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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인생 버킷리스트, 첫 번째 크루즈 여행
인생 버킷리스트, 첫 번째 크루즈 여행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10.30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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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만 톤 급 초대형 크루즈인 코스타 세레나호.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코스타 세레나호]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여행 버킷 리스트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내겐 크루즈 여행이 그랬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내가 하기엔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막연한 여행이랄까. 어렴풋한 꿈이 현실이 된 첫 번째 크루즈 여행을 통해, 그렇게 또 인생 버킷리스트를 하나를 체크했다. <취재협조=롯데제이티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부산행 열차에 올랐다. 두 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본 코스타 세레나호의 웅장한 모습이 단번에 시선을 잡아끈다. 마치 거대한 리조트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번 34일간의 여정 동안 발이 되어주고 편안한 집이 되며 신나는 놀이터가 될 코스타 세레나호다.

일본 사카이미나토항에 기항중인 코스나 세레나호. 마치 거대한 리조트가 바다 위에 떠있는 듯 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이탈리아 선박답게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진/ 민다엽 기자
호텔 못지 않은 객실 컨디션. 매일 아침 객실안에서 편하게 일출을 맞을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국내 최대 규모’ 11t급 초대형 크루즈

이번 크루즈 여정은 부산에서 시작한다2,000여 명의 여행자들을 태운 코스타 세레나호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일본의 항구 도시 두 곳, 사카이미나토와 마이즈루를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34일의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이번 항차에는 TV조선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이하 미스터트롯2)>의 맴버인 김용필, 송민준, 박성온, 박지현의 선상 콘서트가 진행되어 수많은 팬이 함께했다.

롯데제이티비에서 전세 계약을 맺은 코스타 세레나호는 이탈리아 국적의 114,000톤급 선박으로, 전장 290m, 전폭은 35m에 달하는 초대형 크루즈 선박이다. 여의도에 있는 63빌딩의 높이가 249.6m인 점을 고려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코스타 세레나호에는 약 2,000여 명의 승객과 1,000여 명의 승무원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으며, 최대 수용인원은 약 3,700명에 달한다. 탑승객과 승무원의 비율이 무려 2:1인 점, 여행자들는 그저 배 위의 모든 것들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이는 국내 출발하는 크루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실제로 항구에 정박해 있는 선박의 모습을 보면 마치 초대형 리조트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압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다 위를 힘차게 가르는 크루즈 선. 바람이 상쾌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망망대해 위에서 즐기는 작은 워터파크. 사진/ 민다엽 기자
실내 풀장에서 편하게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심심할 틈 없는 크루즈 200% 즐기기

크루즈 위에서의 하루는 그 자체만으로 여행이 된다. 배에 올라서자마자 크루즈 안에서 다채로운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먹고 보고 즐기기위해 이토록 열심히 움직여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극장에서는 화려한 뮤지컬 공연이 펼쳐지고, 샴페인 한잔 홀짝이며 감미로운 재즈 선율에 취해보는 것도 퍽 낭만적이다. 또 갑판 위로 올라가 야외 풀장에서 수영하거나 선베드에 누워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겨도 좋고,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럭셔리한 만찬을 즐기며 모처럼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누려보는 것도 힐링 그 자체. 그저 마음이 즐거워하는 일을 찾아 자유롭게 하루하루를 보내면 그만이다.

매일 밤 펼쳐지는 흥겨운 파티. 사진/ 민다엽 기자
마치 영화 속 한장면을 연상케하는 고급스러운 정찬장. 사진/ 민다엽 기자
간만에 호화로운 식사를 즐기며 작은 사치를 부려봐도 좋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이탈리아 젤라또도 빠질 수 없지! 사진/ 민다엽 기자

선상 위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과 프로그램을 오롯이 즐기려면 조금은 계획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대별로 프로그램이 빡빡하게 차 있는 걸 볼 수 있다. 매일 저녁 객실로 배달되는 선상 신문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그날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이벤트가 배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니 미리 원하는 이벤트에 펜으로 체크를 해가며 하루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좋겠다. 이 밖에도 레스토랑별 메뉴와 오픈 시간, 쇼핑 할인이나 각종 시설 이용 방법, 기항지 투어 정보 등은 물론, 파티 드레스코드와 같은 깨알 같은 팁도 담겨있으니 놓치지 말 것.

