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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해돋이 여행, 충북 옥천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해돋이 여행, 충북 옥천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2.12.14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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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사 운무대에서 본 일출. 사진/ 민다엽 기자
용암사 운무대에서 본 일출.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옥천] 언제까지 해맞이 보러 바다로만 갈래?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충북에는 바다만큼이나 웅장하고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올해는 바다 말고 산과 호수, 운해가 어우러진 충북에서 색다른 새해를 맞이해 보자.

구름이 춤추는 곳, 옥천 용암사 운무대

용암사는 552년 창건된 천년고찰이지만, 환상적인 일출을 볼 수 있는 해맞이 명소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미국 CNN에서 꼽은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도 선정된 바 있으며, 특히 운해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용암사 뒤편에 있는 운무대에 오르면, 사방을 뒤덮은 운해를 뚫고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만끽할 수 있다.

운무대에서 맞이한 일출. 이 날은 습도가 부족해 운해가 끼지 않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산 중턱에 위치한 용암사에서 본 전망도 꽤나 훌륭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굽이굽이 이어진 산봉우리 사이로 운해가 춤을 추듯 일렁이고, 그 사이를 뚫고 떠오르는 새빨간 해는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들인다.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비현실적인 풍광에 깊은 여운이 남는다. 이와 같은 환상적인 풍경을 만끽하기 위해 겨울철에도 세찬 새벽바람을 뚫고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진다. , 날씨와 습도, 계절 등 다양한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허락되는 풍경. 이번 새해에는 운무대에 올라 올해의 운세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산 중턱에 있는 용암사 주차장까지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어 편하다. 여기서 운무대까지는 조명이 설치된 나무 데크가 마련돼 있어 어두운 새벽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사찰 사이로 이어진 나무 데크를 따라, 15분 정도만 오르면 곧바로 전망대가 나타나니 너무 일찍부터 대기할 필요는 없다.

해가 완전히 뜬 뒤 운무대에서 내려다 본 옥천읍 삼청리 마을의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용암사 뒷편으로 난 계단을 따라 15분 정도만 오르면 운무대에 닿는다. 사진/ 민다엽 기자
용암사 대웅전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사진/ 민다엽 기자

환상적인 일출을 감상했다면, 용암사로 내려와 새해 소원을 빌어보자. 용암사는 신라의 승려 의신이 창건한 고찰로, 기도하면 꼭 이루어진다는 영험함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찰 내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고 하여 용암사란 이름이 붙었지만, 일제강점기에 용바위가 파괴되어 현재는 그 흔적만 남아있다.

특히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왕자,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길에 잠시 머물러 용바위에 서서 기울어가는 신라의 명운에 통곡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거대한 바위에 높이 3m의 용암사 마애여래입상이 세겨져 있는데, ‘마의태자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TIP. 운해 사진 찍기

운해와 일출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인생 사진을 건기지 위해서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하고 습도는 80% 이상인 날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해가 뜨기 15~20분 전부터 보랏빛 여명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하니, 최소 30분 전에는 도착하길 추천한다. 용암사 주차장에서 운무대까지는 10~1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INFO 용암사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2400

 

호수에 둘러싸인 중세 정원,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탁 트인 대청호를 바라보며 힐링할 수 있는 옥천 수생식물학습원도 둘러볼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호수 대청호에 둘러싸인 이곳은 푸른 호수와 푸른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100년이 넘은 오래된 소나무와 변성퇴적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산책로를 걸으며 각종 수생 식물과 야생화, 분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언덕 위에 세워진 중세의 고성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건축물은 수생식물학습원 최고의 포토스폿으로 꼽히는 곳이다. 지붕을 뚫고 나온 둥근 탑과 담쟁이넝쿨이 엉켜있는 빛바랜 벽은 유럽의 정취를 만끽해 보기에 충분하다. 건물 꼭대기에 있는 성탑 전망대에 오르면 대청호의 시원한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언덕 위에 세워진 유럽의 고성을 연상케 한다. 사진/ 민다엽 기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로 불리는 예배당. 사진/ 민다엽 기자
산책로를 따라 탁 트인 대청호를 감상 할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바로 옆 언덕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란 이름의 예배당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푼 두푼 모여진 신도들의 헌금으로 지어진 이 작은 교회는 누군가에는 예수님 기적의 현장이자, 어려운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나눔의 현장이기도 하다. 20195월부터 202210월까지 총 6,400여만 원의 헌금이 모여 옥천읍에서 루게릭병과 하반신 마비로 투병 중인 이들에게 전해졌다고 한다.

이 밖에도 호수 위의 카페에서는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수생식물 전시장에서는 백련과 홍련 등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분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사전 예약제를 통해 하루에 정해진 인원만 입장할 수 있으니, 예약은 필수다.

대청호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껴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실내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재와 수생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맑고 청아한 이국적인 공간, 옥천성당

옥천읍 시내에 있는 옥천성당은 1955년 건립된 가톨릭 성당이다. 새하얀 외벽과 뾰족한 첨탑이 인상적인 건축물로 무려 70년의 역사를 가졌다 당시만해도 충청북도 지역에 세워진 유일한 서양식 성당 건축물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교회 건축의 변화과정을 살피는 데 중요한 가치를 지녀 근대 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7호로 등록파스텔토되었다.

파스텔톤 옥천성당의 이국적인 전경. 사진/ 민다엽 기자
사진 찍기 좋지만, 성당을 찾는 신도들에게 불편함을 주어선 안되겠다. 사진/ 민다엽 기자 

옥천 지역에 천주교가 퍼지기 시작한 건 1900년대에 들어서다. 이후 신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종 43년에 옥천읍 이문동에 본당이 처음 설립되었으며, 현재의 모습은 한국전쟁 이후, 미국인 신부 로이 페티프렌에 의해 1955년에 갖추게 됐다.

종탑에 걸려 있는 종은 당시 프랑스에서 들여온 것으로 종소리가 매우 청아한 것이 특징.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신도들이 찾는 성당이므로 사진 찍는 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INFO 옥천성당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중앙로 91

문의 043-731-9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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