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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월드 트래블] 바다거북과 함께 수영하는 천국의 섬, 인도네시아 롬복 길리트라왕안
[월드 트래블] 바다거북과 함께 수영하는 천국의 섬, 인도네시아 롬복 길리트라왕안
  • 김수남 여행작가
  • 승인 2023.11.14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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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레포츠 활동이 매력적인 인도네시아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바다거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레포츠 활동이 매력적인 인도네시아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자들에게 필수 코스 중 하나가 이웃 롬복에 속한 길리(Gili). 롬복에 바짝 붙어있는 섬인데도 발리에서 건너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뭔가 끌리는 게 있다는 이야기다. 관광객들에게 최적화된 휴양시설과 자동차 대신 마차가 다니는 특유의 섬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천국의 섬이라 불릴 만큼 깨끗한 바다와 그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레포츠 활동이 매력이다. 물론 산호 해변에 그저 누워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평화로운 길리T 해변 풍경.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평화로운 길리T 해변 풍경.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는 롬복 원주민인 사삭족 언어로 작은 섬이란 뜻이다. 롬복에는 많은 길리가 있지만 서쪽에 나란히 군도를 이루는 작은 섬 3개를 보통 길리스라고 부른다. 롬복에서부터 길리 에이르(Air), 길리 메노(Meno), 길리 트라왕안(Trawangan)이다. 어느 글로벌 호텔 예약업체는 가장 크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길리T를 파티의 섬으로, 작은 길리M을 휴양의 섬으로 그리고 길리A를 가장 전통적인 곳이라 소개한다.

인도네시아 삼다도, 길리T
길리T 선착장에 내리면 제일 먼저 혼잡한 관광객들 틈 사이로 분주히 오가는 마차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의 유일한 상업용 교통수단이다. 섬 자체 조례에 의해 동력기관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은 운행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쪽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여행자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북쪽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여행자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변에는 노천카페가 즐비하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변에는 노천카페가 즐비하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현지민들이 주로 오스카(horse car)’로 부르는 치도모는 조합에서 운영을 하는데 100~150k의 운임을 받고 섬 구석구석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치도모 다음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이 자전거다. 자전거로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은 관광객들의 필수 체험거리다. 자전거를 못 탄다면 걸어서 한 바퀴 돌아도 된다. 섬 둘레가 약 6.8km이니 일반적인 걸음걸이로 1시간 30분쯤 걸린다.

제주도를 삼다도라 하듯이 길리T3가지 많은 것이 있어서 인도네시아의 삼다도라 할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말이다. 말은 관광객들을 태우기도 하고 섬주민들이 쓸 생필품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 역할을 한다. 두 번째 많은 것은 고양이다. 발리섬에는 개가 많은 편인데 길리에는 개가 없고 고양이들이 많다. 고양이들이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사람을 보고도 피하는 법이 없다. 자연스레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반려동물 문화가 발리와 다른 것은 종교와도 관계가 있다. 발리는 힌두교 계열이고 길리는 이슬람이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마차.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마차.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자전거 타기는 섬에서의 필수 체험.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자전거 타기는 섬에서의 필수 체험.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이슬람문화에서는 개를 정갈하지 못한 동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개를 뜻하는 아랍어 칼브(Kalb)는 남을 욕할 때 쓰고 있어서 용례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반면 고양이는 깨끗한 동물이다. 이슬람 사원에서 유유히 걸어 다니는 동물이 바로 고양이다. 세 번째 많은 것이 바로 거북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거북을 보기 위해 길리T에 들어올 정도다.

반면에 길리T에 없는 것도 있다. 자동차가 없고 개가 없다. 그리고 비교적 모기도 적은 편이다. 물론 건기와 우기에 따라 사정이 다르고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농어촌에서 생활해본 사람이라면 길리의 모기가 상대적으로 적음을 알 수 있다. 모기가 많다면 그림 같은 해변의 낭만도 없었을 것이다.

