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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산물 따라가는 전남여행] 무더위야 물렀거라! 장어가 간다!! 고흥 참장어
[수산물 따라가는 전남여행] 무더위야 물렀거라! 장어가 간다!! 고흥 참장어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7.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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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고흥, 여수, 장흥 등 남도에서는 참장어 하모 유비키와 붕장어 구이를 먹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고흥, 여수, 장흥 등 남도에서는 참장어 하모 유비키와 붕장어 구이를 먹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고흥] 무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맛있고 몸에 좋은 보양 음식으로 장어가 있다. 고흥에서 여수, 장흥까지 참장어 하모 유비키와 붕장어 구이가 여름철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손님 접대 1호 음식은 장어요리
고흥은 서울에서 멀다. 고흥을 쉽게 가는 요령은 기차를 타고 순천역까지 간 후 승용차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고흥 녹동항에 가기 위해 순천역에서 승용차를 타고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고흥나들목으로 들어선다.

고흥군에는 전국에 널리 알려진 두 포구가 있다. 나로도항과 녹동항. 고흥읍내에서 갈라지는 두 포구는 항공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항과 인근 바다에서 올라온 수산물 집하장이 있는 녹동항이다. 이번 여행길의 목적지는 녹동항이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 전경. 사진 / 박상대 기자
전남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 전경. 사진 / 박상대 기자
녹동항에는 고흥 앞바다 수산물들의 집하장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녹동항에는 고흥 앞바다 수산물들의 집하장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하모 유비키는 일본에서 수입된 음식 메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하모 유비키는 일본에서 수입된 음식 메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하모 유비키는 고흥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 식도락가들에게 인기 있는 요리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하모 유비키는 고흥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 식도락가들에게 인기 있는 요리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저 유명한 소록도와 전설적인 레슬러 김일을 배출한 거금도를 마주하고 있는 항구이다. “녹동 가시면 장어를 잡숴야지라. 여름철 보양식은 장어가 최고지라. 구이도 좋고, 탕도 좋고, 샤브샤브로 먹어도 좋고.” 금산 출신 친구는 혼자 가지 말고 당신을 데려가면 친절하게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여름철에 많이 잡히는 장어도 여러 종류가 있다면서.

실제로 고흥에서 만난 여러 사람이 말한다. “여름에 온 손님은 장어부터 멕여야 인사지라. 사위든 며느리든 가릴 것 없제. 손님이 아니어도 우리는 삼복더위 오기 전에 장어를 몇 마리 잡어 묵은게.” 여름철 남해안을 여행할 때 귀한 음식으로 소문난 메뉴는 뭐니뭐니해도 참장어 요리다.

하모 유비키는 생선과 수산물 육수에 무, 대파, 양파, 미나리, 부추 등을 데친 후 장어 살점을 익혀 먹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하모 유비키는 생선과 수산물 육수에 무, 대파, 양파, 미나리, 부추 등을 데친 후 장어 살점을 익혀 먹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24년째 녹동에서 장어요리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바다마을 박명란 사장. 사진 / 박상대 기자
24년째 녹동에서 장어요리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바다마을 박명란 사장. 사진 / 박상대 기자

일본 사람들이 가장 선호한 고흥 참장어
참장어는 경남에서는 바닷장어, 전남에서는 갯장어, 일본에선 하모라고 불리는 어종이다. 지금 남해안에서 하모 또는 하모 유비키라 불리는 메뉴는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본 상인들은 참장어를 잡아서 일본에 수출하던 여수 어민들에게 답례 차원에서 일본 구경을 시키고 하모 요리를 맛보여 주었다. 이 때 눈썰미 좋은 한 사람이 여수 음식점에서 일본 사람들이 먹고 있던 그 메뉴를 그대로 재현하면서부터 하모 유비키가 알려졌다. 장어탕이나 장어구이만 먹던 여수 사람들이 하모 유비키를 맛보고는 만들어서 팔기로 하면서 이제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참장어는 회를 먼저 먹고 나중에 샤브샤브를 먹어야 실속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어의 살점을 뜨거운 육수에 6, 7초 정도 넣었다 꺼내 양념장을 찍어서 먹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참장어는 갯장어나 하모로도 불린다. 길이가 60cm 안팎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참장어는 갯장어나 하모로도 불린다. 길이가 60cm 안팎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참장어는 사계절 아무 바다에서나 잡히는 어종이 아니다. 5월부터 9월까지 남해안 근해로 올라올 때만 잡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시기에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고흥과 여수 앞바다에서 가장 많이 잡히지요. 고흥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바닷물의 흐름이 빠르고 바닥의 개펄이 살아있는 도화면 앞바다와 나로도 앞바다에서 주로 잡힙니다. 일본에 수출할 때는 한국산이라 하지 않고 고흥산이라 써서 팔았대요.”

녹동항 바다마을 김용주 사장의 이야기다. 고흥 녹동항 출신인 김 사장 부부는 24년째 녹동에서 장어요리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가 횟집을 하셨는데 부인(박영란)이 물려받아 지금까지 하고 있다. 김 사장은 나로항 일대와 녹동항에 예전부터 장어요리를 파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예술적 미각을 체험할 수 있는 샤브샤브 쌈
참장어 요리는 여름 한철에만 즐길 수 있는 남해안의 별미다. 고흥이나 여수에는 경향 각지에서 하모 유비키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여행객과 미식가들이 많다. 참장어는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참장어는 주로 회와 샤브샤브로 만들어 먹는다. 다른 종류의 장어는 주로 구이나 탕으로 만들어 먹지만 참장어는 하모 유비키라 불리는 샤브샤브가 가장 많다.

