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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특집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짜릿함! 윈드 1947 카트 테마파크
[특집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짜릿함! 윈드 1947 카트 테마파크
  • 정은주 여행작가
  • 승인 2023.04.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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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속을 달리는 윈드 1947 카트 체험.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여행스케치=제주] 부아앙! 희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출발한 순간, 귀를 찢는 커다란 굉음과 함께 강한 진동이 느껴진다. 긴장과 흥분이 교차하고, 몸 안에선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구친다. 서킷을 질주하는 카 레이서가 되어보는 제주 카트 탑승기.

납작한 차체에 몸을 싣고 속도감을 즐기는 카트는 요즘 같은 날씨에 즐기기 좋은 야외 스포츠 레저다. 얼핏 보기엔 아이들이 타는 장난감 차처럼 보이지만 사실 국제적인 경기가 치러지는 모터스포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전국에 카트 체험장이 많지만 제주 윈드 1947 카트 테마파크는 아시아 최장 코스를 갖추고 있어 마니아들에겐 입소문이 난 곳이다. 따스한 봄날, 한라산을 향해 내달리며 짜릿한 레이싱을 체험했다.

신나게 달리며 속도감을 만끽하는 사람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카트 체험을 하려면 헬멧 착용은 필수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무릎 보호대도 착용해야 한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무릎 보호대도 착용해야 한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한라산 높이만큼 달려볼까!
푸른 녹음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도로를 지나 서귀포 중산간 지역에 자리한 윈드 1947 카트 테마파크에 들어섰다. 여러 개의 건물과 넓은 주차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야자수 나무들이 줄지어선 언덕 아래 한라산이 바라보이는 카트 체험장이 있다. 첫눈에 보기에도 규모가 심상치 않다.

윈드 1947 카트 테마파크에 붙은 숫자는 한라산 높이이자 코스 길이를 가리킨다. 약 2km. 코스 한 바퀴 도는 데 4~5분 정도 소요되니 결코 짧지 않은 거리다. 역시, 아시아 최장이라는 수식어가 그냥 붙은 게 아니다. 무작정 길이만 긴 것도 아니다. S자 곡선과 직진 구간, 스피드 구간 등 다양하게 코스를 구성해 마치 서킷에서 레이싱을 펼치는 것 같은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했다. 도로 주행이 가능한 모터를 탑재한 카트는 최고 속도는 40km이지만 체감 속도는 그보다 높다. 벌써부터 온몸에 찌르르한 전율이 인다.

우승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어보자.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출발을 기다리며 일렬로 늘어선 카트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거칠 것 없는 짜릿한 쾌감!
드디어 출발선 앞. 시동을 켜자 부릉부릉 소리와 함께 엔진의 떨림이 온몸을 휘감는다. 마치 엔진 위에 그대로 올라탄 것처럼 몸이 덜덜 떨린다. 앞 유리와 도어 패널, 지붕이 전혀 없는 완벽한 오픈카 형태여서 차와 내가 하나가 된 느낌이다.

“자, 출발하세요!”
신호와 함께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니 카트가 앞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금씩 액셀 페달을 밟아나가며 속도를 붙여 본다. 속도를 낼 때마다 부앙거리는 엔진 소리와 진동이 점점 커진다. 낚시는 손맛 때문에 한다던데, 카트는 이 떨림이 제 맛이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주변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덩달아 심장 박동도 빨라진다. 이런 맛에 카 레이싱을 즐기는 건가. 더구나 카트는 차체가 바닥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실제 속도보다 체감 속도가 높게 나타난다. 계기판은 30~40km를 가리켜도 탑승자는 더 빠른 속도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얼굴에 직접 부딪혀오는 바람이 스릴감을 더하고,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는 레이싱 타임이다.

곡선 구간에선 미리부터 속도를 늦춰야 한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아시아 최장거리를 자랑하는 카트 체험장.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몸 안 어딘가에서 묘한 쾌감이 솟구쳐 오르며 자동차를 운전할 때와는 전혀 다른 짜릿함에 눈이 반짝 뜨인다. 스피드 구간을 지나면 급커브를 조심해야 한다. 미리부터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아가며 속도를 조절한다. 핸들이 묵직해 두 손을 꽉 잡고 돌리다 보니 꽤나 힘이 들어간다.

구불구불한 곡선 구간은 핸들과 브레이크 페달 조작이 합이 잘 맞아야 달리는 재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잠시 속도가 느려진 틈을 타 뒤쪽에 있던 카트가 먼저 앞서 나간다. 주행 코스가 2차선인 까닭에 운전이 능숙한 사람들은 초보자들을 제치고 추월해 가기도 한다.