길리 T 사람들의 진심어린 고양이 사랑.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 T 사람들의 진심어린 고양이 사랑.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는 바다거북이지!
보통 길리T에서 바다거북을 관찰하려면 배를 타고 조금 나가서 스노클링 하면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섬 동쪽에는 관광객을 모집하는 부스들이 여럿 성업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함께 팀을 이뤄서 나가는 저렴한 프로그램도 있고 단둘이 또는 가족 단위로 나가는 프라이빗 투어도 있다. 가이드는 바다거북과 함께 스노클링 하는 관광객의 모습을 촬영해주기도 해 인생샷을 건지려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길리T에서 바다거북을 관찰하기 특히 좋은 곳은 북쪽이다. 길리비치프론트 호텔과 TV 윤식당 촬영지(현재는 Villa Penyu로 바뀜) 사이가 소문난 터틀포인트다. 이곳에선 굳이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해변가에서 바다거북을 볼 수 있다. 바다의 경사가 매우 완만하여 허리춤만 들어가도 거북을 볼 수 있다. 바닷가에 자리 잡은 길리비치프론트 호텔은 레스토랑이 수상가옥 형태로 되어 있는데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바다거북이 보일 정도다.

배에서 다이빙놀이 하는 길리의 어린이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배에서 다이빙놀이 하는 길리의 어린이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TV프로그램 '윤식당' 현장. 모든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한식을 판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TV프로그램 '윤식당' 현장. 모든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한식을 판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동트기 전 길리비치프론트의 풍경.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동트기 전 길리비치프론트의 풍경.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비치프론트 호텔과 윤식당 사이에는 기념품을 팔면서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해주는 간이 매장들이 모여 있다. 동네 청년들이기도 한 그들은 손님이 있건 없건 삼삼오오 해변에 모여 노래 부르며 놀기를 즐긴다.

그중 자칭 토틀맨이라는 모하메드는 해변가에서 망설이는 관광객들을 보면 직접 이끌고 바다로 들어가 바다거북을 보여주기도 한다. 100k 정도의 팁이 아깝지 않은, 친절하고 유쾌한 동네 인싸.

서쪽 해변에서는 승마체험이 가능하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서쪽 해변에서는 승마체험이 가능하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서쪽 해변에는 바닷가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곳도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서쪽 해변에는 바닷가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곳도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변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길리T
180만 평 면적의 길리T는 숙소를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터틀포인트인 북쪽은 조용하다. 저녁에는 별을 보며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이다. 위치에 따라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물론 제일 큰 장점은 바다거북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항구 선착장에서 멀다는 점이다.

항구 선착장이 있는 동쪽 해안은 온종일 마차가 오가고 보트를 이용하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편의시설이 집중되어 있지만 시끄럽고 어수선한 게 흠이다. 서쪽 해안은 선셋 포인트다. 해변에 일몰을 감상하려는 노천 카페들이 즐비하고 일몰을 배경으로 승마체험도 할 수 있다. 어둠이 내리면 해변을 무대로 라이브 연주를 하는 곳들도 있어 파티섬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불야성을 이루는 길리야시장.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불야성을 이루는 길리 야시장.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 야시장의 현지음식 체험. 꼬치가 주를 이룬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 야시장의 현지음식 체험. 꼬치가 주를 이룬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동쪽 항구 앞에서는 저녁마다 야시장이 열린다. 씨푸드를 비롯한 먹거리가 주를 이룬다. 특히 바비큐와 꼬치구이를 취급하는 가게들이 인기인데 새우나 오징어, 문어, 닭고기 꼬치 등을 고르면 밥과 반찬은 무료로 제공된다. 꼬치는 보통 25k로 저렴한 편은 아닌데 무료음식이 포함된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워나온 음식과 밥과 반찬을 들고 가운데 테이블에서 앉아 먹는 시스템이다. 밥과 반찬은 훌륭한 나시짬뿌르(인도네시아식 백반)가 된다.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그리고 이웃한 길리A, 길리M으로의 호핑투어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 프로그램 역시 동쪽 해안에서 출발한다. 여행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부스와 기념품 부스도 해안가에 여럿 자리 잡고 있다.

해 뜨기 전부터 고기를 잡고 있는 어부.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 뜨기 전부터 고기를 잡고 있는 어부.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여행자들을 위한 길리 여행 쪽지
길리T가 목적이라면 비행기로 롬복까지 이동, 롬복공항에서 약 1시간 남짓 걸리는 택시나 저렴한 담리버스로 방살항구까지 이동해야 한다. 방살항구에선 퍼블릭보트나 프라이빗보트 등을 이용하여 길리T에 들어간다.

