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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영암 예술기행 ①] 조부님 고향 마을 살리는 아천미술관
[영암 예술기행 ①] 조부님 고향 마을 살리는 아천미술관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12.17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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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유혁 선생의 손자가 지은 미술관
자신이 소장 하던 현대 작가들의 작품 전시
5대를 걸쳐 내려온 가족의 유품과 유물 전시
독립운동가 유혁 선생과 가족의 유물관이 같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 영암] 영암 신북면 모산리는 문화 류씨가 선대부터 수백 년 동안 살아온 마을이다. 약재 류상운과 아들 만암 봉휘가 우의정과 영의정을 지내 부자정승마을로 널리 알려진 마을이다. 또한 영암 3대 정자로 불리는 영팔정이 있다.

부모님이 살고 자신이 태어난 자리

아천미술관은 모산리 영팔정 이웃에 현대식 누드 콘크리트건물로 자리잡고 있다. 광주 행정부 시장을 지낸 유수택 관장이 자신의 소장품과 주변 작가들의 도움으로 세운 미술관이다. 아천미술관의 아천(我泉)’나의 샘을 뜻하기 때문에 고향, 조상의 얼, 자신의 뿌리이자 영혼의 샘을 함축하고 있지 않을까 지레짐작하게 한다.

그런데 아천미술관의 시작이 류 관장의 조부이자 독립운동가인 유혁 선생이라고 한다. 선생과 절친이었던 위당 정인보가 이곳에 정자를 짓겠다는 말을 듣고 아천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러나 두 친구는 이미 고인이 되었고, 손자가 정자 대신 미술관을 지은 것이다. 근대화와 산업화 시대를 달려오면서 시골은 사람들의 온기나 활기가 시들어가고 있다. 고향의 상실시대라고 한다. 그런 세상을 보면서 귀한 유물과 작품들을 시골 사람들을 위해 과감히 내놓은 것이다.

류수택 관장의 소장 작품과 현대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가족 유물관에는 각종 유품과 유물,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예술로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영팔정 앞에서 바라본 미술관이 자리한 마을은 너무나 평온해 보인다. 북쪽에 웅봉이 있고, 동쪽으로 죽봉산이 있다. 산 아래로 따스한 온기가 흐르는 듯한 분위기다. 저 멀리 자리하고 있는 오래 되고 풍채가 당당한 기와집 수십 채가 마을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젊어서부터 미술 애호가인 유 관장은 자신이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5대조부터 살아온 집터 (3,000)에 미술관과 가족 유물관을 건립하여 각종 유품 및 유물과 미술품을 전시·보관하고 있다. 아천미술관은 야외공원과 농촌마을에선 보기 드문 현대식 건물이라 여행객의 시선을 끌어간다. 빨강색 얼룩말과 표범의 조각상은 평화로움을 넘어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전시실에는 자신이 소장 하고 있던 여러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류 관장의 조부이자 독립운동가인 유혁 선생의 동상. 사진/ 박상대 기자
박물관 앞 정원에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사진/ 박상대 기자

시골에선 미술작품을 구경하기도 힘들죠. 유명 작가들의 얼굴을 보기도 어렵고요. 유명작가들을 초대하여 강연을 듣기도 하고, 학생들의 그림공부도 돕고, 가끔 가수들을 초대하여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미술관 관리자의 설명이다. 미술과 음악이 예술의 경지에선 하나이고, 예술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INFO 아천미술관

위치 영암군 신북면 모산리 406-1

문의 061-472-9220

개관일시 매주 화요일~일요일 09~17,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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