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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겨울 바다] 오붓하게 즐기는 충남 보령 겨울 바다 여행
[겨울 바다] 오붓하게 즐기는 충남 보령 겨울 바다 여행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26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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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2.3km 바다 위 달리는 스카이바이크
이번 주말까지만 입장 가능한 죽도 상화원
80년대 탄광 목욕탕이 카페로…갱스커피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겨울 바다의 낭만이 있는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스케치=보령] 충남 보령은 수도권에서 가깝게 바다 여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여름에는 전국에서 피서객들이 몰려드는 곳이지만 겨울에도 즐길 거리가 많아 겨울 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다. 옷깃을 여미고 대천해수욕장의 드넓은 백사장을 거닐어 보자. 군데군데 서 있는 조각품들이 심심함을 달래주고, 매서운 바닷바람이 겨울을 느끼게 해주며, 고요한 백사장은 한 해를 마무리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어디 여름만 바다이겠는가. 가을과 겨울의 바다도 이렇게 낭만적인데.

대천시와 보령군이 통합된 건 지난 1995년. 벌써 23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대천해수욕장을 대천시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보령시의 행사나 관광 시설 대부분이 대천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대천해수욕장은 사계절이 분주하다.

여름엔 해수욕을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붐비고, 매년 7월 열리는 ‘보령머드축제’에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린다. 겨울엔 ‘해넘이축제’ 외엔 조용한가 싶었는데, 이제는 52m 높이에서 바다로 뚝 떨어지는 짚 트랙과 바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스카이바이크가 생겨 사계절 내내 즐길 거리가 풍성해졌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대천해수욕장에서는 군데군데 서 있는 조각품들이 심심함을 달래준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바다 위를 달리다, 대천 스카이바이크
보령에는 레일바이크가 두 개 있다. 옥마역의 철길을 고쳐 만든 ‘대천레일바이크’와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스카이바이크’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요즘 뜨는 곳은 대천해수욕장 끝자락에 자리한 스카이바이크. 왕복 2.3km의 복선 구간으로 국내 최초로 바다 위에 설치된 스카이바이크는 날이 제법 쌀쌀해졌는데도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주말이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할 정도다.

스카이바이크는 다른 레일바이크와 같이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방식으로 구동되지만, 바다 위에 설치됐다는 점이 다르다. 바이크 내에는 무지개 우산이 비치돼 있다. 그늘막이 없으니 햇빛이 쨍쨍한 날에는 이 우산을 마음껏 펼쳐도 좋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최초로 바다 위에 설치된 대천 스카이바이크.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대천 스카이바이크. 오른편으로는 52m 높이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짚 트랙이 보인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스카이바이크의 장점은 바로 발밑에 바다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옆 레일과 맞닿은 왼쪽 좌석과 달리, 오른쪽 좌석에 타면 바로 옆이 바다라 더욱 스릴 넘친다. 하지만 주머니에서 소지품이 뚝 떨어지면 그대로 바다로 직행한다는 단점도 있으니 유념하자.

레일에는 네 곳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오르막은 자동 구간으로 발을 구르지 않아도 되며, 내리막은 경사를 이용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편하다. 짚 트랙을 탈 용기가 안 나서 스카이바이크를 선택했는데, 바다가 발밑에 있으니 아찔한 기분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대천 스카이바이크는 오른쪽 좌석에 타면 바로 옆이 바다라 더욱 스릴 넘친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레일을 한 바퀴 다 도는데 대략 30~40분 정도가 소요되니, 순식간에 떨어지는 짚 트랙보다는 더 느긋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찬찬히 주변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시간이다.

Info 대천 스카이바이크
이용요금 2인 승차 2만2000원, 3인 승차 2만6000원, 4인 승차 3만원
주소 충남 보령시 해수욕장 10길 79

이번 주말이 마지막 기회! 죽도 상화원
지역마다 죽도라는 이름을 가진 동네가 많다. 예로부터 대나무가 울창했던 섬을 대부분 ‘죽도(竹島)’라고 불렀다. 보령에도 죽도가 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3km 떨어진 남포방조제와 연결되어 있는 죽도는 차로도 쉽게 갈 수 있으니 이제는 섬이라기보다는 육지에 가깝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섬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만든 테마 공원인 상화원.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상화원의 목조 정자인 의곡당.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죽도에는 섬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만든 테마 공원 ‘상화원’이 있다. 죽도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려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상화원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정자 ‘의곡당’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 오래된 건물 축에 속하는 곳이다.

의곡당을 지나 가파른 탐방로를 따라 조심조심 걷다보면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석양정원과 해송으로 둘러싸인 20채의 빌라 단지, 그리고 비탈길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마을이 나온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대천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3km 떨어진 남포방조제와 연결되어 있는 죽도.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2km가 넘는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흐른다. 한 번쯤 가볼만한 곳이지만, 아쉽게도 12월 3일부터는 동절기 휴관을 맞는다. 4월부터 11월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법정 공휴일이나 금‧토‧일요일만 입장할 수 있는 귀한 곳. 올해를 넘기기 아쉽다면 이번 주말 동안 발 빠르게 찾아야 한다. 이번 주를 놓쳤다면 내년 봄을 기약해 보자.

Info 죽도 상화원
입장료 성인 6000원, 보령시민‧경로우대‧유공자‧장애인‧미취학아동 4000원
휴관일 2018년 12월 3일~2019년 3월 28일
주소 충남 보령시 남포면 남포방조제로 408-52

옛 탄광 목욕탕이 카페로 뚝딱, 갱스커피
대천해수욕장에서 대천역을 지나 청천저수지 방향으로 20분쯤 달리면 향천교차로가 나온다. 교차로에서 산 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길을 오르다 보면 ‘갱스커피’라 적힌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굽이진 길의 끝에 갱스커피가 자리한다. SNS 상에서 ‘인생사진 건질 수 있는 카페’ 혹은 ‘석양이 아름다운 카페’로 알음알음 입소문 타고 있는 곳이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옛 탄광 목욕탕이었던 폐건물을 개조해 멋스러운 카페로 재탄생한 보령 갱스커피.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갱스커피에서는 탁 트인 풍경이 인상적이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1980년대만 하더라도 보령 성주산 부근에서는 석탄 산업이 호황을 누렸고, 정부에선 탄광 광부들을 위해 탈의실과 목욕탕, 그리고 교육장을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석탄 산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걸어갔지만, 오래된 건물은 그대로 그곳에 남았다. 이색적인 건축미를 자랑하는 ‘갱스커피’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옛 탄광 목욕탕이었던 폐건물을 뚝딱 개조해 현대와 과거를 잇는 멋스러운 카페로 재탄생한 것.

혼자 알기엔 아까울 정도로 웅장하고, 멋스러운 건물이 우리를 반긴다. 건물 주변을 흐르는 물, 데굴데굴 굴러가는 물레방아, 동남아 휴양지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벤치와 소품, 햇살이 한가득 들어오는 커다란 유리창, 그리고 그 너머에 탁 트인 경치까지 갱스커피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가득하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갱스커피는 보령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일몰 명소다. 사진 / 김혜민 여행칼럼니스트

카페 앞에는 연못처럼 물이 채워져 있는데 서해로 해가 떨어지면 물 위로 노을이 반영되는 풍경이 아름답다. 대천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Info 갱스커피
주소 충남 보령시 청라면 청성로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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