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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2월호
[눈꽃 산행] 겨울 절경 펼쳐주는 강원도의 힘, 계방산
[눈꽃 산행] 겨울 절경 펼쳐주는 강원도의 힘, 계방산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9.01.03 11: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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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위봉 답게 온 산에 피어나는 하얀 눈꽃들
운두령에서 산행 출발하면 고저차 500m도 되지 않아
평창 송어회와 봉평 메밀음식도 즐길 수 있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계방산은 겨울 산행을 즐기며 눈꽃을 보기 좋은 산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계방산은 겨울 산행을 즐기며 눈꽃을 보기 좋은 산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평창] 겨울 산을 오르기란 쉽지 않다. 산짐승들조차 대다수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겨울에, 산을 오른다는 마음을 먹기부터 쉽지 않다. 그러나 산을 좋아하는 들은 겨울일수록 높은 산을 찾는다. 근육의 고통과 땀을 보상으로 다른 세상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 산의 매력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단연 눈꽃이다. 앙상해진 나뭇가지를 다시 생기 있게 만들어주는 겨울 눈꽃은 추운 날씨와 바람, 때에 맞춰 내린 눈 등의 조건들이 받쳐줘야 볼 수 있는 귀한 현상이다. 그래서 산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년 겨울이면 눈꽃을 보러 전국의 산을 찾아간다. 그중 강원도 평창과 홍천의 경계에 선 계방산도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계방산 산행은 운두령쉼터에 주차를 하고 시작점이자 종착점으로 삼는 방법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계방산 산행은 운두령쉼터에 주차를 하고 시작점이자 종착점으로 삼는 방법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운두령에서부터 펼쳐지는 눈꽃 세상
계방산은 제주도 한라산과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산이 높아야만 겨울 눈꽃이 더 잘 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백두대간의 서편에 우뚝 서서 시베리아 북서풍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계방산이 눈꽃이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을 지닌 산인 것도 사실이다.

계방산 눈꽃 산행의 기점은 홍천과 평창을 연결해주는 고개인 운두령에서 시작하면 좋다. 대중교통이 지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교통문제만 해결한다면 초입부터 설경을 보며 산행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다. 정상 부위에 늘 구름이 걸쳐있어 항상 운무가 넘나드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을 지닌 운두령. 높이가 이미 해발 1089m에 이르니, 1577m인 계방산 정상까지 고저차가 500m도 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득이다. , 계방산 자체의 산행 코스 난도가 중급 이상이니 산행 경력에 따라 시간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운두령에 서면 오대산국립공원 구역임을 알려주는 입간판 옆의 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부터 오름길이 이어지지만, 눈꽃 품은 설경을 눈에 담으며 천천히 오르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 그러나 눈꽃 감상에 너무 시간을 빼앗기지는 않는 것이 좋다. 운두령에서부터 눈꽃이 만발해 있다면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좋은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1km를 오르며 눈꽃 풍경이 익숙해질 때쯤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늘씬한 나무들에 피어난 눈꽃들이 다른 그림을 그려내어 지루할 틈이 없게 해준다.

계방산은 정상 외에는 갈림길이 없어 정해진 코스를 따라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다시 약 1.2km를 오르면 쉼터를 하나 지나 급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국립공원에서도 총 5단계의 난도 중 4단계인 어려움으로 표기한 구간이다. 이곳부터 약 0.9km 구간을 약 1시간에 걸쳐 천천히 오르면 정상으로 길이 이어진다.

깊은 숲 속을 지나듯 이어지던 오르막이 경사를 낮출 때쯤, 하늘이 가까워진 낌새를 눈치 챌 수 있다. 나뭇가지들에 피어난 눈꽃이 파란 하늘과 만나는 순간이다. 이내 정상 능선과 만나는 적당한 크기의 공터에 도착하면 파란 하늘과 하얀 눈꽃 나무들 외엔 눈에 걸리는 것이 없다. 계방산 눈꽃 산행의 진면목은 이곳부터 시작이다.

