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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특집 ①] 꿈꾸는 듯 황홀한 제주의 밤, 루나폴
[특집 ①] 꿈꾸는 듯 황홀한 제주의 밤, 루나폴
  • 정은주 여행작가
  • 승인 2023.08.14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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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을 연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테마파크 루나폴에서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함께 야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지난해 문을 연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테마파크 루나폴에서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함께 야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여행스케치=제주] 남국의 바다에 어둠이 깔리면 달빛을 타고 온 이야기들이 루나폴로 모여든다. 달에 사는 신비한 민족인 루나리안과 깜깜한 밤길을 밝혀주는 룬, 달의 파편인 루나락, 마마락과 만나는 루나폴은 밤이 되어야 열리는 신비로운 공간이다. 거대한 달과 몽환적인 숲길이 모든 이들을 환상 동화로 이끈다.

지난해 제주에 달과 소원의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문을 연 루나폴은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테마파크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달에 소원을 빌었고, 소원들이 쌓여 무거워진 달이 제주에 떨어졌다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신비한 세계관을 12만 평에 달하는 너른 숲에 펼쳐 놓았다. 미디어아트, 홀로그램 같은 실감 미디어 기술이 접목된 루나폴의 세계는 여행지에서의 밤을 꿈같은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개장한 지 1년 남짓이지만 제주를 대표하는 야간 명소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루나폴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시간. 대기 공간도 몽환적이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폴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시간. 대기 공간도 몽환적이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폴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위싱볼.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폴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위싱볼.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거대한 달이 내려 앉은 듯 신비롭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거대한 달이 내려 앉은 듯 신비롭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밤이면 열리는 신비한 달의 나라
사위가 어둑해지면서 굳게 닫혀 있던 루나폴의 문이 열렸다. 기다리던 사람들의 얼굴에도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독특한 복장을 한 루나리안을 따라 안에 들어서면 잔잔한 노래와 미디어 아트로 이뤄진 프리 쇼가 시작된다. 소원을 담은 달이 떨어져 루나폴이 되었다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운다.

폭포와 안개가 피어오르는 동굴을 지나면 색색의 빛이 감싼 연못이 나타난다. 주변을 둘러싼 오색찬란한 숲길이 차원이 다른 세계로 순간 이동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놀라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거대한 달이 지상에 내려앉아 있기 때문이다. 건물 5층 높이에 달하는 초대형 달은 다가갈수록 점점 더 커진다.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모습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아오던 것과 흡사해 더욱 몰입하게 된다.

밤하늘에서 떨어져 나온 달을 중심에 두고 본격적인 루나폴의 세계가 시작된다. 달의 오른쪽부터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원형 코스이며 루나 샤인(Luna Shine)과 루나 하트(Luna Heart), 루나 피스(Luna Peace), 루나 레인(Luna Rain)이라는 각각 다른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위싱볼은 루나폴을 더욱 알차게 관람하는 보너스 옵션이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인터랙션 요소로 각 구간마다 설치한 포인트에 위싱볼을 넣으면 숨어 있던 미디어 아트가 나타난다. 위싱볼은 관람 전에 미리 구입해 놓아야 한다.

루나리안이 살고 있는 빌리지.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리안이 살고 있는 빌리지.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노래와 미디어 아트로 이뤄진 프리 쇼.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노래와 미디어 아트로 이뤄진 프리 쇼.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체험존 포인트에 위싱볼을 넣으면 숨어 있던 미디어 아트가 나타난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체험존 포인트에 위싱볼을 넣으면 숨어 있던 미디어 아트가 나타난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INFO 루나폴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일주서로 1836
운영시간 19:30~24:00(입장마감 23:00), 우천 시에도 정상 운영
요금 어른 22,000, 청소년 20,000, 어린이 17,000
문의 064-794-9680

소원을 빌며 위싱볼을 넣어볼까
부자가 되고 싶은 소원들이 모인 루나 샤인은 달의 폭포와 금빛 바다로 꾸민 공간이다. 금빛 장막을 열고 들어서면 바위에서 쏟아지는 폭포수가 사람들을 반긴다. 자연적인 지형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입혀 진짜 물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경쾌한 음악에 맞춰 바위가 눈을 깜박거리거나 방긋방긋 웃는 등 재치 있는 설정을 더해 관람하는 재미를 높였다.

