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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문화관광해설사 추천] 도시를 벗어나면 새로움이 열린다, 고양
[문화관광해설사 추천] 도시를 벗어나면 새로움이 열린다, 고양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6.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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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 추천 ‘스토리 여행’, 고양 편
고대부터 현재까지, 역사 탐방의 거점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옥석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보다는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고양] 서울 서북부와 맞닿아있는 경기도 고양시는 서울의 위성도시 역할을 위해 조성된 일산신도시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고양은 아파트와 빌딩숲, 그리고 호수공원의 이미지로 그려지지만, 그 때문에 의미 있는 역사 유적들은 간과되기도 한다. 신도시 밖으로 눈을 돌려보자. 자연과 역사를 두루 갖춘 알짜배기 명소가 펼쳐진다.

1999년부터 경상북도 경주에서 문화관광해설을 시작한 김옥석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는 2005년에 고양시로 거처를 옮겨 해설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 해설사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보다는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해설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고양시 어느 곳에서든 해설사와의 만남을 가지고, 자기 나름의 여행스케치를 하고 가시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고양시 여행의 제일 으뜸은 북한산성, 두 번째로 밤가시초가, 세 번째가 호수공원입니다.”

김옥석 해설사의 추천은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고양시에서 가장 유명할 터인 호수공원을 세 번째로 친다는 의외성과 타지인들은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는 밤가시초가의 중요성, 그리고 북한산이 등산만을 위해 찾는 산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처럼 김 해설사는 고양시를 알림에 있어 유명함의 순서보다는 예부터 지금까지 고양시가 거쳐 온 역사성을 보여주는 데에 치중했다. 그 중에서도 북한산성은 근래 들어 발굴이 이어지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있다.

“사람들은 북한산을 서울의 산으로만 알고 있죠. 하지만 정상인 백운대를 포함해 북한산성 전체가 고양시에 속해 있답니다. 산성을 복원하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고양시는 고양 그 자체로 봐주어야
고양시는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여러모로 손해를 봤다. 북한산의 주요 지점들이 고양시에 속해 있다는 점이 그렇고, 행주산성, 서오릉 등의 역사유적지들도 ‘서울 근교에서 둘러볼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대해 김옥석 해설사도 아쉬움을 표한다.

“서울이 가까이 있는 탓에 고양시에서 하루 이상을 머물며 여행을 해보시라고 권유하기도 어려워요. 다만, 1~2곳 정도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하루 정도는 고양시 여러 곳을 여행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진 / 노규엽 기자
북한산은 등산만을 위해 찾는 산이 아니라 고양시가 거쳐 온 역사성을 보여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인식에 묻혀 고양시의 문화유적들이 간과되는 점은 분명 아쉽다. 일산신도시에서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다양한 시대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 고양이다. 유명한 곳만 쫓아다니다 보면 그 안에 속한 것들을 지나치기 일쑤. 국내 어디든 시야를 넓게 두어야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려주는 곳이 바로 고양이다.

신도시 안에 남은 조선초의 흔적, 밤가시초가
“밤가시초가 앞으로 사람과 달구지가 지나가는 길이 있었죠. 이곳의 높이가 신도시가 생기기 전의 일산의 높이였다는 것입니다. 밤가시초가가 남아있어 이 사실을 실제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죠.”

밤가시초가는 태종 이방원의 오른팔이었던 단양 이씨 이무의 후손들이 살던 집이다. 왕으로 등극한 태종의 외척척결에 반대하다 귀양을 가게 된 이무는 후손들에게 숨어살 것을 지시했고, 그의 후손들은 현재의 일산 지역에 터를 잡았던 것.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 밤나무를 심었고, 그 밤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가을이면 밤송이를 털어낸 가시들이 수북이 쌓이는 마을이라 하여 이곳의 지명이 밤가시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햇살로105번길 36-7
문의 031-8075-4828

사진 / 노규엽 기자
조선 초의 초가집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밤가시초가.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일산호수공원은 시민들의 쉼터이자 고양시의 역사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고양시의 랜드마크, 일산호수공원
“스위스의 레만 호수를 모델로 삼아 만들어진 일산호수공원은 고양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장소이죠. 어느덧 조성 20년이 넘었으니 이제 고양시의 역사 속에 포함되었다 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총 면적 31만3000평, 호수면적 9만평의 규모를 지닌 일산호수공원은 자연생태계를 재연한 경관과 자전거 도로, 산책로 등이 있어 시민들의 운동장소로 이용되는 곳이다. 그러나 유명세에 비해 호수공원 내에 있는 선인장전시관과 화장실전시관의 존재는 잘 알려지지 못했다. 특히 선인장은 열대 사막에서나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고양시의 주요 재배 품목이 선인장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호수공원 내 선인장전시관을 찾으면 세계 희귀 선인장들을 세계지도 형상으로 배치해놓아 의외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용시간 오전 5시~오후 10시(4~10월), 오전 6시~오후 8시(11~3월)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ㆍ주엽동 일대
문의 031-909-9000

임진왜란 3대 대첩지 중 한 곳, 행주산성
“산성의 입지, 의병ㆍ승병 등 관민의 단결력, 권율장군의 통솔력, 신기술의 무기가 합쳐져 행주대첩이라는 큰 승리를 불러올 수 있었죠. 전투에 승리하고 나서 ‘다행’이라는 의미로 행의 한자가 ‘다행 행(幸)으로 바뀐 거랍니다.”

