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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동행취재_한민족 여행 테라피] 가을이 머무르는 남해안, 통영과 거제
[동행취재_한민족 여행 테라피] 가을이 머무르는 남해안, 통영과 거제
  • 김소연 여행작가
  • 승인 2023.10.11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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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L사회공헌재단의 '한민족 여행 테라피'에 참여해 언제나 그리운 남해안 도시, 통영과 거제에 다녀왔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GKL사회공헌재단의 '한민족 여행 테라피'에 참여해 언제나 그리운 남해안 도시, 통영과 거제에 다녀왔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여행스케치=통영, 거제] 남해안을 품고 있는 도시를 여행한다는 것은 그리운 이를 만나는 것과 같다. 반짝이는 추억을 되새기듯 설레는 마음으로 가을날의 통영과 거제를 향해 가는 길. 여전히 하늘빛을 닮은 푸른 바다와 생명력을 지닌 바다 내음이 GKL사회공헌재단의 한민족 여행 테라피에 참여한 우리 동포들 앞에 마중을 나왔다.

통영그 이름에 담긴 기록
남해안 여행이 처음이라는 청소년들과 함께 23일 일정으로 시작하는 통영과 거제 여행의 시작점은 통영의 통제영이다. 통영이라는 이름은 통제영에서 왔다. 통제영은 삼도수군통제영의 약칭으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이렇게 삼도의 수군을 지휘하고 총괄했던 본영을 뜻하는 것이다.

해군 본부가 바로 이곳 통영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제영의 본영이 300년 가까이 유지되었던 곳이기에 위용 있는 외관이 압도적이다. 통제영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이자 국보로 지정되어있는 세병관으로 향한다.

4면이 모두 시원하게 개방되어 있는 세병관 내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4면이 모두 시원하게 개방되어 있는 세병관 내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제영에서 통영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학생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제영에서 통영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학생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제영의 중심인 세병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제영의 중심인 세병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세병관은 충무공 이순신의 전공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건물로 현재 한국에서 현존하는 목조 고건축 중에서 경복궁의 경회루와 여수의 진남관 등과 함께 손꼽히는 평면 면적이 큰 건물이다. 4면이 모두 막힘 없이 개방되어 있는 세병관에 앉아 통영 시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세병관에서 통영의 과거를 만나고, 현재의 통영 풍경을 바라보며 이곳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한산대첩 역사의 현장, 한산도
임진왜란의 역사를 생생히 만날 수 있는 통영의 한산도. 점심 식사 후 한산도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한산도는 한려해상공원의 출발점이자 한산대첩이라는 해전의 기록을 가진 역사적인 곳이다.

통영항에서 한산도를 오가는 통영의 뱃길.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영항에서 한산도를 오가는 통영의 뱃길.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 배가 한산도와 가까워지면 한산대첩 기념비가 눈에 들어온다. 마침내 섬에 도착하면 여유롭게 한 시간 정도 걸으며 한산도를 둘러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집무실로 사용하며 사령부 역할을 했던 제승당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현재까지 한산도 곳곳에는 해전에서 비롯된 지명들이 살아 있을 만큼 짙은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왜군 함대를 한산도 앞바다에서 물리친 한산대첩의 현장.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로 꼽히는 한산대첩은 학익진과 거북선의 위력으로 영세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둔 해전으로 기록된다.

버드 앤 피쉬 체험장에서 햄스터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학생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버드 앤 피쉬 체험장에서 햄스터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학생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귀신 잡는 해병대의 시작, 통영상륙작전 기념관
한산도에 다녀온 늦은 오후, 통영 시내에 있는 통영상륙작전 기념관으로 향한다. 한국전쟁 당시 통영시 일대는 북한군에 점령되었다. 위태로운 상황에 해병대 김성은 중령이 이끈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 앞바다에서의 전투는 한국전쟁 최초의 단독 상륙작전이다. 이는 철수 중에 유일한 공격작전으로 기록되었다.

당시 통영상륙작전을 취재한 외국의 종군 기자는 한국 해병대의 용맹함을 귀신 잡는 해병대로 보도하며 대한민국 해병대의 위용을 알렸다. 기념관은 현재 통영시 무전동에 있으며 당시 상륙작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전시관도 운영하고 있다. 기념관 정상에서 무전해변공원과 통영 시내를 내려다보며 귀신 잡는 해병대의 역사가 시작된 통영상륙작전의 그날을 떠올려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식물원인 거제식물원.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식물원인 거제식물원.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거제식물원에서는 다양한 식물을 감상하고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거제식물원에서는 다양한 식물을 감상하고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버드앤피쉬 체험장부터 거제식물원까지
통영에서 가까운 거제는 여유가 있다면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통영에서의 첫날을 뒤로하고 이튿날 아침은 거제에서 시작한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더욱 좋은 동물 교감형 테마파크인 버드 앤 피쉬. 이곳은 거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실내 동물원으로 20186, 문을 열었다. 90여 종의 식물과 30여 종의 조류, 1,000여 마리의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햄스터, 토끼, 열대어,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며 동물과 함께 교감할 수 있다.