샴페인 한잔과 함께하는 분위기 있는 공연. 사진/ 민다엽 기자
쉴새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공연들. 사진/ 민다엽 기자
크루즈 안에서는 카지노도 빼놓수 없다. 사진/ 민다엽 기자 

저녁 늦도록 이어지는 파티와 공연, ‘아름다운 밤이에요~!’

한껏 차려입은 여행자들이 파티장으로 하나둘 모여들더니, 이내 흥겨운 음악과 함께 한바탕 춤판이 벌어진다. 쭈뼛거리는 것도 잠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박자를 타며 파티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른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는 호화로운 파티 장면, 여기에 나이나 성별 따위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처럼 밤낮으로 펼쳐지는 댄스파티와 화려한 공연은 크루즈 여행의 백미다. 요란한 클럽 음악부터 디스코, 라틴, 재즈,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곳곳에서 흘러나오는데, 취향에 따라 원하는 파티를 선택해서 즐기면 된다. 파티장마다 또는 시간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여러 파티장을 오가며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특히, 하루 한 번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메인 공연은 절대 놓쳐선 안 될 중요 이벤트다. 날마다 전문 배우들의 퍼포먼스 공연과 뮤지컬, 라이브 연주 등이 진행되었는데, 그야말로 눈과 귀가 황홀해지는 순간이었다. 특별히 이번 여정에는 <미스터트롯2> 맴버 4(김용필, 송민준, 박성온, 박지현)이 함께 나의 인생 크루즈선상 공연을 선보여 큰 반응을 이끌어 냈다. 형형색색 응원봉을 흔들며 떼창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느 대형 콘서트장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추첨을 통해 각 출연진과 특별한 팬 미팅도 진행되었다.

메인 공연장을 가득 메운 여행자들. 사진/ 민다엽 기자
미스터트롯2의 특별한 선상 공연이 진행됐다. 사진/ 민다엽 기자
저마다 응원봉을 들고 즐겁게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크루즈 여행에 정장이나 드레스가 꼭 필요할까?

크루즈 여행을 보다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면 그럴듯한 의상 한 벌 정도는 챙겨가길 적극 추천한다. 대부분의 크루즈에서는 1~3회 정도 정장드레스와 같은 특별한 복장 규정(드레스 코드)이 요구된다. 서양 쪽에선 화려한 파티나 갈라 공연, 정찬장에서는 어느 정도 복장을 갖추고 입장하는 것이 매너이기 때문이다. 일부 공간의 경우에는 슬리퍼나 반바지 등을 착용한 채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장이나 드레스가 없어도 대부분의 크루즈 시설을 이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 권장 사항 정도로만 생각하면 쉽다. 깔끔한 의상 한 벌 정도면 충분하다. 때때로 흰색, 빨간, 녹색 등 원색 계열의 드레스 코드가 있는 날에는 넥타이나 스카프, 신발 등 간단한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고, 과감하게 한복을 입는 것도 탁월한 선택이다. (실제로,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항상 들고 다녀야할 필수품. 사진/ 민다엽 기자

Tip. 배 안에서 모든 결제는 '코스타 카드'로

크루즈 안의 모든 것은 코스타 카드한 장으로 해결된다. 선실의 문을 열 때도, 각종 음식이나 술 주문, 또는 스파나 미니바 등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코스타 카드로 결제하게 된다. 해외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 또는 보증금을 미리 예치시켜 놓은 뒤, 배에서 내릴 때 합산되어 결제되는 방식이다. 객실이나 레스토랑에서도 팁을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으며 관광세 역시 코스타 카드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선내에서는 현금(달러, 원화)이 크게 필요 없다

 
크루즈의 또 다른 묘미, 기항지 투어

일본 소도시 여행

사카이미나토 & 마이즈루

크루즈 여행에서 가장 편한 점을 꼽자면 바로 여행지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배 안에서 신나게 먹고 놀고 자고 나면, 또 다른 관광지에서 눈을 뜨게 된다. 일반적인 크루즈 여행시(6) 보통 3개국 정도를 기항하게 되는데, 복잡한 입출국 심사 없이 간편하게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다는 건 큰 강점이다.

