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대전] 장태산 휴양림은 휴양중이다. 민간인이 20여년을 조성한 민간자연휴양림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최근 대전광역시로 관리가 넘어가면서 시설 개보수를 앞두고 있다. 그래도 좋다.
어디에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할까?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가면 20여 년 전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다른 휴양림에서는 보기 힘든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밤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같은 유실수나 소나무, 두충, 독일산 가문비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며 자연림과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인위적인 대신 편하다. 휴양림 길은 잘 닦여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하고도 한가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형제바위에 세운 전망대에서는 아래로 용태울 저수지가 보이고 앞으로는 장군봉, 행상바위 등의 전망이 대전팔경의 하나를 이룬다. 해가 떨어질 때면 낙조에 물든 풍광이 찾는 이의 가슴까지 적시는 곳.
입구에는 노산 이은상의 ‘나무 마을’이라는 시가 제 이름을 찾아 붙어 있다. 자금난 때문에 경매로 누군가의 손에 넘어갈 뻔 한 휴양림이었다. 휴양림을 보전하자는 대전시민의 비등한 여론에 대전광역시가 나서서 낙찰을 받아 지금 개보수 계획 중이다.
이 때문에 휴양림 내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흠. 관리소 측에서는 낡고 오래된 시설을 새로 정비한 내년 말에나 가서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이 때문에 휴양림만 목적으로 멀리서 찾아간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다. 당분간은 대전 인근에 왔다가 시간이 나면 잠시 들러 쉬어가는 곳으로 적당할 듯하다.
실제로 주말이면 대전 인근의 가족들이 찾아 와서 한나절 쉬었다 가는 경우가 많다고. 또한 중부권이라는 적당한 위치 덕에 단체로 오는 경우도 많다. 숙박이나 식사는 휴양림 앞에 민박집과 카페, 식당 등이 줄지어 있어 큰 불편은 없다.
한 시간 반경으로 유성온천, 대청호, 식장산 등 대전에서 가 볼만한 곳을 닿을 수 있다. 경부와 호남, 그리고 천안 논산 고속도로가 대전을 빙 둘러 싸고 있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