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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가장 이른 봄향 동백, 한 떨기 붉은 꽃을 피우기 위해~
가장 이른 봄향 동백, 한 떨기 붉은 꽃을 피우기 위해~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6.03.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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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보통 겨울에 피기 시작하여 봄에 다른 꽃들이 피기 시작할 때 지는 동백꽃은 꿀벌이나 나비가 가루받이를 하지 않는다. 기온이 낮아 안 다니기 때문에 동백나무의 꿀을 좋아하는 작은 동박새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2006년 3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보통 겨울에 피기 시작하여 봄에 다른 꽃들이 피기 시작할 때 지는 동백꽃은 꿀벌이나 나비가 가루받이를 하지 않는다. 기온이 낮아 안 다니기 때문에 동백나무의 꿀을 좋아하는 작은 동박새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꽃이 지면 다른 꽃처럼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꽃 봉우리가 송두리째 떨어진다. 애절한 마음을 흔히들 동백꽃에 비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6년 3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거제] 꼭 한번 지심도 동백꽃을 보고 싶어, 거제의 장승포항까지 달려갔다. 하지만,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게 일어 풍랑주의보가 내리는 바람에 배가 못 뜬단다. 아쉽지만 거제도의 해안도로에 핀 동백으로 봄을 그리는 마음을 대신한다.  

보통 겨울에 피기 시작하여 봄에 다른 꽃들이 피기 시작할 때 지는 동백꽃은 꿀벌이나 나비가 가루받이를 하지 않는다. 기온이 낮아 안 다니기 때문에 동백나무의 꿀을 좋아하는 작은 동박새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꽃이 지면 다른 꽃처럼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꽃 봉우리가 송두리째 떨어진다. 애절한 마음을 흔히들 동백꽃에 비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제도 능포동에서 장승포동으로 가는 지방도는 일명 ‘장승포 해안도로’라 불린다.

장승포 해안도로에는 한 편은 바다, 한 편은 야트막한 언덕이 도로를 가운데 두고 평행선을 이루는데 언덕 편에 군데군데 동백나무가 심어져 있다.

한 송이, 두 송이 노란 꽃술을 흩날리며 굳게 닫혔던 동백꽃의 몽우리가 펴지는 모습이 깊고 긴 겨울을 보내며 얇은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동백꽃의 꽃잎마다 샛노란 꽃가루가 흩뿌려져 있다.

거제의 바람을 타고 높고 멀리 날아가 겨울잠을 자는 동료를 깨우러 가는 듯하다. ‘톡톡톡. 봄이 왔어요!’

장승포 해안도로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연인의 모습. 2006년 3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장승포 해안도로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연인의 모습. 2006년 3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장승포 해안도로에서는 지심도가 가까이 보인다. “거제도에 여행 와서 외도만 보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는 사람들은 지심도까지 들렀다 가지요. 외도는 부잣집 정원같이 예쁘게 잘 다듬어졌고, 지심도는 꾸며지진 않았지만, 자연스러움이 있어요.”

지심도 들어가는 배의 선장인 차영민씨는 지심도를 보여주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듯 말을 잇는다. 섬에서 자생하는 동백은 많이 자라지 못한다. 섬의 바닥이 암반이라 영양분 흡수를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심도 동백은 성인이 팔로 안지도 못하는 나무도 있다고 한다. 섬의 3분의 2가 동백나무로 뒤덮여 지심도라는 이름보다 현지 사람들에겐 동백섬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장승포 해안도로의 동백꽃은 3월 중순경에는 꽃이 다 떨어진다.

올 겨울이 추웠던 터라 올해에는 2월 중순~3월 중순이 절정이다. 또 한군데, 14번 국도를 타고 해금강으로 가는 방면 왼편에는 동백 숲이 있는데 동백나무가 자연적으로 자란 군락지이다.

해안을 끼고는 있지만,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막아 놓았기 때문에 드라이브를 즐기는 코스로 적당하다. 꽃불을 지핀 듯, 한 떨기 붉은 꽃을 피우기 위해 추위에 피어나는 동백. 다산의 상징으로 여길 정도로 많은 열매를 맺지만, 간혹 심한 추위에 꽃이 피다 얼기도 한다. 거제도에는 봄을 알리는 신호가 하나, 둘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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