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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정도 나누고 추억도 남기는 볼런투어
정도 나누고 추억도 남기는 볼런투어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6.11.0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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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행 키워드로 등장한 볼런투어란?
[여행스케치=임실] 최근 여행 키워드로 등장한 ‘볼런투어’란 찾아간 여행지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주변 여행을 즐기며 추억을 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방법이다. 국내 치즈의 본고장인 임실에서 진행된 볼런투어 프로그램을 따라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행’을 경험해 보았다.
임실군 자원봉사센터에서 볼런투어를 진행한 박사골 체험관 전경. 사진 노규엽 기자

“와~ 우리가 만든 강정이 바삭하게 제일 잘 됐다~.”

순천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온 참가자들이 임실군 자원봉사센터에서 마련한 볼런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임실 지역 노인들에게 전달할 강정을 만들어 지역에 도움을 주고, 임실의 특별한 장소들에서 체험여행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박사골마을에서 일반 강정과 아로니아 엑기스를 넣은 강정 등 두 종류를 만들며 볼런투어 일정을 시작했다.

볼런투어 참가자들이 강정 만들기를 통해 지역봉사를 행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즐기는 시간이 보람찬 봉사로 바뀐다
강정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강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튀밥과 물엿, 설탕, 식용유뿐. 먼저 물엿과 설탕, 식용유를 팬에 끓이다가 튀밥을 넣고 버무리고, 끈적해진 반죽을 비닐을 깐 쟁반에 놓고 방망이로 얇게 편 후 식혀서 자르면 끝이다. 웃고 떠들며 튀밥을 섞고 적당히 맛도 보는 사이 강정이 완성되고, 즐거운 시간의 결과물이 고스란히 지역에 보탬이 되는 마법을 보여준다.

봉사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강정은 임실 지역의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사진 노규엽 기자

강정 만들기를 마치고 마을 앞에 흐르는 세심천을 따라 한적한 마을길을 걷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약 1시간에 걸친 봉사와 산책을 진행하면 박사골마을에서의 일정은 종료, 향후 일정은 여행 추억으로 채우는 일만 남게 된다.

한편, 전북 임실군 삼계면에 위치한 박사골마을은 엿마을로 먼저 알려진 곳이다. 겨울이면 임실에서 생산한 쌀을 이용해 조청을 고아서 엿을 만드는데, 엿을 판 돈으로 자식들을 교육시켜 여러 분야의 박사들을 많이 배출해 박사골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박사골마을은 행정자치부에서 지정한 정보화마을로, 볼런투어와 관계없이 찾아도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다. 아로니아 따기, 아로니아 잼 만들기, 강정 만들기, 전통 쌀엿 만들기 등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고, 박사골체험관에 60명 수용 가능한 숙소도 갖춰져 있어 여유로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임실 특산물인 치즈를 여러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치즈테마파크. 사진 노규엽 기자

치즈테마파크에서 추억 만들기
“세계에는 수많은 종류의 치즈가 있습니다. 그 중 이름을 아는 치즈가 있나요?” “임실치즈!”

치즈테마파크는 국내 치즈산업의 효시인 임실 치즈를 더욱 널리 알리고 한국 치즈의 역사와 제조과정 등을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든 체험형 관광지다.

1958년 선교사 자격으로 임실에 온 벨기에의 지정환 신부는 임실군을 위한 일을 해달라는 당시 임실군수의 청을 받아들이며 치즈 생산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치즈에 대한 기술과 국내 인식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임실군민들과 노력한 끝에 국내 최초의 치즈산업을 이룩한 바 있다.

치즈테마파크에서는 이에 관한 역사를 알고 공장에서 치즈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보는 등 다양한 견학ㆍ체험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중 이번 볼런투어 참가자들은 찢어먹는 스트링치즈 만들기를 진행했다.

체험에 앞서 치즈가 만들어지는 원리에 대한 간단한 교육이 진행된다. 치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커드. 살균된 원유에 유산균을 넣어 발효를 시키고, 렌넷이란 응고제를 섞으면 커드가 만들어진다.

