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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⑤]바다에서 올라와 꽃으로 변하는 여수 갯장어(하모)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⑤]바다에서 올라와 꽃으로 변하는 여수 갯장어(하모)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5.1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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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소금구이, 양념구이, 장어탕, 샤브샤브 등 다양한 요리 방법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 여수] 여수는 장어가 많이 잡히고, 장어요리가 많이 있는 항구도시다. 여름철에는 하모로 더 유명한 갯장어 요리가 50여 음식점에서 판매된다. 지금은 여수·고흥·완도 등 전남지역 여러 곳에서 팔리지만 여수에 있는 하모거리가 가장 유명하다.

여수 왔능게 하모 묵어야제.”

남해안에서는 장어가 많이 잡힌다. 장어는 서식지나 생김새에 따라 붕장어, 갯장어, 풍천장어, 먹장어(꼼장어라 불리는 작은 장어), 민물장어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늦봄부터 초겨울까지 사계절 장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장어요리는 종류에 따라 다르고, 지역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데 소금구이, 양념구이, 장어탕, 샤브샤브 등 다양하다.

횟집에서 초다짐거리로 내주는 아나고(あなご)는 사계절 먹을 수 있는 붕장어의 일본말이다. 껍질을 벗긴 후 깍두기보다 잘게 썰어서 회로 먹는다. 붕장어는 장어구이나 장어탕을 만들 때도 사용한다. 풍천장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어부들 손에 잡힌 장어를 말하며, 주로 구이로 먹는다. 그리고 민물장어는 주로 구워서 먹는다.

산란을 위해 강 하류에 찾아왔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늦여름과 초가을에 잡힌 장어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고소함을 가득 느낄 수 있는 구이, 담백한 맛을 살려낸 샤브샤브, 짙은 국물에 부드러운 장어살이 어우러진 전골, 우거지를 넣고 끓인 장어탕까지. 여름철에 먹는 하모는 갯장어의 일본말이다. 여수 사람들은 참장어나 개장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장어 가운데 여름철에만 먹을 수 있는 갯장어를 최고로 친다. 다른 계절에 여수에 가면 굴요리나 횟집, 한정식집으로 안내하는 친구들이 여름에는 묻지도 않고 여수 왔능게 하모 묵어야제하고 데려간다.

『자산어보』에서는 갯장어를 견아려(犬牙鱺)라고 쓰고, 속명을 개장어(介長魚)라고 하였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수시 남산동 돌산대교 아래 당머리 갯장어(하모)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일본 사람들이 가르쳐준 갯장어 샤브샤브

옛날부터 한국 사람들은 생김새가 흉하고, 비늘이나 지느러미도 없어서 갯장어가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다 던져 버렸다. 한국에서 하모요리80년대 후반 여수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 당시 여수 어부들이 다양한 장어를 잡아서 판매했는데 여름철 갯장어는 거의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다. 그러던 중 장어잡이 어촌계원 몇 사람을 일본 상인들이 초청했다. 그리고 여행 중에 갯장어 요리를 맛보게 했다.

당시 갯장어 요리(샤브샤브)는 일본에서 미식가들이 먹는 고급 요리라는 설명과 함께. 갯장어 샤브샤브는 처음 본 음식이었다. 맛이 독특하고 고급스러웠다. 한국에 돌아온 어촌계원 중 한 사람이 일본에서 먹어본 요리를 그대로 만들어서 수협 직원들과 시청 공무원들한테 맛을 보라고 권했다. 맛을 본 사람들은 팔아도 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60cm 이상 되는 큰 갯장어를 잡아서 껍질을 벗기지 않고 뼈와 내장을 발라낸 후 살코기를 7cm 크기로 자른다. 머리와 뼈, 각종 수산물로 육수를 만들어서 끓인다. 대파·양파·부추·다시마 등 야채를 넣고 끓인 후 장어살을 30초 정도 육수에 담궜다가 꺼낸다. 뜨거운 육수에 30초 정도 적시면 장어살이 살짝 말아지면서 하얀 꽃송이처럼 변한다. 그 살점을 상추에 싸서 먹거나 간장소스를 찍어 먹는다. 갯장어 샤브샤브에서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고소하고 담백하다. 여수 갓김치나 파김치, 깍두기 등 밑반찬과 먹으면 더 향긋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샤브샤브를 먹은 후 죽을 만들어 먹는데 음식점마다 그 맛이 다르다. ‘하얀집’의 죽은 꼭 맛 보는 것이 좋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갯장어는 회로 먹기도 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원기회복의 대명사 장어요리

갯장어는 개의 이빨처럼 매우 날카로운 이를 가지고 있다. 사람도 물리면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갯장어나 개장어란 이름도 개의 이빨을 가진 장어를 표현한 말이다. 일본 사람들이 하모라고 하는 것도 깨물다란 어원 하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갯장어는 수심이 얕은 연안의 바위와 모래가 있는 지역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행동한다.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를 먹고 산다.

