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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9월호
[미식 여행] 입도 크고 덩치도 좋은 먹보 대장 대구
[미식 여행] 입도 크고 덩치도 좋은 먹보 대장 대구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9.01.14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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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제시 외포항 위판장
몸집이 큰 만큼 옛날부터 인기 많은 어종
산란기 대구 수컷의 고니도 놓치면 안 될 별미
사진 / 노규엽 기자
먹성 좋은 대구를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큰 덩치에 놀라기도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

[여행스케치=거제] 대구는 입이 커서 ‘큰 입(大口)’이라는 이름을 가진 생선이다. 같은 대구과에 속하는 명태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인기가 높은데, 명태와 비교해서도 먹성이 월등하게 좋은 대구는 몸집도 커서 한 마리만 요리해도 양이 푸짐하다.

실물 크기가 남다른 포식성 어류 
대구는 그 큰 입을 자랑이라도 하듯 먹성이 엄청 대단하다. 치어기 때는 플랑크톤을 먹다가 덩치가 커지면서 청어, 전갱이, 꽁치 등 어류부터 오징어, 문어나 게, 새우 등까지 눈에 띄는 것들은 죄다 잡아먹는다. 심지어 자기 몸 크기의 3분의 2나 되는 큰 먹이도 큰 입을 크게 벌려 삼켜버리고, 바닥에 깔린 돌멩이를 먹어버릴 때도 있다니, 먹보 대장이라고 불러도 억울하지 않겠다.

대구는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한류성 어종이다. 수심 200~300m의 깊은 바다에서 살다가 바닷가 얕은 물이 차가워지면 알을 낳으러 경남 거제 앞 바닷가로 많이 몰려든다. 대구는 눈이 와야 많이 잡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겨울이 제철인 이유가 바로 이 것. 겨울이 오면 대구 집산지인 거제도 외포항은 다른 지역 어선들도 몰려들 정도로 호황을 이룬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겨울에 제철을 맞는 대구 집산지인 거제도 외포항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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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을 위해 부산 및 경남은 1월 한 달 동안을 대구 금어기로 지정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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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는 대구를 시어로 삼을 정도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성미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대구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릴 정도로 귀중한 어종이었다”며 “대구는 겨울철에 많이 어획되는 거제도에서 특히 유명하고 시어로 삼을 정도로 주민들도 산지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대구(태평양 대구)와 종은 다르지만 대구(대서양 대구)는 유럽에서도 많이 어획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어종이다. 몸집이 큰 만큼 오랫동안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랑받아 왔을 터. 그러다보니 중요한 식량자원으로 취급되어 엄청난 양을 어획해 왔지만, 워낙 개체수가 많아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법이 발전하여 더 많은 양을 잡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어획량이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빠르게 대처했다. 인공 방류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어획량을 회복했다. 김성미 수산자원조사원은 “3월이 금어기인 다른 바다와 달리 부산 및 경남은 1월 한 달을 금어기로 지정하고 있다”며 “대구가 한창 올라오는 시기라 어민들은 금어기 해제를 요구하지만, 예전처럼 대구 어획량이 줄어드는 일이 없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겨울철 축제로 즐기는 대구 파티 
먹성이 좋은 대구는 이를 먹는 사람들도 먹성이 좋아지게 만든다. 몸통은 탕으로 끓이면 국물 맛이 시원하고, 구워도 먹고 말려서 포를 만들기도 한다. 대구에서 나온 알은 탕에도 넣어 끓여 먹지만 젓갈로도 만들어서 먹는다. 대구 내장도 젓갈로 담글 수 있고, 머리는 볼태기 탕 또는 볼태기 찜으로 만들어 먹는다. 심지어 대구 간에서 짜낸 기름은 비타민A와 D가 풍부해서 식품 보조제로도 만든다. 크기도 큰 대구가 식재료로도 굉장히 유용한 것이다.

그런데 대구는 다른 어종과는 다른 특이점이 있다. 산란기가 가까운 어종들은 암컷을 더 귀중히 여기는 것과 달리, 대구는 겨울이 산란기임에도 수컷 가격이 더 높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미 수산자원조사원은 “내장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위판장은 이른 새벽부터 굵직한 대구로 가득해진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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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대구는 포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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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항의 '약대구'는 배구의 배 속을 소금으로 채워 배불뚝이처럼 말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대구는 수컷이나 암컷이나 살은 비슷한 맛을 지녀서 성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암컷에게 있는 알과 수컷에게 있는 고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대구는 고니가 워낙 맛있어서 수컷을 더 높이 쳐준답니다.”

그래서 대구를 구매할 때는 값을 더 치르더라도 고니를 빼놓지 말아야 한다. 표면에 윤기가 나고 아가미가 선홍색인 것이 신선하다.

한편, 외포항에서는 ‘약대구’라는 낯설지만 관심이 가는 이름이 있다.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한 대구의 배 속을 소금으로 채워 ‘배불뚝이’처럼 말린 대구를 말한다. ‘약대구’의 배에는 볏짚을 꽂아 짠 바닷물이 짚을 타고 빠져나오게 하면서 말리는데, 손발이 저린 증상과 관절염에 효능이 있어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죽을 끓이거나 쪄서 먹는다고 한다.

Tip 외포항 주변 정보

거제 대구수산물축제 
거제도 특산품인 대구는 물론, 다른 제철 어종인 물메기와 아귀 등을 홍보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 갓 잡은 대구와 다양한 해산물 들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장과 맨손잡이 체험, 공연 행사 등을 열어 어민과 관광객들의 화합을 추구한다. 거제 지역 향토음식인 대구 떡국도 판매하니 꼭 맛보시길! 
축제시기 12월중

대구 코스요리 
겨울철 외포항 식당가에는 대구회를 주요리로 한 ‘대구 코스 요리’와 대구찜을 맛볼 수 있는 ‘대구찜 코스 요리’ 등이 준비된다. 주요리 외에는 대구탕과 대구튀김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어서 각기 다른 맛을 내는 대구 요리를 한 상으로 맛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대구회를 주요리로 한 대구 코스요리.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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