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잡내 없고 부드러운 순종 돼지의 맛!
잡내 없고 부드러운 순종 돼지의 맛!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02.07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원 지리산 흑돈 이야기
남원에서 키운 지리산 흑돼지를 이용해 만든 생햄인 하몽으로 만든 부르스케타.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남원] 흑돼지는 제주도가 가장 유명하다고 생각하지만, 지리산 권역을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지리산 일대도 오래 전부터 흑돼지를 키워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남원의 흑돼지는 특별하다. 아니, 계속 특별해지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이 맞을 것이다.

특별한 남원 흑돼지의 시작은 남원시 흑돈 클러스터 사업이었다. 축협 종돈사업소에서 일하며 육종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쌓아온 박화춘 박사(다산육종 대표)와 함께 남원시 운봉읍에 순종 버크셔를 도입하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던 것. 그러나 기존 방법으로 흑돼지를 키우던 축산 농가들의 습관을 고치기는 어려웠다. 박화춘 박사는 클러스터 사업에서 물러났고 자신의 양돈장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버크셔K이다.

버크셔는 영국 버크셔 지방에서 유래한 돼지 품종이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흑돼지는 몸 전체가 까맣지만, 순종인 버크셔는 네 다리와 얼굴 코 부분, 그리고 꼬리가 하얀 색인 것이 특징이다. 이에 더해 박화춘 박사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버크셔 품종을 개량하여 세상에 내놨다.

버크셔K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러운 육질이다. 일반 돼지의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은 고기가 질겨 볶음이나 수육용으로 사용되지만, 버크셔K는 모든 부위를 구이용으로 먹어도 깔끔하고 잡내가 없다.

박화춘 박사가 키운 버크셔K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인 고원흑돈 외관. 사진 노규엽 기자
삼겹살, 목전지, 항정, 가브리 등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한국식 고기를 넘어 유럽식 저장고기로
남원에서 버크셔K를 맛보려면 지리산IC 인근에 있는 지리산 고원흑돈으로 가야 한다. 허영만 화백이 그린 <식객II>에서 흑돼지이야기가 나온 바로 그 식당으로, 박화춘 박사가 기른 버크셔K만 취급한다. 식당 옆에는 판매장이 붙어있어 다양한 부위의 고기는 물론, 소시지, 돈까스, 만두 등 버크셔K로 만든 가공식품도 구매할 수 있다.

지리산 하몽은 버크셔K의 뒷다리를 이용해 만든다. 사진 노규엽 기자
진공포장하여 판매하는 하몽은 선물용으로 사가기도 좋다. 사진 노규엽 기자

그리고 유럽 요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급 재료인 흑돼지 하몽도 남원에 등장했다. 박화춘 박사의 아내인 오인숙 솔마당 대표가 버크셔K를 이용해 만들고 있는 것. 하몽은 돼지 뒷다리의 넓적다리 부분을 통째로 잘라 소금에 절인 후, 6개월에서 2년가량을 건조 숙성시켜 발효하는 생햄이다. 부드럽게 씹히고 짭짤한 맛을 지닌 하몽은 얇게 잘라 먹거나 빵 사이에 끼워 샌드위치처럼 먹는다. 운봉읍 비전마을 건너편 전촌마을에 있는 솔마당을 방문하거나 홈페이지(www.solmadang.com)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