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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⑨]봄과 가을 남도 어업인들의 희망을 물고 오는 진도 꽃게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⑨]봄과 가을 남도 어업인들의 희망을 물고 오는 진도 꽃게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9.13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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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많이 잡히는 숫꽃게는 꽃게탕을 끓여 먹어야 더 맛있다.
가을에 많이 잡히는 숫꽃게는 꽃게탕을 끓여 먹어야 더 맛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 진도]꽃게는 봄과 가을에 주로 난다. 봄철에는 암꽃게가 가을에는 숫꽃게가 많이 잡힌다. 여름철 금어기가 끝나고 9월부터 꽃게가 잡힌다. 전남지역 꽃게는 대부분 진도 서망항으로 몰려온다. 진도에서 꽃게탕과 간장게장, 꽃게살 비빔밥을 먹고 왔다.

진도 서망항.
진도 서망항. 사진/ 박상대 기자

남도의 꽃게 집산지 진도 서망항

꽃게는 잘생겼다. 특히 숫꽃게는 힘이 강해 보이는데 섹시함이 진하게 풍긴다. 암꽃게도 매끈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등 섹시하다. 그런데 꽃게가 예쁘게 잘생겨서 꽃게란 이름을 얻은 것은 아니다. 등딱지 양모서리 모양이 꼬챙이처럼 날카롭게 생겼다고 하여 곶(串)게란 이름을 얻었고, 발음하는 과정에서 꽃게가 되었다고 한다. 아침 10시 서망항에 꽃게를 실은 배가 들어온다. 노란색 플라스틱 박스에 가득 담긴 꽃게를 수십 박스 실은 운반선이다.

“지난 밤에 나갔던 모선이 꽃게를 잡아올리면 운반선이 실어나릅니다. 꽃게는 병풍도, 가사도 주변에서 주로 통발로 잡지요. 모선에 통발 300개 정도를 싣고 가서 만조 때 고등어 토막을 미끼로 넣어놓으면 꽃게가 들어옵니다. 간조 3시간 전에 통발을 건져 올리고, 꽃게를 꺼내서 박스에 담아 가져오는 것이죠.”

진도군 수협 조문성 서망사업소장의 설명이다. 지난 가을에 377톤이 잡혔는데 금년 봄에는 344톤이 잡혔다. 왜 금년 들어 어획량이 줄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가을에는 다시 지난 가을 정도로 복원되길 기대한다고 한다.

서망항 운반선에서 꽃게를 내리고 있다.
서망항 운반선에서 꽃게를 내리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가을에는 숫꽃게가 더 많이 잡히고, 봄에는 암꽃게가 더 많이 잡힌다.
가을에는 숫꽃게가 더 많이 잡히고, 봄에는 암꽃게가 더 많이 잡힌다. 사진/ 박상대 기자

꽃게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주로 태평양 서쪽 해안에서 많이 서식한다. 국내에선 주로 서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수명은 3년 남짓이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꽃게는 대부분 한두 해 자란 개체들이다. 꽃게는 다른 게들과 다르게 헤엄을 잘 친다.

깊은 물 속에서 자유롭게, 제법 빠르게 헤엄치고 다니기 때문에 영어로는 swimming crabs라고 한다. 꽃게는 주로 해저 20~30m 깊은 바다에 살면서 아가미 호흡을 한다. 때문에 갯벌에 사는 게들과 달리 물 밖에 나오면 24시간 정도 버티다 죽고 만다. 물 밖에서는 빨아들일 물(산소) 자체가 없으니 입 주변의 수분이라도 빨아들이려고 노력하다 거품을 문다. 이른바 ‘게거품을 문다’는 말에 담긴 속뜻은 숨을 쉴 수가 없는 극한 상황에서 마지막 발악을 하는 안타까운 처지를 말하는 것이다.

꽃게탕.
꽃게탕. 사진/ 박상대 기자

봄에는 암꽃게, 가을에는 숫꽃게

꽃게는 사계절 내내 잡힌다. 봄에는 암꽃게가 더 많이 잡히고, 가을에는 숫꽃게가 더 많이 잡힌다는 게 다를 뿐이다. 꽃게 반찬이나 요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이나 꽃게 요리를 잘하는가정주부들은 반찬과 요리에 따라 다른 시기에 꽃게를 구매한다. 꽃게는 어떻게 조리해서 먹든지 밥도둑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간장게장은 암꽃게로 담그는데 봄에 잡힌 것을 사용합니다.많은 양을 사서 냉동고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하나둘씩 꺼내서 손님상에 올리지요. 숫꽃게는 주로 꽃게탕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꽃게살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때 사용합니다.” 진도 신호등회관 신옥화 사장은 꽃게 무침이나 꽃게찜을 만들어 먹을 때 그 계절을 따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기왕이면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더 맛있게 먹는 법이다.