샤브샤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때는 5월부터 8월까지가 적기지요. 9월 중순 지나면 뼈가 드세지고, 살이 맛이 없어요. 6, 7월 산란 후에 기름기가 빠져서 그런데요. 4개월 갯장어 요리만 팔아서 1년을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여수시 정임조 수산과장의 설명이다.

갯장어는 구이로 먹기도 하지만, 갯장어의 뼈로 육수를 낸 뒤 샤브샤브로 먹어야 제맛이 난다. 사진/ 박상대 기자
끓는 물에 넣으면 장어 살이 하얀 꽃처럼 변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실제로 여수시 남산동 돌산대교 아래에는 하모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집집마다 여름에는 갯장어 요리만 판매한다. 그리고 일일이 다 셀 수는 없지만 여름 한 철에 갯장어 요리만 판매하고 문을 닫는 음식점도 50곳 남짓 될 거라고 한다. 장어는 원기회복의 대명사로 불린다. 바닷장어나 민물장어를 가리지 않고 장어는 원기를 보충하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장어는 비타민A,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다. 갯장어는 잔가시가 많아 이를 발라내기 어렵고, 여름 한철에만 먹을 수 있다는 점, 여러 음식점에서 판매할 정도로 수요가 많아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값이 좀 비싼 편이다.운수 좋으면 음식점 사장님이 권하는 장어즙이나 장어쓸개주도 한 잔 맛볼 수 있다.

참돔은 색채가 아름답고, 모양새가 잘 생겨서 ‘참(眞)’자를 붙여 ‘참도미’로 불리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참돔은 봄철에 맛있는 횟감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몸매와 자태가 참 예쁜 참돔

참돔은 참 예쁘다. 등에는 적갈색이나 은회색, 배에는 은백색 옷을 입고 있다. 몸에 파란색 점들이 수놓아진 비늘을 입고 있어 자태가 참 예쁘다. 참돔은 은회색 원피스나 분홍색 상의에 은색 치마를 입은 여인을 닮아서 바다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낚시객들은 아름다운 미모 때문에 참돔을 한 마리만 낚아도 온종일 기분이 좋다고 한다. 참돔은 해류를 따라 회유하는 습성이 있어서 거친 물살과 조류를 타고 움직인다. 어릴 때에는 연안 얕은 곳에서 생활하다가 2~3년 자란 뒤에 수심 30~200m인 깊은 바다로 이동한다. 어린 물고기, 다모류 등을 먹고 살며 산란은 5~7월경에 한다. 그래서 낚시객들은 이른 봄이면 참돔을 맞이하러 먼바다 외딴 섬으로 나간다. 조류가 흐르는 바닷가 갯바위나 선상에서 낚시를 한다.

수산시장이나 횟집에서는 양식 참돔을 많이 판매한다. 살아 있는 참돔은 회를 떠서 먹는다. 회는 셰프의 솜씨에 따라 다른데 살점에서 청갈색 빛이 나고 씹으면 찰진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참돔 머리는 구워서 살점을 파먹는 재미가 있고, 뼈와 함께 탕을 끓여서 보양식처럼 먹기도 한다.

돌산대교 전경. 사진/ 박상대 기자
오동도 여행을 빼놓을 수 없다. 사진/ 박상대 기자

<맛있는 여수여행>

여수해양공원 산책로

여수 여행의 백미는 바닷가 산책이다. 저 유명한 오동도를 오가는 산책길, 여수여객선터미널 부근에 있는 여수해양공원, 소호요트장 부근에 있는 소호해변공원 등은 야경이 볼만하다. 이곳은 낮에 걸어도 좋지만 야간에 걸으면 더 큰 감흥을 얻을 수 있다. 

여수 밤바다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해변공원이다. 형형색색 조명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호동 요트장 옆에 있는 소호동동다리에는 바다 위로 데크길을 설치하고, 다양한 조명과 쉼터를 마련해두었다. 인근카페에서 차를 사거나 캔맥주를 가져와 마시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코로나 리스크가 사라지면 돌산대교 아래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밤바다를 달리면서 여수 밤바다를 더 오롯이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밤 10시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를 타면서 여수 시내 야경을 감상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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