우와! 금빛으로 바뀌었어요!”

누군가 체험존 포인트에 위싱볼을 넣은 모양이다. 영롱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바위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이 모습이 신기한지 꼬마 아이들은 연신 박수를 쳐댄다. 몇 걸음 더 걸어 나간 곳에선 돌담을 타고 넘는 파도가 반원을 그리며 발밑까지 밀려든다. 바닥에 놓인 황금덩이들이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더욱 실감 나게 해준다. 환상적인 풍경에 도취되어 금빛 바다를 지나쳐 가기 전 작은 소원 하나를 빌었다.

색색의 빛을 담은 연못.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색색의 빛을 담은 연못.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신비로운 밤의 곶자왈.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신비로운 밤의 곶자왈.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안개와 조명을 이용해 환상적인 숲길을 연출했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안개와 조명을 이용해 환상적인 숲길을 연출했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두 번째 테마인 루나 하트는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인 공간이다. 분홍색 레인을 따라 걷는 동안 곁에 있는 가족이나 연인의 손을 꼭 잡고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자. 이곳에도 숨은 미디어 아트를 찾는 위싱볼 포인트가 있다. 영원한 사랑을 소망하며 위싱볼을 넣으면 메말라 있던 나무에 핑크빛 기운이 휘감아 돌며 풍성하게 잎을 틔워낸다.

달밤의 숲길을 걷는 루나 피스
건강함을 기원한 루나 피스는 루나폴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라 할 수 있다. 비밀스러운 곶자왈에 다양한 볼거리들을 배치해 두어 짧지 않은 숲길임에도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다가 숲을 나설 때가 되면 아쉬움에 뒤를 돌아보게 된다. 돌무더기와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곶자왈은 언제 봐도 오묘하지만 희미한 조명과 뿌연 안개에 뒤덮여 있는 밤의 숲은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흐른다. 마치 고요한 새벽의 안개숲을 걷는 듯하다.

숲속에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있는 작은 돌멩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달의 파편 조각에서 탄생되었다는 루나락이다. 커다란 바위에 구현한 미디어 아트를 통해 이들의 부모인 마마락도 만날 수 있다. 색색의 깃털 옷을 입은 룬이 흥겨운 춤과 음악으로 길을 밝혀주니 어두운 숲이 무섭게 느껴질 이유가 없다. 길 끝에는 특수조명을 사용해 사방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것같은 효과를 구현해 놓았다.

자연석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가 실감난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자연석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가 실감난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폴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장소.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폴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장소.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숲속에 꾸민 로맨틱한 포토존.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숲속에 꾸민 로맨틱한 포토존.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차원을 건너온 듯한 오색찬란한 숲길.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차원을 건너온 듯한 오색찬란한 숲길.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꿈에서나 나올 법한 신비로운 공간은 현실을 이탈해 마법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사방에서 반짝대며 쏟아지는 불빛 속을 걷다 보면 마지막 위싱볼 포인트가 나타난다. “사랑하는 아들! 몸 잘 챙기고 건강하게 지내.”, “예쁜 우리 딸! 엄마, 아빠가 언제나 사랑한다.” 위싱볼을 넣으면 자식들의 건강을 바라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음성으로 흘러나온다.

거대한 달에 새긴 시간
사람들의 소원이 비가 되어 내리는 루나 레인은 별똥별, 혹은 유성이라 불리는 우주의 신비를 숲에 펼쳐 놓았다. 나무들 사이로 번쩍이는 불빛이 비칠 때마다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람들이 빌었던 그 많은 소원들은 모두 이뤄졌을까.

