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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남도 여행길 가공식품] 처음 뜯어온 김으로 만든 전통김, 곱창돌김
[남도 여행길 가공식품] 처음 뜯어온 김으로 만든 전통김, 곱창돌김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1.15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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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돌김은 일반김보다 두껍고, 구멍이 송송 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해남] 몇 해 전부터 ‘곱창김’이 화제다. 물속에서 뜯어낼 때 생김새가 돼지 곱창을 닮았다는 곱창김. 해남 어민들이 최상의 김이라고 말하는 곱창김을 소개한다.

해남에서 태어난 곱창돌김
“김은 일반적으로 돌김과 일반김이 있습니다. 돌김은 곱창돌김(잇바디돌김)과 마루바돌김으로 나뉘는데 곱창돌김은 해남이 원좁니다. 송지면 어불도 어민들이 김양식장에서 처음 부르기 시작한 이름이지요.”

해남수협 김성주 조합장은 껄껄 웃는다. 어불도마을은 김생산지로 유명해서 한때 마을 평균소득이 전국 1위를 할 정도로 김을 많이 양식하는 마을이다. 1980년대 후반 어느 날 길이가 1m에 가까운 꼬불꼬불한 물김을 채취했다. 수년째 포자를 구해다 양식을 하지만 처음 본 김이었다. 얇은 다시마와 돼지곱창을 닮은 김엽체를 보고 사람들은 돼지곱창을 닮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곱창김이라 불리게 되었다.

곱창돌김은 일반김보다 두껍고, 구멍이 송송 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아버지와 함께 김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선일수산 서효성 사장. 사진/ 박상대 기자

“지금은 늦가을에, 10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생산되는 햇김이죠, 올해 초반에 수확한 김 가운데 돼지곱창을 닮은 김엽체를 가지고 만든 김을 곱창돌김이라고 합니다. 부유식 김도 있고, 지주식 김도 있는데 생산량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희소성이 있는 셈이고 일반김보다 서너 배 더 비싸죠.”

선일수산 서효성 사장은 아버지와 함께 김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 양식한 물김과 어민들이 수확한 물김을 사다 수조에서 세척하고, 다시 공장에서 건조하고, 제조한다. 바다에서 김을 양식하고 채취해서 물김 상태로 판매하는 1차 산업형태에서 제조하고 판매하는 3차산업 형태까지 겸하고 있다.

김공장 수조에서 물김을 세척하는 모습. 이물질과 바닷물을 세척하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김. 사진/ 박상대 기자

해남군에 김가공공장이 한때 120여 곳 있었는데 지금은 80곳 남짓이다. 그 가운데 30여 공장에서 곱창돌김을 생산한다. 선일수산은 하루에 4천 톳씩 생산하는데 보통 20일 정도 곱창돌김을 생산하여 출하하고 있다. 서 사장은 그 가운데 일부는 수출을 하고 있지만 수출업자가 담당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모른다고 한다.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달라지는 김 작황     
김은 7, 8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완도의 대표적인 수산물이었다. 그런데 이즈음 완도보다 해남과 진도에서 더 많은 김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경기도 일대에서도 김을 생산하고 있다. 김은 대부분 양식을 한다. 양식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부유식과 지주식이 있다. 김양식장의 위치를 놓고 분류하는데 부유식은 24시간 바닷물에 잠겨 있고, 지주식은 하루에 두 번 썰물일 때 수면 위로 드러난다. 부유식은 김이 더 잘 자라고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다. 지주식은 김의 성장이 더디고, 수확량이 적다. 햇볕을 맞으며 자란 김과 물속에서 자란 김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주식 김양식장 모습. 하루에 두 번 햇볕을 쪼인다. 사진/ 박상대 기자
김양식장 모습. 사진/ 박상대 기자

김은 물속에서 이끼류가 함께 자랄 수밖에 없는데 햇볕을 쬐면 이끼류와 갑균이 자연스럽게 살균될 수 있다. 24시간 물속에 잠겨 있어서 햇볕을 쬐지 못한 김에는 초록색 이끼류가 붙어 있다. 함께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때깔이 좀 거칠어 보일 뿐이다. 간혹 김에 붙어 있는 이끼류를 제거하기 위해 미량의 염산을 뿌리기도 하는데 양식업자들은 인체에 해가 되지 않을 만큼 적은 양을 뿌린다고 한다.

김양식장에서 채취한 김을 판매하는 위판장 모습. 사진/ 박상대 기자

“초겨울에 기온이 낮아야 김이 잘 됩니다. 너무 따뜻하면 재미가 없어요. 폭설이 내리고 너무 추우면 동해를 입어서 성장을 못하지요. 기온만큼 중요한 게 바닷물의 영양분이거든요. 여름에 비가 많이 오고 주변 산과 밭에서 미네랄이 섞인 흙탕물이 많이 흘러내려야 김이 잘 자라고 맛이 좋지요.” 
송지면 문금만 어촌계원은 바닷가 사람들은 하늘이 허용하고 준대로 먹고, 하늘이 시킨대로 일하고 산다고 말한다. 수십년 김양식을 해보니 해마다 작황이 좋은 것도 아니고 해마다 흉작인 경우도 없다는 이야기다.

마른 곱창돌김. 사진/ 박상대 기자
김을 적당히 구워서 밥과 달래장을 싸먹으면 맛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곱창김 먹는 방법
곱창김은 두께가 일반김보다 두껍다. 굽지 않고 그냥 먹으면 질기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식감이 나쁘지 않다. 맥주 안주로 먹을 때는 그냥 먹는 것이 더 좋다. 밥과 함께 먹을 때는 구워 먹는 것이 좋다. 

김을 구울 때도 기름을 바르지 않고 김을 후라이팬에 조금만 구우면 된다. 너무 많이 굽게 되면 김이 바스러진다. 적당히 군 김에 따뜻한 밥을 올리고, 밥 위에 달래장이나 파장을 조금 넣어서 먹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곱창돌김도 일반김과 마찬가지로 물김으로 조리해 먹기도 한다. 해남, 진도 사람들은 물김으로 된장국을 끓이기도 하고, 물김과 무채를 버무려서 식초를 뿌린 후 먹기도 한다.  

김공장에서 위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김. 사진/ 박상대 기자
곱창돌김선물세트. 김은 톳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식탁에 바로 올릴 수 있는 조미김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맛있는 곱창김 고르기
곱창김의 특징은 단연 작은 구멍과 두께에 있다. 처음 수확한 두꺼운 김엽체를 기계가 잘게 자른 후 말려서 만들지만 일반김에 비해 두께가 많이 두껍다. 김에 구멍도 송송 뚫려 있다. 사실은 곱창돌김의 매력은 두께에 있고, 이러한 두께에서 식감과 단맛이 나온다. 선일수산에서는 1톳에 420g과 480g 짜리 두 종류를 생산한다. 무게에 따라 한 톳의 두께도 다르다. 100장 한 톳에 20cm 이상 된다. 

공장마다 지역마다 곱창김을 생산해서 판매하는데 두께는 저마다 다르다. 건어물을 파는 곳에서 직접 살 때는 무게와 두께를 비교해보고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곱창돌김 중에 곱창재래돌김이란 상표를 달고 판매되는 김도 있다. 이는 재래식 김이란 뜻이 아니고 일반김보다 세로 사이즈가 조금 더 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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