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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나를 바꾸는 치유의 장소, 힐리언스 선마을
나를 바꾸는 치유의 장소, 힐리언스 선마을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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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 들어감에 대하여
사진 / 노규엽 기자
이곳은 문명의 이기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즐기는 힐링 마을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홍천] 강원도 홍천의 산자락에 있는 힐리언스 선마을에 가까워지는 순간부터 함께 살아오던 것들을 하나씩 둘씩 버려야 한다. 휴대폰이 신호를 잡지 못하는 것을 시작으로 차로 이동하는 편리함과 시원한 냉장고, 에어컨들과도 잠시 안녕을 해야 하는 곳. 이곳은 문명의 이기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를 즐기는 힐링 마을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이하 ‘선마을’)을 찾을 때는 꼭 필요한 물품만 가볍게 챙기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 몸을 내린 이후로는 오로지 나의 두 다리로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 산자락의 지형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마을을 조성해, 길은 대부분 비탈길이고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기엔 결코 만만치가 않다.

선마을은 심심합니다? NO~!
가을동에 있는 웰컴센터에서 선마을 생활은 시작된다. 예약한 숙소의 키와 프로그램 일정표를 받고 주의사항을 듣고 나면 해야 할 일은 끝. 숙소에 짐을 부리고 준비된 생활한복으로 갈아입으면, 이제 선마을에서 즐기는 일만 남는다.

선마을에서 보내는 시간은 대부분 자율에 맡겨진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프로그램 일정표가 있지만, 시간대 별로 마련된 수업에 반드시 참여할 강제성은 없다. 일상에서 늘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증에 쫓기는 현대인들을 위해 이곳에 머무는 짧은 순간만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일정표에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으면 가는 것이고, 내키지 않으면 다른 일들을 즐기면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선마을에서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유로이 힐링을 즐기면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힐리언스 선마을
힐리언스 선마을은 힐링 사이언스(Healing Science)를 줄인 힐리언스라는 단어로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힐링과 과학에 입각한 건강 교육을 통해 웰에이징(well-aging) 라이프를 체험하는 곳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웰니스관광 25선에 포함되어 있다.
주소 강원 홍천군 서면 종자산길 122
문의 1588-9983

선마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선마을은 심심합니다’라고 말하는 소개 문구가 어색할 정도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먼저 건물들을 살펴보면 크게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의 사계절 이름이 붙은 4개의 동이 있다. 각 동에는 강의를 진행하거나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서가와 나무 등의 자연 소재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방, 물소리를 듣거나 허브향을 맡으며 가볍게 거닐 수 있는 정원 등 자유로운 휴식을 위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도 아늑함을 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종자산에서 산책을 하며 피톤치드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으면 가을동 3층 카페로 가자. 마냥 게을러지고 싶게 만들어주는 편안한 쇼파들이 준비되어 있다. 마을을 둘러싼 종자산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것도 휴식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좀 더 건강한(?) ‘멍 때리기’ 방법으로는 여름동에 준비된 자연세유 스파나 바로 옆 치유동에 있는 황토찜질방을 찾아가면 된다. 황토찜질방은 은근한 땀을 흘리며 몸속의 독소를 빼기 아주 적격이고, 목욕탕을 겸한 자연세유 스파에 마련된 탄산탕과 암반찜질실에서 몸을 씻으며 사우나 힐링을 즐겨도 좋다.

보다 활동적인 힐링이 구미에 맞는 사람들은 종자산 자락에 조성되어 있는 트레킹을 즐기면 된다. 20~30분 정도의 짧은 코스부터 1시간 30분~2시간 가량 잡아야 하는 긴 코스까지 다양하다. 숲길 입구만 찾아가면 코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으니 달리 지도를 챙길 것도 없다. 걱정거리는 훌훌 털어버리고 빈손으로 숲의 공기와 자연의 소리를 마음껏 즐기면 된다. 트레킹 후에는 곧장 스파를 찾아가 몸을 씻어낼 수 있으니 땀 흘린 몸이 찝찝할 걱정도 어딘가에 버려두자.

‘소식다동(少食多動)’으로 건강해지는 식습관
선마을에서 유일하게 시간을 지켜주기를 원하는 것은 식사시간이다. 1박 2일 쉼 스테이를 즐기는 동안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되는데, 오후 6시 저녁식사를 시작으로 다음날 오전 8시 아침식사와 정오(12시)의 점심식사다.

힐리언스가 내세우는 올바른 식습관의 기본은 먼저 ‘소식다동’.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생활상을 뒤집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 주효한다는 뜻이다. 아마도 선마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이 이 소식다동의 원칙인데, 평소의 먹는 습관은 하루 이틀 다르게 한다고 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봄동 비채식당(비움ㆍ채움식당)에서 마련되는 식사는 기본 뷔페식이다. 선마을 쉐프들이 엄선하여 구입한 재료들로 영양적 균형이 잡힌 메뉴를 준비한다. 식사를 하기에 앞서 미리 접시에 담아 놓은 ‘오늘의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반드시 그 접시의 양을 지킬 필요는 없다. 적게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당장 실천하는 일은 어렵기도 하고, 오히려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테니. 

사진 / 노규엽 기자
소식다동’, ‘천천히 꼭꼭 30분’ 등의 식습관을 길러보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비채식당이 있는 봄동 앞의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가을동 3층 카페 앞 거울호수에 종자산 모습이 비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단, 각 접시에 적어놓을 정도로 선마을이 당부하는 식습관은 지켜보자. ‘천천히 꼭꼭 30분’, ‘후식먼저 거꾸로 식사법’, ‘국물보단 건더기’세 가지다. 식사를 천천히 하는 것은 원활한 소화에 도움을 주고, 식사를 하는 도중 국물(물)을 많이 섭취하면 소화에 부담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 후식을 먼저 먹으라는 당부는 당도 높은 과일을 먼저 섭취함으로써 포만감을 느끼게 해 식사량을 적당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이유에서다. 바쁜 일상에 쫓겨 10분의 식사시간도 긴 현대인들, 국이 있어야 밥이 넘어가는 한국인의 식습관에는 좀처럼 완수하기 쉽지 않은 미션이다. 

이를 돕고자 각 식탁마다 모래시계가 놓여 있다. 모래가 모두 내려오는 시간은 정확히 30분. 단숨에 식사시간을 늦추기는 어렵겠지만, 1박 2일의 세 끼 식사에서만이라도 체험하여 일상에 돌아가서도 노력해 보기를 바라는 선마을의 장치다. 선마을의 식사는 조미료가 전혀 없는 무염분 식단이므로 재료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천천히 꼭꼭 씹어야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선마을 체크 인 시각은 오후 2시. 다음날 오전 11시에 체크 아웃을 하고 점심식사까지 마친 후 나간다고 하면 1박 2일의 쉼 스테이는 24시간을 채우기도 빠듯하다. 䃱일’의 시간동안 즐긴 자유로운 힐링을 일상에서 이어나가기엔 현실과 괴리감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DNA는 자연적인 치유를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선마을의 방식은 현대인들에게 자유롭게 힐링을 즐기는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앞으로의 삶에서 조금씩 실천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웰에이징 시대를 열기 위해서.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7월호 [추천 여행지]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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