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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겨울철 낚시객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 감성돔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겨울철 낚시객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 감성돔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1.15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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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돔회정식에는 많은 초다짐거리가 나온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완도] 겨울철에 생선회를 좋아하는 식도락가나 낚시객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 감성돔. 완도·여수·목포 ·고흥 횟집에는 감성돔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완도에서 감성돔을 만나고 왔다. 

겨울에는 감성돔, 여름에는 참돔
겨울철 갯바위 낚시어종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어종은 감성돔이다. 20년 넘게 바다낚시를 다닌다는 김기대 씨는 주로 갯바위 낚시를 한다고 한다.“찬바람 불면 감성돔 만나러 가야지요. 추자도, 거문도, 횡간도 여러 섬으로 다닙니다. 수온이 내려가면 감성돔이 더 깊은 바다로 나가고, 이때 잡히는 것이 확실히 더 맛이 좋지요.”  
친구들과 팀을 이뤄서 다니는데 아주 추운 날은 피하고, 주말마다 출조를 나간다고 한다. 녀석들이 떼로 몰려다닐 때는 하루에 10여 마리를 낚기도 한다. 성체의 몸길이는 30~50cm, 몸무게는 1.5~2.5kg 정도이다. 성과가 좋은 날에는 가족은 물론 이웃 친구들까지 감성돔 잔치를 벌인다고 한다.

감성돔 낚시객들. 사진/ 박상대 기자
겨울에 제 맛인 강성돔. 사진/ 박상대 기자

“늦가을부터 초봄까지는 감성돔 회가 맛있고,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참돔 회가 맛있습니다. 겨울에는 참돔을 구이로 먹지요.”
완도읍내에서 24년째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미원횟집 이태연 사장의 이야기다. 한겨울에 참돔 회를 주문하는 사람은 회맛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감성돔은 낚시로 잡은 자연산도 있지만 양식장에서 잡아온 것도 있다. 자연산과 양식산을 구별하는 것은 전문가나 하는 것이지 일반인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양식장에서 자란 감성돔도 겨울철에는 맛이 그만이라는 이야기다. 

은청색 옷을 입은 섹시한 생선
감성돔은 도미과에 속하는 해수어다. 매우 감성적일 것만 같은 감성돔이란 이름은 검은 도미(Black Porgy)에서 변화한 것이라고 한다. <자산어보>에서도 흑조라고 부른다. 붉은 참돔과 비교할 때 확실히 늘씬하고 투명하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감성돔은 타원형이며 지느러미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맨손으로 잡으면 위험하다. 낚시객들도 대부분 장갑을 끼고 낚시바늘을 뺀다. 몸 색깔은 은청색 바탕에 암회색이다. 가로로 굵은 선이 있고, 세로로 검정색과 회색 무늬가 있다. 

감성돔. 사진/ 박상대 기자

감성돔은 4~6월에 산란한다. 산란 후 부유하던 어란은 물속 바위틈에서 부화한다. 치어는 연안의 모래바닥이나 바위 부근에 서식하고 강 하구에도 올라온다. 치어들은 무리 지어 생활하지만, 성어가 되면 흩어져서 산다. 삼삼오오 또는 여러 마리씩 어울려 다닌다. 어려서는 곤충 유충이나 어린 물고기를 먹다가 어느 정도 자라면 갑각류(게) 등을 잡아먹는다. 우리나라 남해안에 폭넓게 서식하며, 일본과 타이완에도 분포한다.

감성돔은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다. 유어기부터 1년간은 대부분 수컷, 2~3년생이 되면 암수동체가 되고, 3년부터 암컷과 수컷으로 분리되는데 대부분 암컷으로 변한다. 감성돔을 많이 낚아온 낚시객들은 “생김새가 비슷한 성체인데 어떤 몸에는 알이 있고, 어떤 몸에는 알이 없다”고 말한다. 어시장이나 횟집에서 판매하는 감성돔은 낚시나 그물로 잡아오는 자연산보다 양식장에서 잡아온 것이 훨씬 많다. 양식장에서 잡아온 것도 늦가을부터 겨울에 많이 판매한다.

쫄깃한 회와 고소한 맑은탕
감성돔은 회, 맑은탕, 소금구이, 조림 등으로 조리해서 먹는데 아무래도 회로 먹는 양이 많다. 겨울철부터 3, 4월까지는 구이나 조림보다 회로 먹는 것이 좋다. 회는 껍질을 벗겨낸 부위가 붉은색을 띠고 속살은 맑은색이다. 회의 두께는 2~3mm, 크기는 아카시아 잎 정도로 썬다. 살점이 찰지고 쫀득해서 너무 크면 씹기에 불편하다. 

겨울철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감성돔회. 사진/ 박상대 기자
강성돔 껍질을 데친 밑반찬. 사진/ 박상대 기자
감성돔회는 찬바람이 불 때 먹어야 더 맛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회를 뜨고 나서 뼈를 맑은 물(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인 육수, 혹은 쌀뜨물을 사용하기도 한다)에 넣어 끓인다.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맑은탕은 신선도가 생명이다. “집에서 끓일 때는 서더리를 이틀 정도 숙성시켰다가 탕을 끓이면 더 감칠맛이 나지요.” 이 사장은 손님이 많을 때는 식당에서도 숙성을 시킨다고 한다.

20년 넘게 완도읍내에서 미원횟집을 운영중인 이태연 사장.사진/ 박상대 기자

맑은탕은 지느러미를 잘라내고, 뼈와 머리를 넣고 끓인다. 무를 썰어 넣고, 대파와 미나리를 넣기도 하고, 미나리 대신 부드러운 미역을 넣기도 한다. 매콤한 맛을 내고 싶을 때는 청양고추를 조금 넣으면 되겠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맛이 혀를 춤추게 한다.

머리의 볼때기에 붙어 있는 하얀 살점이 탱글탱글하다. 국물에 기름이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떠 있다. 서로 붙어 있는 모양이 곱다. 이 기름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다. 따뜻한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안에 넣었더니 온몸에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지리라고도 하는 맑은탕은 국물 맛이 숙취해소에 압권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산낙지 탕탕이는 덤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완도읍내 횟집거리와 수산시장
완도읍내에는 횟집거리가 두 군데 있다. 해조류박람회장 건물이 있는 해안도로 주변과 수산시장이 있는 곳이다. 수산시장이 있는 곳은 ‘전복의 거리’라는 문패를 달고 있다. 횟집거리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횟집들이 있고, 작은 수산물센터가 줄지어 서 있다.

완도해조류박람회장. 사진/ 박상대 기자
완도수산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한다. 아침8시와 오후 2시에 경매가 열린다. 사진/ 박상대 기자

수산시장이 있는 곳에는 수산물위판장이 있고, 수산물판매센터가 있다. 완도읍내에는 중앙시장이 있고, 뒷골목에서 오일장(5일, 10일)이 열린다. 오일장에서는 수산물과 건어물, 해조류와 조개류를 구매할 수 있다. 바닷가에서는 생선을 건조시키는 흥미로운 광경을 구경할 수도 있다. 수산시장에서는 반건조 생선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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