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숨겨진 여행지①] 소담스런 갯마을 풍경을 따라서, 포항 북구 여행
[숨겨진 여행지①] 소담스런 갯마을 풍경을 따라서, 포항 북구 여행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2.01.13 0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 워크’ 오픈
포항 북구지역 곳곳에서 tvN 드라마 갯마을차차차 촬영
극 중 공진시장으로 그려진 청하시장에 여행자 이어져
포항 환호공원에 새롭게 오픈한 스페이스 워크.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포항] 최근 오픈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 워크의 인기가 뜨겁다. 여기에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배경지가 입소문을 타면서, 현지인조차 잘 모르던 포항 북구 지역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소담스런 갯마을의 풍경을 따라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푸르른 바다와 손에 닿을 듯 넘실대는 파도,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작은 바닷가 마을의 따사로운 빛깔에 마음이 동한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걷고 있는 여행자들. 사진/ 민다엽 기자
영일만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사진/ 민다엽 기자

영일만을 한눈에스페이스 워크

현재 포항에서 가장 핫한 장소를 꼽는다면 단연 이곳이다. 스페이스 워크는 포스코(POSCO)에서 제작해 포항시에 기증한 공공 조형물로,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이래 여행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트랙 길이 333m, 717개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나선형 계단에 오르면 포항의 아름다운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영일만의 황홀한 일몰과 저 멀리 보이는 포항 제철소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스페이스 워크는 무한하게 이어지는 루프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마치 거대한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철로 만들어진 유려한 곡선과 아름다운 조명은 철과 빛의 도시포항을 상징하며 이름 그대로 우주를 유영하는, 공간을 걷는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이리저리 얽혀있는 좁은 계단을 따라 걷다 보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한 스릴이 느껴진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꽤나 즐기는 기자에게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가 버거울 정도. 구조물이 흔들리는 건지 마음이 흔들리는 건지, 알 수 짜릿함에 헛웃음이 절로 난다.

해가 지면 하얀색 조명이 들어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 민다엽 기자
조형물 사이로 보름달이 떴다. 사진/ 민다엽 기자

설계를 맡은 포스코에 따르면 동시 수용 인원은 최대 150, 순간 풍속은 무려 80m/s까지 끄떡없고 지진 하중은 1등급으로 약 6.4~6.5 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각종 기술이 집약된 건축물로 사실상 붕괴되지 않는 구조라고 하니,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평일은 오후 4시까지 운영 중이다. 주말에는 최소 30분 이상 웨이팅이 있으니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스페이스 워크 외에도 환호공원 내 등대 전망대와 포항시립미술관도 가볼 만하다.

INFO 환호공원 스페이스 워크

입장료 없음 이용시간 평일 10:00~16:00, 주말 10:00~17:00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1015-4 (해안 주차장)

 

사방기념공원 정상에 놓여있는 홍반장의 배. 사진/ 민다엽 기자

언덕 위 홍반장의 배를 찾아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 신나게 내달리다보면 거대한 규모를 가진 사방기념공원에 닿게 된다. 사방기념공원은 우리나라의 근대 사방사업(경사가 심한 산지나 계곡 등에서 흙, 모래, 자갈의 이동으로 인한 산사태 등을 막기 위한 작업)이 시작 된 지 100주 년을 기념해 조성된 공원이다.

평소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지만,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인기로 최근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곳이다. 정상 묵은봉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배 한 척은 극 중 홍 반장의 배로, 다들 인증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사방기념공원에서 바라 본 바닷가 마을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푸른 바다와 해송이 어우러진 풍경. 가파른 계단 쪽 코스다. 사진/ 민다엽 기자 

사방기념공원은 드라마 촬영지라는 타이틀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멋진 여행지다. 단순히 기념 공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예상보다 강렬했고, 넘치도록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이제야 알려졌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 산책길을 따라 걷는 내내 멋진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난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른 하늘과 어우러진 코발트 빛 바다는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장쾌 했고, 사부작사부작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계단을 오르는 아이부터 젊은 커플,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를 어우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다.

정상까지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경사가 급한 계단 길과 완만한 산책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계단 길로 올라 산책길로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 계단 쪽은 상당히 가파른 편이지만, 오르는 수고에 비해 훨씬 값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시도 할 만 하다. 사방사업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다면 사방기념관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지상 2층 규모의 전시관에서는 총 549점의 도구 유물과 사방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가리닻전망대. 성난 파도가 부서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빨간 등대가 포인트다. 사진/ 민다엽 기자

사방기념공원을 지나 10분 남짓 해안도로를 달리면 저 멀리 바다 위에 조성된 전망대가 눈에 띈다. 청하면 이가리에 위치한 이가리 닻전망대는 닻의 모양을 형상화한 전망대로, 푸른 해송과 어우러진 전망대의 모습이 꽤나 이국적이다. 높이 10m, 길이 102m의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탁 트인 동해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특히 거친 파도 위를 걷는 기분이 제법 짜릿하다. 파도가 칠 때마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이 온몸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JTBC 드라마 <런온>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드라마 <갯마을차차차>의 배경지에서 여행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청하시장 일대를 극 중 '공진동'으로 설정했다. 사진/ 민다엽 기자

갯마을 차차차 공진 시장

포항 북구에 위치한 청하면은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촬영지로,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많은 여행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의 주 무대가 된 청하시장(공진시장)을 중심으로, 작고 조용했던 마을 전체가 활기차게 변모했다.

청하시장에서는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오일장이 열리고 있는 전통 시장이다. 시대가 변하고 대형 마트에 밀려 그 명맥만이 근근이 유지되어 왔으나, 장날이나 주말에는 수 십여 개의 좌판과 푸드 트럭이 들어서며 한층 활기찬 시장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청하시장은 공진동으로 불리는 가상의 바닷가 마을로 그려진다. 주인공 신민아와 김선호가 처음 만나게 되는 곳으로 다양한 스토리가 전개되는 주 무대다. 원래는 청하시장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 일대를 공진동으로 설정하고 4개월간 촬영을 하면서 이제는 공진시장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고.

곳곳에 드라마 <갯마을차차차>의 촬영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대부분 촬영 장소는 아쉽게도 직접 들어갈 볼 순 없다. 사진/ 민다엽 기자  

 

오윤카페. 사진/ 민다엽 기자

실제로 시장 한 가운데에는 공진 시장이라고 쓰인 비석이 떡하니 세워져 있고 곳곳에 공진 반점, 보라슈퍼, 청호철물, 오윤카페 등 드라마 속 장소가 여전히 남아있어, 이곳이 청하시장인지 공진시장인지 헷갈릴 지경.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자들로 가득하다. 아쉽게도 극 중에 나오는 가게는 대부분 드라마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로 포토존일 뿐, 실제 영업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몇몇 상점에서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군것질거리를 팔고 있기도 하다.

 

청하시장 중심에 비석이 세워져 있다. 

INFO 청하시장

입장료 없음 이용시간 1/6일마다 오일장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하로200번길 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