야자수가 줄 지어선 윈드 1947 카트 테마파크.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두 바퀴도 아쉬워!
두 바퀴째에 접어들자 자신감이 좀 더 붙었다. 처음보다 조금 더 속력을 내서 달려본다. 부릉대는 엔진 소리와 함께 세찬 바람이 온몸을 치고 지나가도 오히려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확실히 한 번 경험하고 나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눈앞만 보고 달리느라 어떻게 지나쳤는지도 몰랐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푸릇한 야자수 나무들과 멀리 한라산이 스쳐가는 순간이 눈에 또렷하게 담긴다.

핸들과 페달 조작도 익숙해져 빵빵! 경적을 울리며 앞선 카트를 추월해본다. 마치 숨어 있던 질주 본능이 깨어나는 기분이랄까. 곡선 구간도 유연하게 통과하고 무사히 두 바퀴를 마무리할 무렵 카트 앞쪽에 빨간 불이 들어오며 ‘삐삐’ 소리가 울린다. 복귀하라는 신호이다. 속력을 늦춰 돌아가는 길이 어찌나 아쉬운지 아직 달리고 있는 탑승자들이 부러워졌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회전수가 가장 많은 티켓을 끊는 건데.

탑승 티켓은 회전수에 따라 기본형(3회전)과 실속형(4회전), 스릴형(5회전)으로 나뉜다. 두 바퀴를 달리는 슬림형(2회전)은 그야말로 맛보기용이다. 최소 세 바퀴 이상은 되어야 카트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 할 수 있다. 가장 베스트는 실속형. 체력과 지구력이 자신 있다면 스릴형도 추천할 만하다. 단, 카트 체험도 체력 소모가 많이 되기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테마파크 내에 스나이퍼 사격과 서바이벌 게임장이 있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실감 나는 전투를 체험하는 서바이벌 게임.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웃으며 즐기는 전투, 서바이벌 게임
테마파크에는 카트 체험장 외에 스나이퍼 사격과 서바이벌 게임장도 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스나이퍼 사격에 도전했다. 작은 부스마다 길고 날렵한 총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총을 어깨에 밀착시킨 후 조준경에 눈을 대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 과녁 중앙에 초점이 맞는 순간, 방아쇠를 힘껏 당겼다.

‘탕!’ 소리와 함께 종이 과녁이 펄럭이고, 점수를 알려주는 음성 안내가 흘러나왔다. ‘나인.’ 첫 발에 9점이라니! 나도 모르는 사격 재능이 있었던 걸까? 하지만 김칫국은 여기까지, 이후부턴 줄줄이 헛발이었다. 어쩌다 얻어걸린 첫발이었지만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과녁판을 받아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내친김에 서바이벌 게임도 참여했다. 레이저와 비비탄 두 버전 중 선택하면 되며 각각 다른 장소에서 게임을 펼친다. 블루 팀과 레드 팀으로 나뉘어 팀 대항전을 벌이게 되는데 약 10분간 더 많이 맞춘 팀이 이기게 된다. 레이저는 몸에 부착된 센서가 빛을 감지하며, 비비탄은 헬멧이나 조끼를 맞추면 된다. 박진감 있게 즐기려면 비비탄이 낫지만 맨 몸에 맞으면 따끔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목표물을 향해 조준!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사격 체험 후 종이 과녁을 받을 수 있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게임이 시작되면 엄폐물을 비추는 희미한 조명과 음향 효과가 어우러져 실감 나는 전투가 펼쳐진다. 상대편을 피해 이리저리 숨고, 돌아다니며 목표물을 맞히는 사이 진짜인지 실제인지 모를 상황에 푹 빠져버렸다. 몇 번 총에 맞고, 맞히며 몰입도가 최고조에 이른 순간 게임 종료. 승패는 상관없다. 스트레스를 날리는 화끈한 시간을 보낸 것만도 충분하니까 말이다.

INFO 윈드 1947 카트 테마파크
주소 제주 서귀포시 토평공단로 78-27
운영시간 10:00~18:00(매표 마감)
요금 카트 1인승(17~65세) 2만 5,000원~3만 5,000원, 2인승(동반자 36개월이상) 3만 5,000원~4만 5,000원/주니어 카트(14세~16세)는 속도 제한. 서바이벌 게임 레이저 15,000원, 비비탄 20,000원, 스나이퍼 사격 1인 5,000원
문의 064-73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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