.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61개의 마을을 비롯한 많은 문 화재가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문화재를 한곳에 모아 청풍문화재단지 를 조성했다. 이곳에서 눈여겨볼 것은 조선시대 누각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한벽루와 석조여래입상 등 보물 2점 외에도 조선 후기의 문 신 송시열과 김수증의 편액, 추사 김정희가 쓴 ‘청풍한벽루’ 현판 등 다양하다. 팔영루, 금남루, 금병헌, 응청각 등 문화재 42점과 생활유물 2,000여 점도 원형대로 복원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우리 조상의 생활 을 알려줄 수 있는 산교육장이기도 하다. 

청풍문화재단지의 망월루에 오르면 단지 전경과 청풍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청풍문화재단지의 망월루에 오르면 단지 전경과 청풍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소백산맥의 기암괴석이 남한강 물줄기를 만나 역대급 풍경을 펼쳐놓 은 충주·제천·단양 일대는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의 놀이 터였다. 퇴계 이황, 단원 김홍도,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같은 문인과 문객이 이곳을 찾아와 많은 시와 그림, 기행문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드넓은 호수는 골짜기마다 비경을 만들었고, 그곳을 일 터로 삼는 어부들도 생겨났다. 오후에 그물을 놓고 새벽에 걷는데 잉 어, 붕어, 쏘가리, 몰개와 징거미새우까지 그물에 잡히는 민물고기의 종류도 50가지가 넘는다. 

금수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정방사의 암벽을 등지고 선 법당 모습.
금수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정방사의 암벽을 등지고 선 법당 모습.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충주호와 월악산이 그린 진경산수화 

선선한 바람과 함께 신발 끈을 조여 매고 본격적으로 충주호 탐사에 나서보자. 천고마비의 계절이니 하늘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충주호를 만끽해보고 싶다면 정방사를 추천한다. 충주호를 둘러싼 산 중 하나인 금수산 신성봉 아래 매달린 듯 자리 잡 은 정방사는 신라 때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정방사에 오르면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이 여행객을 반긴다. 월악산과 어우러진 충주호의 풍광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구불구 불 유연하게 흐르는 충주호 너머로 산 너울이 바다처럼 물결친다. 정방사에는 경치뿐 아니라 꼭 보아야 하는 문화재가 있다. 조선 숙종 때 만든 것으로 알려진 ‘목조관음보살좌상’으로 전형적인 조선 중기 보 살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2001년에 도난당했는데, 15년 만에 되찾 아왔다고 한다. 보통 도난당한 사찰 문화재는 되찾기 어려운데, 정방 사의 기운이 좋았던지 다행히 찾아올 수 있었다. 

제천에서 원주 가는 길에 있는 탁사정은 그 주변 경치가 빼어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제천에서 원주 가는 길에 있는 탁사정은 그 주변 경치가 빼어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사진/ 권선근 객원기자

제천에서 원주간 국도변인 구학리에 위치한 정자 ‘탁사정’은 제천 10경 중 9경으로 꼽힌다. 원래 제천 10경의 탁사정은 차령산맥과 태백산맥 이 갈라져 남서로 달리는 남서쪽 골짜기에 자리 잡은 탁사정유원지의 절경을 일컬었다. 송림과 해묵은 잡목 속에 가리어 일부러 찾아 오르 지 않으면 정자는 보이지 않지만 이 유원지는 서늘한 바람과 물살에 씻긴 크고 작은 바위, 계곡과 짙푸른 물빛, 낮은 폭포가 어우러져 주위 의 노송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름철이면 정자 아래의 용소 주변의 넓은 모래밭에서 야영과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으로 만원을 이룬다. 백사장과 맑은 물, 노송이 어울린 아름다운 계곡에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 잡은 탁사정은 그 유래가 깊다. 조선 선조 19년(1568) 제주 수사로 있던 임응룡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 해송 여덟 그루를 가져와 ‘팔송’이 라 명명하였고, 그의 아들 임희운이 정자를 짓고 ‘팔송정’이라 불렀다 고 한다. 이후 허물어진 팔송정을 후손들이 다시 세우며 탁사정(濯斯亭)이라 이름 지었다. 탁사정은 사유지에 있어 간혹 입장이 제한되기는 하지만 그 주변을 에워싼 울창한 솔숲이 탁사정의 고고한 풍치를 느끼게 한다.

INFO 청풍호반 케이블카 물태리역 

운영시간 09:30~18:30 

요금 일반 캐빈 1만 8,000원, 크리스탈 캐빈 2만 3,000원 

주소 충북 제천시 청풍면 문화재길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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