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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사진 맛집] 겨울엔 희거나, 푸르거나!
[사진 맛집] 겨울엔 희거나, 푸르거나!
  • 정은주 여행작가
  • 승인 2022.11.15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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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서울] 겨울 숲을 사진에 담는 두 가지 방법, 흰 눈 덮인 순백색 세상을 기다리거나 늘 푸른 상록수림을 찾아가보자. 물론 어디든 아름답기는 마찬가지다.

흰 눈과 자작나무가 잘 어울린다. 사진/ 감도형 사진작가
이색 포토존인 인디언집.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새하얀 나무, 그리고 흰 눈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나무껍질이 눈처럼 흰 자작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희귀한 수종이다. 보통 위도가 높은 시베리아나 북유럽 등지에서 자라기 때문에 자작나무가 있는 풍경은 언제나 이국적인 느낌이다. 여기에 진짜 눈까지 내리면 만화 속 겨울왕국이 현실로 나타난다.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자작나무숲은 매년 겨울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기 여행지이다. 더구나 눈이 내린 후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흰 순백의 세계가 펼쳐진다. 눈이 흩날리는 날에는 어디가 땅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분간조차 가지 않는다. 사람들의 옷차림만이 알록달록 색을 담고 있을 뿐이다. 맑게 갠 날엔 빽빽하게 자라난 자작나무 사이로 하늘빛이 은은히 새어 나온다. 동화 속 풍경이 따로 없다. 온통 새하얀 숲속에도 사진을 찍는 곳은 따로 있다. 자작나무를 얹어 만든 원뿔형 인디언집은 늘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줄이 이어지는데, 그냥
돌아서기엔 아쉬운 이색적인 포토존이다.

입산시간 09:00∼14:00
운영시간 09:00∼17:00
(동절기 (11.01∼03.01) / 월, 화 휴무)
주소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남로 760

 

오래된 고목이 만든 신비로운 설경.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눈 내리는 날의 비자나무숲.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눈 올 땐 무조건 달려가야지!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숲

비자나무는 남해안과 전라도 백양산, 내장산이 북방 한계선이다. 육지와는 달리 제주도는 어디든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비자나무가 흔하게 자란다. 동부 산간 지역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평대리 비자나무숲은 늘 푸른 상록수림이다. 다른 수목들은 모두 잎을 떨군 채 앙상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겨울에도 비자나무는 바늘잎을 촘촘히 달고 우람한 자태를 뽐낸다. 대부분 수령 500~800년에 달하는 고목이다 보니 숲이 깊고 그윽하다.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모습을 품고 있지만 겨울에는 조금 더 특별한 풍경이 숨어 있다. 겨울이라고 해도 언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눈이 내릴 때, 그것도 아주 펑펑 내리는 날에만 볼 수 있는 비자나무숲의 설경이다. 해가 비치면 쌓인 눈들이 금세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숲은 진갈색 나무기둥과 짙푸른 나뭇잎이 한데 섞여 어우러지며 오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눈밭 가운데 아름드리 나무와 사람을 한 프레임에 넣으면 신비로운 분위기가 흐른다.

운영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00)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어린이 1,500원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

 

걷고 찍는 즐거움이 있는 우드랜드.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향기원 목조각 공원의 포토존.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지그재그 이어진 편백숲길
장흥 정남진 우드랜드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향에 자리한 장흥은 겨울에도 짙푸른 편백나무 숲이 유명하다. 억불산 자락에 수십 년 된 아름드리 편백나무들이 빽빽이 숲을 이룬 우드랜드가 그곳이다. 과거 황무지였지만 장흥의 독립가인 고(故) 손석연 선생이 편백나무를 비롯해 삼나무, 소나무 등 47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가꾼 것이 이처럼 울창한 숲이 되었다.

우드랜드는 숲속에 작은 오솔길과 여러 산책로들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 곳곳이 사진 포인트이다. 억불산의 명물인 며느리바위가 보이는 장소와 향기원 목조각 공원에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설치 되어 있다. 무장애 데크인 말레길과 편백나무 사이를 걷는 하늘데크는 가장 인기 있는 산책길이자 포토 스폿이다. 지그재그로 놓인 데크 길은 여럿이 함께 재미난 사진을 연출하거나 호젓한 느낌의 독사진을 찍기에 알맞다. 아래에서 위를 향해 찍어야 배경이 되는 나무들이 더욱 높고 멋지게 보인다.

운영시간 09:00~18:00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소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180

 

수많은 영화 속 배경지인 맹종죽 숲.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겨울에도 푸르름을 자랑한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아득한 시간에 놓인 대나무 숲
부산 기장 아홉산숲

이름도 어여쁜 아홉산숲에는 하늘을 가릴 만큼 빽빽하게 자라난 대나무 숲이 있다. 줄기가 한 손으로 다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굵은 맹종죽 숲이다. 맹종죽은 키가 큰 것은 20m까지 자랄 정도로 쭉쭉 뻗어나며 줄기도 지름이 최고 20cm에 이른다. 대나무 숲에 가만히 서 있으면 마치 현실과 동떨어진 아득한 시간에 놓인 듯 하다. 그래서인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수도 없이 낙점되었다. 꼭꼭 숨겨져 있던 대숲은 영화 <군도>와 <협녀, 칼의 기억>, <대호>, 드라마 <옥중화>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계절 푸른 대숲은 언제 찾아도 멋진 사진을 안겨준다. 길게 뻗은 대나무에 기대 앉아 있어도 좋고,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는 장면도 근사하게 찍힌다. 여기에 반짝이는 햇살 한줌 더하면 더욱 분위기 있는 사진이 연출된다. 대숲 사이에 두 개의 돌기둥이 세워져 있는데 이를 활용해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운영시간 09:00~17:00(월요일 휴무)
요금 1인 5,000원(어른, 어린이 동일)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웅천리 480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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