치즈 만들기 체험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그리고 스트링치즈는 커드를 뜨거운 물에 담가 부드럽게 반죽만 하면 준비작업 완료. 치즈를 잡아 늘리는 과정을 거쳐 찢어먹기 좋은 형태로 만들면 완성이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 설명처럼 쉽지는 않으나, 체험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는 사이 맛있는 스트링치즈가 완성된다. 과정을 잘 숙지해 놓는다면 향후 집에서도 치즈 만들기를 할 수 있는 경험이 쌓이는 건 덤이다.

치즈 만들기를 진행하며 여러 가지 재미난 형태로 치즈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한편, 치즈테마파크에서는 모짜렐라 치즈, 고다 치즈 등 임실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이름을 모방한 가짜 제품을 염려할 것 없이 임실 치즈를 믿고 살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임실 내에서 치즈를 생산하는 12개의 공장에서는 ‘임실N치즈’라는 상표를 부착하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도 들을 수 있어, 향후 정품을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도 습득해갈 수 있다.

여러 가지 재난 상황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는 전북119안전체험관. 사진 노규엽 기자

재난대비책을 몸으로 기억하는 시간
“본 체험은 비상상황 시 여러분에게 필요한 대응방법을 경험해보는 것입니다. 안전!을 외치시며 임해주십시오!”

비상사태에 대한 사전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최근 들어 경주에 지진이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도 재해ㆍ재난에 안전하지 않은 현실도 나타나고 있다. 임실에 있는 전북119안전체험관은 다양한 상황에 따른 안전체험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어, 기대를 품고 찾아도 좋을 곳이다.

위기탈출 체험동에서 학창시절 극기훈련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흔들리는 나무다리를 건너는 고공횡단 체험, 완강기 등에 매달려 낙하를 해보는 피난기구 체험, 화재 등이 발생했을 시 에어백 위로 안전하게 뛰어드는 낙하 체험 등 일반인들이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눈앞에 펼쳐놓고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사고 발생 시 높은 곳에서 에어백으로 탈출하는 방법을 체험하는 모습. 사진 노규엽 기자

이와 같은 경험은 평생 겪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단 한 번 생길지 모르는 경우를 위해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안전체험교관의 말에 따라 참가자들 모두 구슬땀을 흘리며 성실히 임하는 모습이다.

전북소방본부에서 운영하는 전북119안전체험관은 실제 소방대원들이 교육을 진행해 안전하면서 실용적인 체험을 돕고 있다. ‘교육+체험+놀이’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를 지향하는 전북119안전체험관에서는 단체 또는 가족 단위로 찾아와 몸으로 즐기는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다.

비상시 탈출법을 익힐 수 있는 위기탈출 체험동과 지진ㆍ교통사고 등의 재난상황을 극복해보는 재난종합 체험동, 아이들이 놀면서 재난 대비책을 배울 수 있는 유아 전용 어린이안전마을, 여름철 물놀이 사고를 대비해보는 물놀이 안전체험장 등 연령대별 맞춤형 체험과 실제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실내외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위기탈출 체험동에서는 학창시절 극기훈련을 받는 듯한 훈련도 펼쳐진다. 사진 노규엽 기자

전북119안전체험관은 임실 볼런투어 일정 중에 가장 특별한 경험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안전하게 운영되는 재난체험시설이 흔치 않을뿐더러, 전라북도에서 직접 운영하는 시설이라 체험비가 비싸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Tip 볼런투어란?
볼런투어는 자원봉사를 뜻하는 볼런티어(Volunteer)와 여행의 투어(Tour)를 결합한 신조어로, 여행을 하면서 현지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를 지닌 공정여행의 연장선에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지금까지 알아왔던 자원봉사여행과 달리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여행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볼런투어 프로그램 찾는 방법
대한민국 행정자치부에서 운영하는 ‘1365자원봉사포털(www.1365.go.kr)’에 접속하면, 각 지역별, 분야별 봉사 프로그램을 검색할 수 있다. 이 중 가고 싶은 지역을 찾아 스스로 볼런투어 코스를 짜볼 수 있다.

직접 계획을 잡기 어렵다면 각 도별, 시ㆍ군별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볼런투어 프로그램을 문의하는 것도 방법. 그 중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www.jbvolo.or.kr)를 통하면 도내 14개 시ㆍ군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는 볼런투어 프로그램을 추천받을 수 있다.

한편, 조정란 임실군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10명 이상의 인원을 모아 볼런투어를 요청하면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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