처음 시작했던 자리로 되돌아오면 거대한 달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다시 한번 간절히 비는 소원이란 부제가 붙은 달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일은 필수다. 누구든 그냥 지나쳐 갈 수 없는 가장 사랑받는 포토존이다. 환한 조명 앞에 서면 달의 표면에 검은 실루엣이 나타나며 동화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다정한 연인샷을 완성하려면 삼각대는 필수다. 밤하늘 아래 달과 함께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이제는 고전이 된 영화 <E.T>의 한 장면이 그려진다.

루나폴을 떠나기 전 달이 바라보이는 카페에서 밤의 여운을 느껴보자. 테라스에 앉아 있으면 마치 우주에서 달의 경치를 감상하는 듯한 색다른 기분을 즐길 수 있다.

바위에 폭포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루나 샤인.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바위에 폭포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루나 샤인.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제주의 밤을 물들이는 루나폴.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제주의 밤을 물들이는 루나폴.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폴의 대표적인 포토 스폿인 거대한 달 앞에서.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루나폴의 대표적인 포토 스폿인 거대한 달 앞에서.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Travel Tip
루나폴 관람 방향은 일방향으로, 지나간 길은 되돌아오기 힘들다. 또한 숲길을 걷기 때문에 슬리퍼나 굽 높은 구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유모차나 휠체어는 진입이 어려운 구간이 있어 관람하는 데 불편할 수 있으며 애견은 입장이 금지된다.(안내견과 도우미견은 제외)

Editor's Pick
제주의 푸른 밤을 즐기는 또 다른 야간 명소들

갖가지 허브와 꽃들이 피어난 산책길에서 LED 조명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제주허브동산.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갖가지 허브와 꽃들이 피어난 산책길에서 LED 조명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제주허브동산.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300만 개가 넘는 조명빛이 곳곳을 포토 스폿으로 만들어준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300만 개가 넘는 조명빛이 곳곳을 포토 스폿으로 만들어준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허브향에 취하는 야간 산책, 제주허브동산
낮에는 갖가지 허브와 꽃들이 피어난 산책길을 즐기고 저녁에는 LED 조명 작품을 감상하는 색다른 야간 명소다. 넓은 대지에 약 150종의 허브와 야생화를 비롯한 화초들이 자라고 있으며 곳곳에 독특한 조각상들이 놓여 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300만 개가 넘는 조명빛이 허브 동산을 수놓는다. 은은하게 퍼지는 허브 향과 함께 빛의 퍼레이드를 만끽할 수 있다.

불빛들이 촘촘히 매단 나무들이 줄지어 선 길은 빛의 세계로 통하는 터널이다. 길을 걷는 동안 꿈속인 듯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든다. 으스스한 할로윈 소품들로 꾸민 독특한 산책길도 빼놓지 말고 가보자.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돈오름로 170
운영시간 09:00~22:00
요금 어른 13,000, 청소년 11,000, 어린이 10,000
문의 064-787-7362

제주 시내에서 가까워 찾이가기 좋은 제주불빛정원.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제주 시내에서 가까워 찾이가기 좋은 제주불빛정원.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구석구석에 볼거리가 많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구석구석에 볼거리가 많다. 사진 / 김도형 사진작가

오색 불빛이 반짝이는 밤의 정원, 제주불빛정원
제주 시내에서 가까운 제주불빛정원은 밤이면 화려한 조명으로 덮인 야외 정원이 밤하늘에 내려앉은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여러 가지 테마로 꾸민 조형물에 야간 조명을 입혀 어디를 가나 포토 스폿을 찾을 수 있다. 인생 사진관에서는 전문 스튜디오처럼 꾸민 테마 공간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인화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즐길만 한 놀이 시설도 갖춰져 있다. 야외 정원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아 사진을 찍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평화로 변에 위치해 찾아가기 편하며 일몰 시간에 맞춰 새별오름과 한 코스로 묶어도 좋다.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2346
운영시간 17:00~24:00(매표마감23:00)
요금 어른 12,000, 청소년 10,000, 어린이 8,000
문의 0507-1416-6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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