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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요리조리 맛난 미꾸라지 한 상
요리조리 맛난 미꾸라지 한 상
  • 양수복 기자
  • 승인 2018.02.01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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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추어탕거리
미꾸라지를 갈아 넣고 된장으로 간하는 남원식 추어탕. 사진 / 양수복 기자

[여행스케치=남원] 미꾸라지를 재료로 하는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넣는 방식과 부가 재료, 양념에 따라 ‘같은 추어탕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모양도 맛도 달라진다. 

서울식은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넣고, 강원 원주식은 고추장 양념이 들어가 국물이 빨갛다. 경북 청도는 미꾸라지와 잡어를 섞어 사용하고 국물이 맑은 것이 특징이다. 

‘추어탕 일번지’ 남원은 미꾸라지를 갈아 채로 걸러 국물에 넣고 된장으로 간한다. 여기에 남원 운봉고원에서 난 고랭지 시래기를 넣어 푹 끓이고 들깻가루를 듬뿍 뿌리면, 이 맛으로 전국을 평정한 남원의 한 그릇이 완성된다.

미꾸라지 조형물이 반기는 광한루 인근의 추어탕거리. 사진 / 양수복 기자
추어탕거리에서 미꾸라지로 만든 다양한 추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추어돈까스와 추어튀김. 사진 / 양수복 기자

남원식 추어탕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남원이 추어탕의 대표 고장으로 인식되자, 남원시에서는 추어탕거리를 조성했다. 유명 관광지 광한루 근처 삼거리에 자리해 ‘추어삼거리’라고도 불리는 추어탕거리에는 20여 개 업소가 성업 중이다. 

여러 업소가 한 곳에 몰려있지만 조금씩 다른 메뉴와 가게별 노하우에 따른 독자적인 맛을 선보인다. ‘추어숙회’, ‘추어까스’, ‘추어떡갈비’, 그리고 이 중 몇 가지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추어정식’ 등 다양한 미꾸라지 요리를 맛보는 ‘추어투어’를 떠나기 좋다.

남원에서 한 그릇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아쉬울 추어탕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도 있다. 유해조 남원 추어요리협회장은 “남원식 추어탕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밥과 따로 먹거나, 처음에는 국물과 시래기의 맛을 먼저 보고 나서 밥은 한 두 숟갈씩만 말아서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추어탕에 밥을 말아버리면 밥이 금방 불어서 탕이 너무 걸쭉해지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도 ‘미꾸라지는 성질이 따뜻해 원기를 돌게 하고 소화를 돕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나느라 허해진 몸에 추어탕 한 그릇 더하면 전기장판도 아랫목도 그립지 않을 것 같다.

Info 추어탕거리
주소 전북 남원시 천거동 160-6 삼거리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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