일본 요괴물 만화를 테마로 한 미즈키 시게루 로드. 사진/ 민다엽 기자
거리에는 독특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거리에는 독특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요괴들의 마을, 사카이미나토

사카이미나토는 일본 돗토리현 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인구는 3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매년 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인기 여행지다. 특히 일본 요괴물 만화의 거장 미즈키 시게루의 고향이자 그의 대표작인 <게게게의 키타로>에 등장하는 다양한 요괴 동상을 볼 수 있는 요괴의 마을로도 유명하다. 이 만화는 요괴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며, 일본 내에서는 국민 만화로 불리는 큰 일기를 끌었다.

도시 전역에 걸쳐 <게게게의 키타로>에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살펴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미즈키 시게루 로드(水木しげるロード).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는 만화 속 캐릭터들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조형물과 벽화, 그림, 가게 등으로 가득 차 있다.

크고 작은 요괴 동상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만화 속 케릭터와 인증 사진을 찍고 있는 여행객. 사진/ 민다엽 기자

거리 전체가 만화 속의 세계로 녹아들어, 여행객들은 실제로 만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모습과 크기로 거리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요괴 동상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요괴를 테마로 한 독특한 기념품 상점과 카페 등도 늘어서 있어,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팬뿐만 아니라 일본의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꽤나 흥미로운 장소가 될 듯싶다.

아름다운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아마노하시다테 뷰랜드. 사진/ 민다엽 기자
가랑이 사이로 거꾸로 보면 용이 승천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민다엽 기자

자연이 만들어 낸 신비로운 절경, 마이즈루

교토현 북쪽 끝에 있는 마이즈루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오랜 역사가 남아있는 항구 마을이다. 행정 구역상으로는 교토에 속해있지만, 거리가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교토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편이다. 일본 자위대 사령부가 있는 곳으로, 붉은 벽돌 파크를 비롯해 군사 관련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다소 딱딱한 역사 여행이 별로라면, 일본의 3대 절경 중의 한 곳으로 불린다는 아마노하시다테 뷰랜드 투어를 신청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마이즈루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미야즈시에 위치해 있지만, 차장 너머로 스치는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금세 도착하게 된다.

산 정상에 있는 아마노하시다테 뷰랜드에 오르기 위해선 모노레일이나 리프르를 타고 올라야 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 탑승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오를 때는 모노레일, 내려올 때는 리프트를 타는 것이 경치를 감상하기에 수월하다.

지혜를 관장하는 문수보살을 모신다는 지은사. 사진/ 민다엽 기자
누군가의 작은 소망들. 한 여행객이 점괘가 담긴 작은 부채를 매달고 있다.사진/ 민다엽 기자

전망대에 오르면 일본어로 하늘 다리라 불리는 아마노하시다테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마노하시다테는 강과 바다가 만나 탄생한 신비로운 사구로 자연적으로 형성된 다리 모양의 지형을 따라 약 8,000그루가량의 소나무가 늘어서 있다. 재미있게도, 가랑이 사이로 거꾸로 풍경을 바라보면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요상한 자세로 경치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여기서, 한쪽 손에는 상점에서 파는 소원 구슬을 든 채 바라보는 것이 포인트. ‘용의 기운이 소원을 들어준다나...

돌아오는 길에는 지혜를 관장하는 문수보살을 모신다는 지은사에 들러보는 보는 것도 좋겠다. 시주를 하면 그날의 운세를 점쳐볼 수 있는 작은 부채를 얻을 수 있는데, 좋은 점괘가 나왔다면 나무에 매달아 기도를 드리고 오면 된다고 한다. 참고로, 아마노하시다테는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인기 관광지다 보니 기념품점이나 분위기 좋은 음식점, 카페 등 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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