꽃게요리 전문음식점인 진도신호등회관 신옥화 사장.
꽃게요리 전문음식점인 진도신호등회관 신옥화 사장. 사진/ 박상대 기자

또한 음식맛은 조리사의 작은 손맛이 좌우한다. 가을철에 제철음식인 꽃게탕은 된장을 넣고 생강을 넣어야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 꽃게탕을 끓일 때 육수는 집안마다 다르고, 음식점마다 다르다. 그러나 꽃게탕을 끓일 때 꼭 지켜야 할 사항은 육수를 팔팔 끓인 후, 무를 넣고 다시 조금 더 끓인 다음 꽃게를 넣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풋고추와 파를 넣고, 꽃게 껍질이 빨갛게 변하면 불을 끄고 쑥갓을 넣어 먹으면 된다. 처음부터 꽃게를 넣고 탕을 끓이거나 오래도록 불을 끄지 않으면 게살이 흘러내린다.

간장게장은 봄에 잡은 암꽃게로 만들어 먹어야 더 맛있다. 꽃게 전문음식점에서는 봄에 잡은 꽃게를 냉동고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서 상에 올린다.
간장게장은 봄에 잡은 암꽃게로 만들어 먹어야 더 맛있다. 꽃게 전문음식점에서는 봄에 잡은 꽃게를 냉동고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서 상에 올린다. 사진/ 박상대 기자

꽃게장 먹다 죽은 임금과 바람난 나그네

꽃게는 야행성 동물이다. 낮에는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튀어나와 헤엄쳐 다니면서 먹이를 사냥한다. 낮에는 모래 속에 몸을 감추고 눈만 내놓고 있다 앞에 나타난 작은 물고기를 집게발로 공격해서 잡아먹는다. 그런데 문어한테는 꼼짝을 못하고 잡아먹힌다고 한다.

꽃게는 겨울에는 깊은 바다로 이동하여 겨울잠을 자다가, 4월 초순부터 산란을 위해 얕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우리나라 서해안으로 많이 이동한다. 산란기는 6~8월이다. 꽃게는 먼 옛날부터 사람들의 식탁에 올려졌다. 조선의 정조는 꽃게탕을 좋아했고, 경종은 게장을 먹고 배탈이 나서 앓다가 승하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꽃게는 번식력도 좋아서 굳이 금어기를 둘 필요가 없다는 학자도 있다. 굳이 양식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먹을 만큼 잡히고, 시장에서 파는 게는 100% 자연산이다는 주장이다.

가을에 더 맛있는 꽃게살 비빔밥.
가을에 더 맛있는 꽃게살 비빔밥. 사진/ 박상대 기자

옛날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는 나그네에게 게장을 쳐다보지도 말라고 주의를 줬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스태미너에 좋은 음식이라 혈기를 이기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꽃게가 남자들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좋고, 칼슘과 인,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요즘 사계절 꽃게요리를 먹을 수 있다. 냉동 꽃게 덕분에 사계절 간장게장을 먹을 수 있고, 꽃게탕을 먹을 수 있다. 다만 전문가의 손길을 닿은 꽃게라야 하고, 보관상태가 양호해야 한다.

왕새우구이.
왕새우구이. 사진/ 박상대 기자

신안 왕새우

신안 압해도나 지도 방면으로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보면 왕새우 양식장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길가에서 ‘우리 양식장’에서 잡아온 왕새우를 판매하는 간이 매장들을 마주할 수 있다. 싱싱해 보인다. 대형수족관에서 멋진 포즈로 수영하고 허리를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는 동작이 앙증맞기까지 하다.

왕새우는 구이나 찜으로 먹어야 맛있다. 프리이팬에 소금을 깔고 불을 달궈서 새우를 구워 먹으면 그 맛이 그만이다. 새우가 노릿노릿하게 익어갈 때 적당히 향기가 난다. 쫄깃쫄깃한 맛과 갯냄새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한다. 머리는 머리대로 조금 더 구웠다가 먹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


<맛있는 진도여행>

운림산방.
운림산방. 사진/ 박상대 기자
진도읍장.
진도읍장. 사진/ 박상대 기자

서망항 주변 여행지

서망항은 진도항 바로 이웃에 있는 큰 어항이다. 서망항 수협 위판장은 꽃게를 비롯한 문어, 전어, 붕장어 등 다양한 해산물의 위판이 진행되는 어항이다. 이곳에도 음식점(횟집) 서너 곳 영업중이지만 외지 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서망항에서 진도대교까지 오가는 동안에 여러 관광지가 자리하고 있다.

남도석성과 세방낙조전망대, 남도국악원, 운림산방과 쌍계사, 진도타워와 진도대교 등 구경할 만한 곳이 많이 있다. 진도 읍내에는 매일시장과 5일시장이 있다. 진도 5일장은 2일과 7일이다. 진도 사람들이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농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솔비치 리조트와 고급 펜션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있어 관광객들의 사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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