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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산물 찾아가는 전남여행 ①] 우럭 대신 새이름 찾아 나타난 국민 생선, 조피볼락
[수산물 찾아가는 전남여행 ①] 우럭 대신 새이름 찾아 나타난 국민 생선, 조피볼락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8.14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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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즐겨먹는 국민생선 우럭의 정식 명칭은 조피볼락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사계절 즐겨먹는 국민생선 우럭의 정식 명칭은 조피볼락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신안] 서해에서 남해까지 목포·완도·여수 어느 수산시상에서나 볼 수 있는 생선, 웬만한 횟집 수조에서는 사계절 볼 수 있는 생선 우럭. 회와 매운탕으로 인기 있는 국민 생선 조피볼락이 옳은 이름이다.

압해도 송공항 바닷바람과 조피볼락
우럭은 우리가 쉽게 먹는 생선 이름이지만, 사실은 옳은 이름이 아니다. 어류학자들은 조피볼락이 옳은 명칭이라고 한다. 조피볼락에서 조피는 거칠거칠한 껍질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이고, ‘볼락은 수많은 양볼락과 물고기를 뜻한다. 조피볼락은 껍질이 거친 볼락류 검은 물고기를 칭한다.

신안군 흑산면은 우리나라 최대 조피볼락 산지라고 한다. 흑산면사무소 이익재 주무관은 신안군에 조피볼락 양식장이 70여 곳 있다고 한다. 흑산도 인근 양식장에서 어획한 조피볼락은 목포위판장으로 나와 판매되고, 다시 횟집으로 팔려나간다. 더러는 횟집과 직거래를 통해 출하하기도 한다.

흑산도 근해에 조피볼락 양식장이 70여 곳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흑산도 근해에 조피볼락 양식장이 70여 곳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 회는 가장 보편적으로 즐겨먹는 회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 회는 가장 보편적으로 즐겨먹는 회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지금 신안에선 오도리라 불리는 보리새우가 한창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지금 신안에선 오도리라 불리는 보리새우가 한창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폭우가 내릴 거라는 예보를 듣고 신안군 압해도로 달려갔다. 신안 천사대교가 시작되는 신안군의 관문 같은 섬이다. 천사대교가 이어지기 전에는 신안군내 여러 섬을 오가는 여객선이 압해도 송공항에서 출항하고 입항했다. 지금도 근해 섬을 오가는 연안 여객선들이 이곳 송공항을 이용한다.

송공항은 여전히 섬을 오가는 여행객이나 인근 주민들, 어업인들이 찾아오는 포구이다. 포구에는 횟집도 여러 집이 성업중이고, 가까운 곳에 낙지의 거리를 조성해 놓았고, 낙지요리를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있다. 압해도에는 조피볼락 치어를 양식하여 흑산도 양식장에 제공하는 치어양어장이 여러 곳 있다.

조피볼락 미역국은 임산부 보신용으로 인기
조피볼락은 겉모습은 검정색이나 회색이다. 배 부위는 흰색이며, 비늘이 있고 껍질이 두터운 편이다.

조피볼락 회는 사계절 먹을 수 있는 회 가운데 하나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 회는 사계절 먹을 수 있는 회 가운데 하나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압해도 송공항에는 횟집과 낙지거리가 있다. 사진은 1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바다 횟집. 사진 / 박상대 기자
압해도 송공항에는 횟집과 낙지거리가 있다. 사진은 1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바다 횟집. 사진 / 박상대 기자
신안 압해도 송공항에서 부모님과 함께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둘째 아들 채영우 씨부부와 큰며느리. 사진 / 박상대 기자
신안 압해도 송공항에서 부모님과 함께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둘째 아들 채영우 씨부부와 큰며느리.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은 회나 매운탕, 조림, 미역국 등 해물 요리에서 많이 쓰이는 생선이다. 넙치와 함께 양식하는 숫자가 많아서 사계절 수산시장에서 마주할 수 있다. 겨울철이 제철이지만 산란기인 4~6월이 지나면 언제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조피볼락은 뼈대가 굵고 살점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회는 광어, 탕은 우럭이라고 하지요. 그래도 회도 먹고 탕도 먹고 싶은 분들은 조피볼락을 드시지요.”

