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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아련한 향수를 굽는 곳 '충무로 주꾸미 불고기'
아련한 향수를 굽는 곳 '충무로 주꾸미 불고기'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6.02.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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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숯 열기로 구워지는 가이바시 불고기. 2006년 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숯 열기로 구워지는 가이바시 불고기. 2006년 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추운 날, 손 비비며 들어와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양념 밴 ‘가이바시’ 불고기 구워먹는 재미. 단골들의 이 재미를 빼앗기 싫어 26년간 한 자리를 지켰던 우직한 주인. 지글지글 익어가는 연기속에 단골과 주인의 아름다운 우정이 피어오르는 그 곳. 헌데, 그 ‘가이바시’ 불고기가 뭐길래??

한정식 1인분에 1,700원(지금의 4만원)이었던 60년대, 전라도에서는 ‘개지’라고 불리는 키조개를 아버지는 손도 못 대게 하셨다. 손님상에 오르는 비싼 안주였던 ‘가이바시’의 맛을 안 어린 아들은 냉장고에서 몰래 꺼내 기름소금에 찍어 먹다 들켜 아버지에게 혼도 많이 났다.

지금은 주꾸미 구이와 함께 인기메뉴가 된 ‘가이바시불고기’는 장영칠 사장의 향수 덕분에 만들어졌다. 벌겋게 양념에 무쳐 숯불 위에서 앞뒤로 한번, 살짝만 구우면 살살 녹는 맛이 그만이다.

충무로 터줏대감 '충무로 주꾸미'. 2006년 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충무로 터줏대감 '충무로 주꾸미'. 2006년 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종패를 뿌려 키운 키조개는 맛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육질에서 차이가 난다며 자연산인 오천의 키조개를 사용한다. 충무로의 터줏대감이 된 <충무로 주꾸미>. 이민이나 유학을 떠났다가 그 맛을 잊지 못해 오는 단골들 때문에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며 웃는 사장부부.

이젠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 사업을 물려받지만, 쫄깃쫄깃 찰떡같이 척척 감기는 ‘가이바시’맛과 두둑한 정이 있어 <충무로 주꾸미>의 맛은 30년, 50년이 가도 영원할 듯 싶다.

Tip. 다양한 키조개 활용법!
키조개 현지에서 저렴하게 먹기 그날 잡은 키조개를 부위별로 분리하여 흐르는 물에 세척한 뒤 즉석에서 냉동한다. 그리고 택배로 전국으로 배달한다. 오천항에서 직접 구입한 키조개는 도시에서 먹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하며 크기가 큰 편이다.

부위별 조리법까지 친철하게 적어놓았기에 요리에 서툰 주부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어른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인기다. 홈페이지에서 관자의 크기와 개수에 따라 가격대가 나눠진 상품을 미리 보고 전화로 주문하면 편리하다.

키조개 회는 반드시 결의 반대 방향으로 썰어야 한다. 결대로 썰면 맛이 질겨진다. 대체로 관자를 5등분하면 얇지도 굵지도 않은 먹기 좋은 크기가 된다. 키조개 샤브샤브는 역시 결의 반대 방향으로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먹고, 그 국물에 라면을 끓여 먹으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냉동처리된 키조개는 택배로 전국 배달된다. 2006년 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냉동처리된 키조개는 택배로 전국 배달된다. 2006년 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영양이 듬뿍 키조개 죽 레시피
① 두터운 솥에 참기름을 두르고 키조개를 썰어 넣고 쌀과 함께 노릇노릇 익을 정도로 충분히 볶는다.
② 물을 넉넉하게 솥에 붓고 쌀알이 푹 퍼질 때까지 약한 불에 오랫동안 끓인다.
③ 죽이 완성되면 간장이나 소금으로 약간 간을 맞춘 다음 식성에 따라 계란이나 김 가루를 뿌려 먹으면 맛이 더욱 고소하다.

개두보채
① 전골냄비에 깻잎, 쪽파, 버섯, 당근, 실고추 등을 둘러쌓은 뒤 키조개를 썰어서 넣는다.
② 소뼈를 넣어 끓인 육수를 적당히 붓고 팔팔 끓여 뽀얀 국물이 나오면 은행과 참깨 등을 넣어 먹는다.
* 개두보채는 국물이 담백하며 지방질이 없고 아미노산이 풍부하므로 성인병이나 비만 등에 좋다. 비슷한 요리인 궁중보채는 소의 막창이 들어가며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이 얼큰한 점이 특징.  

키조개 피부 마사지
오천항 잠수기조합의 양석오조합장이 추천해준 키조개로 매끈한 피부 만들기 비법.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닌데 무슨 마사지씩이나, 하겠지만 직접 사용해보고 효과를 느꼈단다.

겨울철 건조한 피부에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키조개는 웬만한 팩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키조개의 관자를 얇게 슬라이드 한 뒤 얼굴에 올려놓고 10여분 뒤에 세안을 하면 피부가 보드랍고 매끈해진다. (키조개에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진액을 발라도 효과는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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