정상 능선까지 오르면 파란 하늘과 하얀 눈꽃이 절경을 보여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 능선까지 오르면 파란 하늘과 하얀 눈꽃이 절경을 보여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Tip 계방산 산행 코스
계방산은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해있지만 오대산과 별도로 독립된 산자락이다. 지정탐방로는 운두령과 계방산삼거리, 계방산오토캠핑장 등 총 세 곳만을 출입구로 삼을 수 있다. 계방산삼거리까지는 대중교통이 운행하지만, 삼거리~오토캠핑장 코스는 정상 능선 구간이 거의 없어 눈꽃 절경을 보기는 썩 좋지 않다. 눈꽃을 즐기기 좋은 코스는 운두령~계방산 정상이므로 자가운전을 이용해 운두령을 기점이자 종착점으로 삼는 방법도 좋다. 운두령 쉼터에 주차를 할 수 있다.
주소 강원 평창군 용평면 운두령로 1243(운두령 쉼터)

코발트빛 하늘에 피어난 하얀 산호초
파란 하늘을 마주하고 나면 나뭇가지마다 가냘프게 달려있던 눈꽃들이 두툼하게 옷을 덧입은 상고대로 변했음을 눈치 챌 수 있다. 비나 눈이 온 다음날, 높은 산 지역에서 형성된 안개 등이 나뭇잎이나 가지에 달라붙어 얼면서 만들어지는 상고대. ‘매서운 찬바람을 맨몸으로 맞던 앙상한 나뭇가지가 하얀 솜옷을 걸쳤다고 표현되기도 하는 멋진 풍경이다. 계방산 아래에 고향집이 있는 산악인 김영미 씨는 파란 하늘과 함께 보는 계방산 상고대는 바다 속에서 하얀 산호초를 만나는 것 같은 절경을 선사한다계방산 눈꽃산행이 즐거운 이유는 하얀 산호초 터널을 지나는 구간이 길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파란 하늘을 만나고부터 정상에 이르는 약 1km 구간에서 그 맛을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다.

공터에서 잠시만 오르면 나무데크를 하나 만난다.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앞으로 향해야할 계방산 정상 능선이 눈앞에 보이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산줄기를 따라 오대산 정상(비로봉)과 설악산 능선까지 보이는 장소다. 전망대에서 계방산 정상까지는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데, 앞서 언급되었던 상고대 터널이 눈길을 계속 사로잡는 구간이다. 하얀 상고대들이 몸을 감싸듯 주변을 둘러싸고, 터널 속에서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상고대와 전망대가 어우러지는 풍경도 눈에 담을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계방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전망대에서는 계방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계방산은 주변을 감싸는 듯한 눈꽃 터널이 아름다운 구간이 많은 편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계방산은 주변을 감싸는 듯한 눈꽃 터널이 아름다운 구간이 많은 편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산꼭대기에 오르면 작은 정상석과 어른 평균 키보다 높게 쌓인 돌탑이 서있어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지나왔던 전망대 방향 능선이 더욱 잘 보이는 것은 물론, 정상석 너머로는 소계방산과 그 너머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들을 둘러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겨울철에는 바람이 워낙 거세서 오래 머무를 수 없다는 것. 주변 감상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하산길을 정해야 한다.

계방산 정상은 계방산의 법정 탐방로에서 유일하게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계방산삼거리로 곧장 내려가는 길과 계방산오토캠핑장을 거쳐 삼거리로 내려서는 길이다(국립공원 이정표에는 각각 계방산주차장자동차야영장으로 표기되어 있다). 계방산삼거리 방면 하산로가 비교적 쉽지만, 주목군락지와 노동계곡을 추가로 볼 수 있는 오토캠핑장 방면 하산도 나쁠 것 없다. 산행 거리는 약 4.8km로 비슷하며 시간은 캠핑장 방면이 1시간 정도 더 필요하다.