송공항 신바다 횟집 채백호 대표의 이야기다. 둘째 아들과 두 며느리를 1, 2층에 두고 10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하는 채 대표는 조피볼락이 사계절 먹을 수 있는 생선이라고 한다. 신안군청에서 공무원을 하다 부모님의 권유로 사표를 내고 횟집에서 일하고 있는 둘째 채영우 씨는 주로 회를 뜬다. 3년이 지나서 칼질이 손에 익숙해졌지만 아직 초보라며 웃는다.

조피볼락 맑은 탕은 숙취해소와 기력회복에 좋다고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 맑은 탕은 숙취해소와 기력회복에 좋다고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반건조한 조피볼락으로 만든 조피볼락찜. 사진 / 박상대 기자
반건조한 조피볼락으로 만든 조피볼락찜.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 회는 살점이 맑고 하얗다. 보통 3mm 두께로 썰어서 내놓는데 간장이나 된장을 조금 찍어서 먹는다. 남도 횟집에서는 생된장에 다진 마늘을 넣고 참기름을 조금 부은 뒤 양념장을 만들어 식탁에 올린다.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사람은 비호남 사람들이고, 호남 사람들은 양념된장을 찍어 먹는다고 한다.

살점은 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느끼게 한다. 상추나 들깻잎에 살점을 올리고 양념장과 풋고추를 싸서 먹기도 한다.

시원한 감칠맛 때문에 매운탕이나 맑은탕으로 많이 먹는다. 술을 많이 마신 뒷날 아침에 맑은탕 국물을 마시면 숙취가 싹 씻긴다는 사람들이 많다. 조피볼락은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다. 피로해소와 기력회복,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산후조리 중인 여성들이 미역국을 끓여 먹을 때 소고기 미역국과 함께 조피볼락 미역국을 끓여 먹으면 좋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때 더 많이 팔린 생선들
지구촌을 긴장시켰던 코로나 팬데믹 때 수산물 생산자들은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매출이 더 증가한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들이 음식점에 가는 횟수는 줄었지만 집에서 주문해서 먹는 가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건조한 조피볼락은 구이나 찜을 만들어 먹는다. 고춧가루와 간장 등 작은 양념을 발라 먹기도 하고, 무나 감자를 넣고 조림을 만들어 먹어도 여름철 훌륭한 반찬이 된다.

신안군 조피볼락 양식업자들은 백년초를 비롯한 천연 식재료로 만든 먹이를 제공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신안군 조피볼락 양식업자들은 백년초를 비롯한 천연 식재료로 만든 먹이를 제공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 양식장 운영자들이 설립한 어업회사(신안우럭)에서 반건조한 조피볼락을 판매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피볼락 양식장 운영자들이 설립한 어업회사(신안우럭)에서 반건조한 조피볼락을 판매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코로나 팬데믹 때도 집에서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증가한 경우도 있었단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코로나 팬데믹 때도 집에서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증가한 경우도 있었단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압해도에는 조피볼락 양식어업인들이 공동출자해서 설립한 신안우럭()가 있다. 20101월 양식어업인들을 주축으로 41(지금은 연로하신 분들의 탈퇴로 34)이 출자금 13억 원으로 설립한 이 회사는 생선을 반건조해서 판매한다. 조피볼락을 비롯한 도미, 조기 등 여러 생선을 가격 변동에 흔들림 없이 제값을 받고 판매하고, 물고기 사료도 직접 생산해서 어가에 제공하고 있는 다목적 회사이다. 불순물이나 비양심이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신안 조피불락은 다른 지역 양식장에서 기른 물고기랑 다릅니다. 사료를 먹일 때 인공색소나 방부제 따위 화학물질을 섞지 않고 백년초를 배합한 사료를 줍니다. 한 마디로 천연사료를 먹여서 양식한 생선입니다.”

신안우럭박인재 대표는 신안 조피볼락을 자랑하자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사료 원가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고, 어려움이 많지만 소비자들을 믿고 묵묵히 일한다고 한다.

INFO 신안우럭()
주소 전남 신안군 압해읍 두지숭의길 161(분매리)
문의 061-245-4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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