발리 여행길에 길리T를 많이 들르는데 발리 동쪽 빠당바이항에서 스피드보트를 타면 된다. 에카자야(Ekajaya)나 블루워터익스프레스 등이 인기가 좋다.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에카자야는 금요일에 예약할 경우 20% 할인이 되며 발리 내 숙소에서의 승하차 유료 서비스 상품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시간 소요된다.

현지민들을 대상으로 자전거로 군것질거리를 팔러다니는 상인.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현지민들을 대상으로 자전거로 군것질거리를 팔러다니는 상인.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동쪽 해안 골목길 풍경.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동쪽 해안 골목길 풍경.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조용하게 힐링할 수 있는 숙소를 원한다면 북쪽에 있는 길리 비치프론트(Gili Beachfront Suites)가 제격이다. 신축 리조트라 시설이 깨끗한 것은 물론, 푸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탁 트인 조망 덕분에 한적하게 일출을 감상하기 좋다. 바로 앞 해변에서 가족끼리 해수욕이나

스노클링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특히 앞바다에서 거북이를 볼 수 있는 터틀포인트 명당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좀 더 프라이빗한 숙소를 찾는다면 남쪽의 폰독산티 리조트(Pondok Santi Estate)를 추천한다. 가격대가 조금 높은 편이지만, 독채로 이뤄진 객실과 넓은 정원, 아름다운 수영장 등 이국적인 풍경 등이 예뻐서 주로 신혼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세계 각국 여행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Warung lalapan made의 나시고랭.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세계 각국 여행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Warung lalapan made의 나시고랭.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변가의 일상적인 옷차림.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변가의 일상적인 옷차림.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T 로컬맛집은 대부분 허름하고 작다. 그중 Warung lalapan made는 현지인들은 물론, 여행자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맛집이다. 규모는 작아도 나시고랭이 맛있다고 정평이 났다. Villa Penyu으로 새롭게 오픈한 윤식당 촬영지에서도 여전히 한식을 파니 한 번쯤 들려 볼 만 하다. Sumi Sate는 한국식당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꼬치 전문점이다.

또 인도네시아 여행에서는 왓츠앱(Whats App) 앱이 필수다. 우리나라 카톡과 비슷한데 번역 프로그램을 통하여 왓츠앱으로 소통하면 어려움이 없다. 환전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트레블월렛이나 트레블로그 카드를 발급받으면 달러를 가져가거나 환전소를 이용할 필요 없이 ATM에서 필요할 때마다 인출하면 되니 편하다. 100,000루피아는 100K로 쓰는데 우리나라 환율로 계산하려면 0.09를 곱하면 된다. 100K는 약 9천 원.

다양한 모습의 호텔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다양한 모습의 호텔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비치프론트의 아침식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길리비치프론트의 아침식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북쪽 해변 동네청년들 중 인싸로 통하는 모하메드는 관광객들과 함께 물속에 들어가 거북을 찾아주기도 한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북쪽 해변 동네청년들 중 인싸로 통하는 모하메드는 관광객들과 함께 물속에 들어가 거북을 찾아주기도 한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Travel information
비자 도착비자 필요. 발급비용 500k. 미리 전자도착비자(E-VOA)를 발급받으면 편하다. https://molina.imigrasi.go.id

기후 11월부터 4월까지는 우기여서 가끔 스콜이 쏟아진다.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기도 한다.

백신 백신접종은 필수가 아니다. 미접종자도 입국 가능.

항공 롬복은 직항편이 없다. 발리는 대한항공과 인도네시아가루다항공이 직항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저렴한 경유편으로는 싱가포르공항을 경유하는 싱가포르항공이 인기가 좋다. 저가항공이면서 수화물 20kg이 무료 서비스되는 바틱 에어(쿠알라룸푸르 경유)도 추천할 만하다.

작가 소개 - 김수남 여행작가
반듯하고 빠르게 가는 길보다 돌아서 가고 모로 가고 쉬어가는 느린 길을 더 좋아한다. 그 길 위에 피어나는 이야기를 모으다 보니 어느새 20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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