고흥 사람들은 하모 유비키도 좋아하지만 회를 더 좋아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맛본 회랑 맛이 달라요. 들깻잎에 싸서 먹어 보세요. 천천히 씹으면 달착지근한 맛이 납니다. 회를 먼저 드시고, 샤브샤브는 나중에 먹어야 두 가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선양규 부군수는 전남지역 여러 곳을 다녀본 결과 미세한 차이지만 고흥 참장어 회가 가장 달콤하더라고 말한다.

회를 좋아하는 식도락가들은 단골횟집이 있다. 단골횟집을 찾는 이유는 조리실장의 칼솜씨를 말한다. 어종마다 다른 결과 두께로 회를 떠야 입에 착 감기는 맛이 난다고 한다. 바다마을 김용주 사장은 다른 것은 몰라도 장어회는 내가 뜬 것이 맛이 좋을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연습을 한 결과 물맛이 아닌 달콤한 맛이 나는 육즙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참장어는 샤브샤브를 먹기 전에 회를 먼저 먹어야 실속이 있다고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참장어는 샤브샤브를 먹기 전에 회를 먼저 먹어야 실속이 있다고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고흥 참장어 회에서는 달콤한 맛이 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고흥 참장어 회에서는 달콤한 맛이 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하모 유비키를 다 먹은 후에는 장어탕이나 죽을 만들어 먹으면 더 좋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하모 유비키를 다 먹은 후에는 장어탕이나 죽을 만들어 먹으면 더 좋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참장어 샤브샤브는 장어의 살점을 뜨거운 육수에 6, 7초 정도 넣었다 꺼내 양념장을 찍어서 먹는다. 뼈를 발라내고 7cm 크기로 자른 살코기를 무, 대파, 부추 등 야채와 장어뼈를 넣고 끓인 육수에 살짝 데치면 장어살이 오그라지며 마치 이팝나무 꽃처럼 하얗게 피어난다. 육수에 데쳐낸 살점을 상추, 들깻잎, 부추 등을 넣고 싸서 먹는다. 양파랑 같이 먹거나 마늘과 풋고추를 넣어 쌈을 싸도 된다.

INFO 녹동항 바다마을
주소 전남 고흥군 도양읍 북문길 7-4
문의 061-833-9192

고흥 녹동항에는 장어요리 전문음식점이 10여 곳 모인 장어의 거리가 있다. 사진은 녹동항 바다정원.
고흥 녹동항에는 장어요리 전문음식점이 10여 곳 모인 장어의 거리가 있다. 사진은 녹동항 바다정원.

고흥 녹동항에는 장어의 거리가 있다
고흥 녹동항에서는 사계절 장어요리를 먹을 수 있다. ‘아나고라 불리는 붕장어 덕분이다. 고흥 앞바다에서 잡힌 붕장어는 쫄깃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과 맛이 일품이다. 한때 전국 거의 모든 횟집에서 아나고 회를 팔았다. 그러던 중 비전문가들이 제멋대로 아나고 회를 팔았다가 간혹 사고가 발생했다. 장어의 독성을 제거하지 못한 탓이다.

아나고는 7, 8월이 제철이고, 잔뼈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회를 쳐서 먹어야 한다. 그런 까다로운 조리과정 때문에 요즘에는 회 대신 장어탕과 구이로 만들어서 먹는다. 회는 초고추장을 찍고, 마늘과 풋고추를 넣고 상추쌈을 싸서 먹는다.

주말 저녁에 녹동항에서는 드론쇼를 벌여 여행객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주말 저녁에 녹동항에서는 드론쇼를 벌여 여행객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어구이는 양념을 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양념을 한 것이나 하지 않은 것은 손님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대부분 서빙하는 사람이나 사장님이 권한 것을 선택해서 먹는다. 양념해서 구운 것은 괜찮은데 양념하지 않은 장어는 비린내가 난다. 비린내를 잡아주기 위해 상추와 들깻잎 위에 양념 소스를 듬뿍 찍은 살점에 생강채와 마늘을 넣고 싸서 먹는다.

임금님도 즐겨 먹은 보양 음식 장어
<동의보감>을 비롯한 조선왕조실록에 임금이 기력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찾아 먹인 음식이 장어요리였다고 한다. 장어구이, 장어탕에 이어 장어를 푹 삶은 뒤 액즙으로 만들어 먹게 했다는 것이다.

장어는 몸에 미끄럽고 끈적끈적한 뮤신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뮤신은 위와 장의 점막을 보호해서 장을 건강하게 해준다. 비타민E가 풍부해 세포 노화를 방지해주고 손상된 연골복구에 도움을 주는 콘트로이친, 젖산을 중화시켜 근육의 피로를 덜어주는 카르노신 등이 지친 육신에 도움을 준다.

장어는 남자들의 양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다. 여성의 난소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어 갱년기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주름방지 및 피부 탄력에 효과가 있고, 노화방지 효능이 있어 피부 미용에 좋다. 또한 장어는 비타민A 함유량이 쇠고기의 300~1300배라고 한다. 그리고 눈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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