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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2월호
[박상대칼럼] 안개 속에 펼쳐진 곡선에 취했어요
[박상대칼럼] 안개 속에 펼쳐진 곡선에 취했어요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8.12.10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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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언 호수 위로 피어오른 물안개
새해는 안개꽃 너머 산마루처럼 아름다움이 이어졌으면…
춘천에서 만난 소양호 물안개. 사진 / 박상대 기자
춘천에서 만난 아름다운 물안개.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몇 해 전, 춘천 어느 여관방에서 아침을 맞이한 적이 있습니다. 절기는 아마 이맘때였을 겁니다. 창문을 열었더니 살얼음이 언 호수 위로 하얀 안개가 피어오르더군요.

제 입에서는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이른 아침에, 그 물안개를 참 오랜만에 마주했습니다. 양구 소양호반에서 시린 손을 호호 불면서 하얗게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소양호 상류 진목어촌마을입니다. 내수면어업을 하는 어부들이 살고 있는 ‘반어반농’인 산골마을입니다.

살얼음이 얼지 않은 호수는 고요합니다. 물새 한 마리도 날지 않는 산골짜기 호수는 거울처럼 주변 산자락과 수풀을 모두 끌어안고 있지요.

안개는 모락모락 피어오르다가 다시 내려앉기를 반복합니다. 호수 위에 앉아서 무슨 재미난 전설을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던 안개가 어느 순간 하늘로 올라갑니다. 마치 선녀가 망사치마를 휘날리며 하늘로 날아오르듯이 말입니다.

안개자락을 쫓고 있는데 호수 건너편 산마루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순하고 아름다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마루금이 기러기떼 처럼 앉아 있습니다. 겸재 정선이 살아 돌아와 그린 수묵화를 마주한 듯한 감동이었어요. 새해 운세는 안개꽃 너머 산마루처럼 아름다움이 연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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