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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테마여행] 올해의 끝을 잡고, 또 다른 시작! 해 뜨고 지는 고군산군도
[이달의 테마여행] 올해의 끝을 잡고, 또 다른 시작! 해 뜨고 지는 고군산군도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12.14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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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서쪽 끝자락에 있는 고군산군도는 일몰과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는 장소다. 사진 / 민다엽 기자
군산 서쪽 끝자락에 있는 고군산군도는 일몰과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는 장소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군산] 군산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고군산군도는 의외로 소문난 일출 명소다. 서해 위에 떠 있으니, 일몰은 말할 것도 없다. 12월 마지막 날 방문한다면, 한 해의 끝과 시작을 함께 맞을 수 있는 특별한 장소. 아스라이 사그라져 가는 일몰과 함께 남겨진 근심걱정을 모두 던져 버리고,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새것을 가득 채워왔다.

다리가 연결되면서 당일치기로도 고군산군도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게 되었지만, 섬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일출과 일몰, 그리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까지,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더욱 깊게 느껴볼 수 있다. 올해의 끝과 시작,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하루를 담았다.

신시도에 조성된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 사진 / 민다엽 기자
신시도에 조성된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 사진 / 민다엽 기자

청정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바다 위에 휴양림
크고 작은 다채로운 섬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고군산군도. 고군산군도를 찾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선유도 또는 장자도로 향한다. 하지만 고군산군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찾는다면, 의외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신시도가 제격이다.

신시도에는 지난 2020년 국립 자연휴양림이 조성됐다. 바다 가운데 휴양림이라니, 눈길이 닿는 곳마다 한 폭의 그림이다. 때 묻지 않은 청정 숲과 바다, 그리고 절벽 위에 세워진 그림 같은 별장에서 하룻밤까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다.

신시도 앞산의 정상부. 높이는 낮아도 전망이 탁 트였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신시도 앞산의 정상부. 높이는 낮아도 전망이 탁 트였다. 사진 / 민다엽 기자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 저 멀리 태양전망대가 보인다. 사진 / 민다엽 기자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 저 멀리 태양전망대가 보인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섬 외곽을 휘감아 도는 해안 트래킹 코스를 따라 자박자박 걷다 보면 섬인 듯 섬이 아닌고군산군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기암괴석 어우러진 푸른 바다와 상쾌한 바람, 때론 섬 사람들의 소박한 삶까지, 섬의 다양한 풍경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월영봉에 있는 대각산 전망대에 오르면 군도는 물론, 군산과 김제, 부안을 이어주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인 새만금 방조제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여기에 휴양림 내 숙소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별이 쏟아지는 환상적인 밤 하 늘도 볼 수 있다. , 숙소 예약경쟁이 무척 심한 편이다.

바다를 끼고 섬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해안 산책로. 사진 / 민다엽 기자
바다를 끼고 섬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해안 산책로. 사진 / 민다엽 기자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섬의 다양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섬의 다양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올해의 끝을 잡고, 신시도 일몰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신시도에는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포인트가 많다. 주변에 높은 산이나 건물이 없어, 살짝만 높은 곳으로 올라도 전망이 탁 트이기 때문이다.

휴양림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도 좋고 숙소에서 편하게 감상하거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특히 월영산 반대편에 있는 바위산 앞산은 소위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선 고군산군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손꼽히는 장소. 오르는 길은 험난하지만, 정상에만 설 수 있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일몰을 선사한다.

고군산군도의 일몰. S자 모양의 연결도로가 인상적이다. 사진 / 민다엽 기자
고군산군도의 일몰. S자 모양의 연결도로가 인상적이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섬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해 볼 수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섬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해 볼 수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섬 사이를 잇는 S자 모양의 유려한 곡선도로와 어촌마을의 희미한 불빛, 저 멀리 봉긋하게 솟은 작은 섬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림 같은 일몰을 연출한다. 망망대해로 떨어지는 일몰과는 또 다른 매력. , 경사가 무척 가파르고 정상적인 길이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시작! 대장봉 일출
고군산군도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해발 142m의 나지막한 바위산이 솟아있는 장자도가 있다. 장자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장봉의 높이는 동네 뒷산 정도로 낮은 편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선유도를 비롯해 관리도와 무녀도, 신시도 등 고군산군도의 섬과 바다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을 만큼 조망이 좋다. 정상까지 20분 정도만 오르면, 사방에 흩뿌려진 섬 가운데서 떠오르는 환상적인 일출을 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대표적인 일출 명소다.