거제식물원은 거대한 유리로 덮여 있는 거제 정글돔이라고도 불리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 식물원이다. 돔 내부에는 300여 종 1만 주의 열대 수목이 자라고 있으며, 석부작 계곡, 빛의 동굴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즐거운 생태체험이 가능하다. 녹색식물이 주는 소중한 자연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곳이다.

거제포로수용소를 방문해 한국전쟁의 흔적을 만나보는 시간도 가졌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거제포로수용소를 방문해 한국전쟁의 흔적을 만나보는 시간도 가졌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Tip 여기서 머물러요!
거제 참조은 마을

거제 구천권역에 위치한 참조은 마을은 농촌, 어촌, 산촌이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폐교된 구천분교를 활용해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숙박 시설은 물론 풋살장, 수영장, 수변 산책로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주소 경남 거제시 동부면 거제중앙로 715

 

당시 포로수용소 모습을 재현해 놓은 여자포로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당시 포로수용소 모습을 재현해 놓은 여자포로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포로수용소의 기록을 전시해둔 유적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포로수용소의 기록을 전시해둔 유적관.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전쟁의 아픈 흔적, 거제포로수용소
한국 전쟁 당시 가장 큰 포로수용소 유적지인 거제포로수용소. 육지와 가까워 포로를 수송하기도 좋고, 격리하기도 좋았던 거제에 1951년 거대한 포로수용소가 설치되었다. 황해도에서부터 거제에 포로로 수용되기까지, 두 친구의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한 단편 영화를 포로수용소 내의 영화관에서 관람했다. 전쟁과 분단 그리고 한민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갈등하다 죽어간 젊은 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시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당시 포로수용소 입구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고, 17만여 명의 포로들이 생활했던 현장의 모습들이 기록과 유품들로 남겨져 있다. 거제포로수용소는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전쟁의 아픈 흔적이다.

남해의 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바람의 언덕.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남해의 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바람의 언덕.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바람의 언덕에서 오후 풍경을 즐기며 여행의 쉼표를 느껴본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바람의 언덕에서 오후 풍경을 즐기며 여행의 쉼표를 느껴본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바람의 언덕
거제에서의 마지막 여행지는 바람의 언덕이다. 아름다운 해금강 마을에 가기 전, 거제의 도장포 마을에는 바람의 언덕이 있어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한 바람을 만날 수 있다. 잔디로 이뤄진 민둥산이 바다를 향해 있어 가슴이 탁 트이는 절경에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되었고, ‘바람의 언덕이라는 지명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사랑하는 이들에 의해 붙여졌다.

거제의 바다와 바람 그리고 이토록 소중한 오늘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은 것일까.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스민 바람이 쉼 없이 불어오는 언덕. 그 곁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오래도록 이곳에 머물렀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으로 향하며 바다 풍경을 즐긴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으로 향하며 바다 풍경을 즐긴다.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영 케이블카 조형물.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통영 케이블카 조형물. 사진 / 김소연 여행작가

머물고 싶은 남해의 풍경,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남해안 여행의 종착지인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로 향한다. 미륵산에 오르면 통영은 물론 남해안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15분 정도 올라가면 미륵산 정상에 닿을 수 있다. 가까운 한산도부터 비진도, 거제도까지 남해안의 풍경 그대로를 시야 가득 담아볼 수 있는 곳.

23일간 머무른 남해안에서 바라보는 마지막 풍경은 이 여행을 추억하기에 충분히 아름답다. 그리고 함께했기에 더욱 행복했던 이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오롯이 간직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다던 시인 백석처럼, 마음이 쉬어가고 싶은 어떤 날, 다시 남해의 바다를 찾게 되지 않을까.

‘GKL 한민족 여행 테라피
2021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GKL 한민족 여행 테라피는 독립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려인들이 같은 동포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국내 여행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올해는 국내 고려인 가정 및 이주여성, 북한이탈주민, 사할린 동포를 대상으로 전국 5개 권역에서 총 23회 국내 여행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년도보다 참여자 수를 확대해 600명으로 진행되었다. 여행 지역으로는 경상권(통영, 거제, 합천, 고령), 강원권(인제), 충청권(공주, 부여, 태안), 전라권(곡성, 구례), 경기권(연천)을 방문했다.

GKLGKL사회공헌재단은 이 사업을 통해 우리 동포들에게 국내 여행 및 한국 문화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려웠던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KL사회공헌재단은 공기업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이 출연하여 설립한 공익법인이며, 관광 기반의 사회공헌 사업으로 관광의 가치확장, 관광산업 성장 지원, 사회적 이슈 대응을 목표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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