지금은 한강변 육지에 봉긋 솟은 행주산성이지만, 임란 당시만 해도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산성 아래는 물이 들어왔다 나가고는 했단다. 행주전투를 대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던 이유에 왜군들이 공격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기 때문도 있다고. 즉, 행주산성에 터를 잡은 것이 신의 한수였다는 말이다.

현재 행주산성 내에서는 권율장군을 모신 사당인 충장사와 400m 정도 복구한 토성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3~10월), 오전 9시~오후 5시(11~2월)
요금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로15번길 89
문의 031-8075-4642

사진 / 노규엽 기자
권율 장군을 모신 사당 충장사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한반도 농경의 역사를 증명하는 가와지볍씨 박물관. 사진 / 노규엽 기자

한반도 최초의 재배벼, 가와지볍씨 박물관
“고양시 대화동에서 발견된 가와지볍씨는 연대측정 결과 약 5000년 전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발견된 형태로 보아 인간이 키운 재배볍씨로 판명되어, 한반도에서 신석기시대부터 농경을 일구었다는 최초의 증거자료가 되죠.”

이전까지 한반도의 벼농사는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고양의 가와지볍씨는 일산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던 20여 년 전, 대화동 개발에 앞서 구제발굴에 나선 조사팀이 발견한 소중한 사료이다. 이외에도 구석기~청동기시대의 선사시대 유물이 다수 발굴되어, 고양 지역에서 문화가 지속적으로 존재했음이 밝혀졌다. 박물관에서는 발굴 당시의 장면들을 볼 수 있고, 신석기시대의 볍씨 12톨 중 5톨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5시30분(3~10월), 오전 9시~오후 4시30분(11~2월)※매주 월 휴관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1698
문의 031-8075-4274

16성문의 모습이 기대되는 북한산성
“현재 경기문화재단의 북한산성문화사업팀이 북한산성의 곳곳을 발굴하고 복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여러 탐방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죠. 북한산을 찾는 새로운 방법으로 북한산성방문자센터를 찾아가보세요.”

지세가 험준해 예부터 중요한 군사거점으로 여겨진 북한산은 삼국시대부터 각축을 벌였던 곳이다. 이후로도 군사적 중요성은 지속되어 고려 우왕 13년에는 중흥산성이 축성되어 수도 방어의 기능을 하였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친 후에는 조선 숙종에 의해 북한산성이 축성되었다.

북한산은 ‘등산을 즐기기 좋은 도시와 가까운 산’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경기도와 고양시, 경기문화재단이 북한산성 발굴에 힘쓰며 역사해설프로그램, 16문답사 프로그램 등의 북한산을 새롭게 즐길 탐방프로그램들을 제시하고 있다.

방문자센터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은평구 대서문길 43-9 2층
문의 02-359-5327

사진 / 노규엽 기자
북한산성 중성문에서 바라본 노적봉. 사진 제공 / 경기문화재단
사진 / 노규엽 기자
서오릉은 울타리를 넓게 쳐놓아 먼 곳에서만 능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아쉽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정통 조선왕릉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서오릉
“서오릉은 안전울타리를 너무 넓게 쳐놓아 각 릉마다 너무 먼발치에서밖에 볼 수 없는 한계가 아쉽습니다. 대신 왕들이 제사를 지낼 때처럼 정자각 앞에 꿇어앉아야 보이는 능의 모습을 확인해 보세요.”

서오릉은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 다음으로 큰 조선왕조 왕실의 족분이다. 세조의 맏아들로 세자로 책봉되었으나 즉위하기 전 세상을 떠난 덕종(후에 추존)을 비롯해, 숙종 및 숙종의 왕비들 등이 잠들어 있다.

능을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넓은 원내에 소나무길과 서어나무길도 잘 조성되어 있어 산책 및 걷기운동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관람시간 오전 6시~오후 6시(2~5월, 9~10월), 오전 6시~오후 6시30분(6~8월), 오전 6시30분~오후 5시30분(11~1월) ※매주 월 휴무
요금 어른 1000원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로 334-92
문의 02-359-0090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6년 10월호 [문화관광해설사 추천 ‘스토리 여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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