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정선] 증산역은 태백선 상에 있는 역인데, 정선선을 운행하는 꼬마 열차의 시발역이기도 하다. 선로가 13개인 증산역에 내리면, 억새풀이 하늘거리는 민둥산에 오를 수 있다.
증산(甑山)을 풀이하면 시루산이다. 증산역이 있는 곳은 정선군 남면 무릉리인데, 옛날부터 증산리라고 불렸다. 무릉2리 이기석 이장이 설명하기를 증산초등학교 부근에 봉우리 하나가 있는데, 시루봉이란다.
겨울이면 봉우리에서 안개가 많이 껴 김이 나는 것 같이 보이고, 여름이면 곳곳에 생긴 굴에서 부는 바람이 찬 곳이다.
옛날 할아버지가 시루봉의 이름을 따서 마을을 증산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는 이장. 증산이란 역 이름의 유래도 바로 그것이겠지.
증산역은 유난히 등산복장 차림의 여행객이 많다. 특히 가을이면 청량리에서 오전 8시 첫차를 타고 정오가 다 되어 증산역에 도착하는 등산객. 이들은 적당히 허기를 채우고 빈둥거릴 틈도 없이 바로 민둥산에 오른다. 지금 해발 1,119m되는 민둥산 정상에는 억새가 지천이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빛 발하는 민둥산, 억새 나들이
다른 계절에는 옆집 아저씨 대머리 마냥 나무 한 그루 없는 민둥민둥한 산이지만, 가을엔 은빛 찬란한 색을 발하는 눈부신 산이다.
훌쩍 2m를 넘는 키에 수줍은 듯 고개 숙인 억새는 바람이 불 때마다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며 더욱더 새하얀 빛을 발한다. 증산역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증산초등학교가 나오고, 그 옆으로 등산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넉넉잡아 1시간가량 등반하면 억새풀이 띄엄띄엄 눈에 들어온다. 길 따라 쭈욱 오르면 정상이다.
Info 가는 길
증산역 가는 열차는 청량리에서 08:00부터 두 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여섯 번 있다. 증산역에서 아우라지까지 가는 꼬마열차는 06:45/ 14:00/18:15에 증산역에서 출발하며 55분 걸린다.
Tip. 곤드레나물밥이란?
돌솥밥과 곤드레나물을 함께 찌고 그 위에 들깨보생이를 얹어 만든 정선의 별미, 곤드레돌솥밥은 구수하고 씹기 편하며 질리지 않는 건강음식이다. 고려엉겅퀴, 곤달비라고도 하는데, 식량이 귀한 보릿고개 시절에, 나물을 넣고 밥을 지어 양을 불리기 위해 먹던 것이 그 유래다.
‘변북이 산등에 이밥취 곤드래 내 연설을 들어라…’는 정선 아리랑의 일부분에도 등장하는 곤드레나물은 정선의 특산물이다.
식사
곰골식당 _ 남면 문곡2리에 있는 식당. 40년 동안 곤드레나물밥을 지은 김명자 할머니의 손맛이 구수하며, 민박도 함께 운영한다.
한양식당 _ 증산역 역무원들이 편하게 찾는 식당으로 역에서 계단을 내려와 바로 오른편에 있다. 꼬들배기를 포함한 밑반찬이 맛있고 깔끔한 식당.
숙박
엘카지노 호텔 _ 증산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호텔로 찜질방과 객실이 함께 있다. 9월 중순에 오픈하여 깨끗하고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24시간 찜질방은 보석방, 황토방, 아이스방, 소금방 등 테마별로 나뉘어 있어 기호 따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