캠핑장 방면으로 하산로를 잡으면 잠시 내려서자마자 주목군락지를 만난다. 이곳에는 천년 이상 자란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크고 높게 잘 자란 소나무를 마주한 듯한 든든한 모습을 뽐낸다. 이곳부터 남쪽으로 산길이 이어져 눈꽃은 거의 볼 수 없게 되지만, 고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이 펼쳐져 풍경을 새롭게 열어준다.

주목군락지부터는 산길이 가파르다. 발목 부상에 주의를 요하는 것이 좋으며 눈이 쌓여있을 때라면 아이젠 착용이 필수이다. 주목군락지를 빠져나오면 개울물 소리가 들리며 노동계곡을 만난다. 계곡을 지그재그로 건너며 하산길이 이어지는데, 추운 겨울에는 물길 위로 얼음이 얼고 그 아래로 물이 흐른다. 꽝꽝 얼지 않은 얼음을 밟으면 얼음이 깨져 물속에 발을 빠뜨릴 수 있으니 계곡을 건널 때에는 길을 유심히 살피고 돌을 밟아 건너기를 권한다.

노동계곡을 따라 1시간 여 걸으면 차가 다닐 만치 넓은 길을 만나며 오토캠핑장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이내 오토캠핑장에 도착하면 이승복 생가를 복원한 초가집을 볼 수 있고, 이후로는 도로를 따라 계방산삼거리로 향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계방산 정상에서 전망대 방향으로 바라보는 풍경. 사진 / 노규엽 기자
계방산 정상에서 전망대 방향으로 바라보는 풍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에는 돌탑과 키작은 정상석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에는 돌탑과 키작은 정상석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오토캠핑장으로 하산하는 길에서 주목군락지를 지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오토캠핑장으로 하산하는 길에서 주목군락지를 지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평창 특산 송어회와 봉평 메밀 음식
계방산은 평창군과 홍천군에 걸쳐있는 산자락이지만, 운두령을 제외하고는 등산로 출입구가 평창 방면으로 나있다. 먹을거리도 평창 특산물을 선택하면 좋은 것. 매년 겨울이면 축제를 개최하는 송어회가 유명하고, 도로 주변 어디에나 횟집들이 많아 쉽게 맛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봉평면의 메밀 음식을 지나치기도 아쉽다. 봉평면에는 메밀음식 전문점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수 이문세 씨의 단골집 중 하나인 메밀꽃 연인이 겨울에 찾기 좋다. 겨울에만 선보이는 메뉴가 있어서다. 겨울 산행의 추위를 녹여줄 만둣국과 얼얼하게 매운 맛이 일품인 대구뽈찜이다. 특히 평창에서는 보기 드문 대구뽈찜이 여럿이 먹기에 훌륭하다.

조영주 대표는 심심하지 않게 매운맛을 살려낸 대구뽈찜은 밥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고 술안주용으로도 좋다닭과 돼지, 직접 담근 김치 등으로 빚어 만드는 만두도 우리 집의 장점이라고 자랑한다.

메밀꽃 연인은 새로운 시도로 변화를 줄 예정이기도 하다. 루틴 함량이 더 높은 메밀로 재료를 바꿀 예정인 것. 바깥주인인 곽희갑 대표는 비타민P라고도 부르는 루틴은 고혈압과 성인병 등에 효능이 좋다고 알려졌다노란색을 띠는 루틴으로 메밀면과 만두피 등을 만들어 맛과 함께 건강도 챙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메밀꽃 연인맞은편에는 루틴을 사용해 만드는 메밀과자 판매처도 있으니 돌아가는 길에 간식으로 구매하기도 좋다.

'메밀꽃 연인'의 겨울 메뉴인 대구뽈찜과 메밀만둣국. 사진 / 노규엽 기자
'메밀꽃 연인'의 겨울 메뉴인 대구뽈찜과 메밀만둣국.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메밀꽃 연인
메뉴 대구뽈찜 중 3만원4만원, 만둣국 7000, 메밀전병 5000
주소 강원 평창군 봉평면 기풍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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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ㅂ ㅅ ㄴ 2019-01-05 17:21:02
계방산, 푸른하늘과 하얀 나무들... 멋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