해발 142m 대장봉 정상에서 오르는 수고에 비해 값진 전망을 볼 수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해발 142m 대장봉 정상에서 오르는 수고에 비해 값진 전망을 볼 수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이른 새벽, 크고 작은 섬을 가로질러 도로 가장 끝섬인 장자도로 향했다. 주차 후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어두운 숲 속으로 몸을 들이민다. 입구 근처의 숲길을 넘어 부터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고개를 한껏 젖혀 위를 올리다 보니 생각보다 비탈이 가파르다. 거친 입김을 내뿜으며 계단 중간에 멈춰 선다.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여명이 조금씩 밝아오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둥당거리는 가슴을 안고 드디어 정상에 섰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던가. 칠흑 같은 고요의 바다 위에는 가로등 불빛이 쨍하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결엔 아직 날이 서 있다.

중간부터는 다소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중간부터는 다소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사진 / 민다엽 기자
황홀하게 물드는 고군산군도의 일출 풍경. 사진 / 민다엽 기자
황홀하게 물드는 고군산군도의 일출 풍경. 사진 / 민다엽 기자

저 멀리 보랏빛 여명이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어둠 속에서 피어난 고운 빛깔이 하늘 전체를 물들인다. 보랏빛에서 핑크빛으로 변하더니, 이내 동쪽 하늘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부드러운 햇살이 고군산군도 구석구석을 비춘다.

저 멀리 잔잔한 물결을 가르며 고깃배가 나서고 끼룩끼룩 철새 무리가 새벽을 깨운다. 옹기종기 전망대에 모여 일출을 감상하는 가족 여행객과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거친 바위에 올라 연신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의 뒷모습까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해돋이를 감상하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을 안다. 누구에게나 어제와는 다른 특별한 아침일 테니 말이다.

경암동철길마을. 철길을 중심으로 양옆에 다양한 상점이 들어서 있다. 사진 / 군산시청
경암동철길마을. 철길을 중심으로 양옆에 다양한 상점이 들어서 있다. 사진 / 군산시청
철길마을에서 옛 향수에 젖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철길마을에서 옛 향수에 젖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사진 / 군산시청

근대 역사 군산 원도심 투어
군산에는 1910년대 일제강점기부터 1970~1980년대 격동의 시기까지,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다. 군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경암동 철길마을. 일제강점기 막바지였던 1944년 경 암동 페이퍼 공장에서 군산역까지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길이 2.5km의 철길을 개설했다. 지난 2008년을 끝으로 폐역이 되었지만, 지금은 군산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되었다. 철길 양옆으로 옛 향수를 자 극하는 다양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흥동 일대에는 일본식 가옥이 보존돼 있다. 사진 / 군산시청
신흥동 일대에는 일본식 가옥이 보존돼 있다. 사진 / 군산시청
말랭이 마을의 정겨운 풍경. 사진 / 민다엽 기자
말랭이 마을의 정겨운 풍경. 사진 / 민다엽 기자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 보존되어 있는 신흥동 일대에는 1930~1940년대 무렵부터 일본인들이 집을 짓고 살면서 주거지가 형성되기 시작됐다. 이후 6·25전쟁을 겪으면서 몰려든 피란민들이 마을 뒤 월명산 산기슭에 판잣집을 지어 정착하면서 지금의 달동네 말랭이 마을이 형성됐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건물도 노후화되면서 쇠퇴하던 말랭이 마을에 다시금 생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세월을 머금은 허름한 주택과 구불구불한 담벼락을 따라 알록달록 벽화가 덧칠해졌다. 또한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시설과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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