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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산] 바람 꽃 하늘거리는 산, 포천 광덕산
[이달의 산] 바람 꽃 하늘거리는 산, 포천 광덕산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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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광덩산의 맑은 광덕계곡.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덩산의 맑은 광덕계곡.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포천]  해발 1046.3m. 그러나 해발 620m 높이의 광덕동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실제로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산들의 족보인 산경표를 보면 한북정맥 대성산과 백운산을 잇고 있는 산. 광덕산은 겨울산행지로 이름이 더 높다.

정상에 있는 기상관측소 관계자 말이 “맑고 깨끗한 겨울날이면 남쪽 백운산, 화악산, 명지산 서쪽 명성산, 동북쪽 복계산, 안암산 동쪽 복주산 등이 연이어 보인다”고 한다. 봄 가을에는 뿌연 연무에 가려 희끄무레하게 산 모양새만 보이는 날이 많다.

북한강으로 흘러가는 광덕계곡. 계곡을 따라 휴게소와 유원지의 평상이 즐비하다.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북한강으로 흘러가는 광덕계곡. 계곡을 따라 휴게소와 유원지의 평상이 즐비하다.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산 정상으로 오르는 아담한 숲길.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산 정상으로 오르는 아담한 숲길.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廣德)이라는 이름처럼 온화한, 겨울에도 무리없이 오를 수 있는 산길도 겨울 산으로 꼽히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에 광덕산을 추천하는 까닭은?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서늘한 숲길과 북한강으로 내려가는 맑은 계곡 때문이다. 여름에도 날씨만 맑다면 겨울 못지않은 풍광을 누릴 수 있다.

포천 이동에서 시작해서 구불구불 광덕산과 백운산 안부를 넘는 광덕고개는 화천으로 이어지는데 고개 정상에 쉼터가 있다. 쉼터를 경계로 포천과 화천이 나뉘고 광덕산과 백운산이 나뉜다. 그 아래 100m쯤에 광덕동이 있다. 광덕동 쪽 등산로는 광덕동을 가로질러 가다 왼편 밭을 통해 동북능선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광덕동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동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고개에서 바라본 광덕산.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고개에서 바라본 광덕산.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바위가 별로 없이 흙으로 된 산이라 산길 좌우로 숲이 무성하다. 중간중간 하늘로 쭉쭉 뻗은 잣나무숲 군락지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한여름 땡볕도 길에 닿지 않을 정도. 한사람 지날만한 서늘한 숲길이 정상까지 계속되는데 아이들과 천천히 올라도 2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여름 맑은 날이라면 정상 부근에 올라서면서 겨울 못지않은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정상은 산꼭대기라기보다 숲 속에 난 작은 공터 같은 느낌에 가깝다. 오히려 정상 북쪽에 위치한 상해봉이 높은 산 정상 같은 분위기를 지닌다.

광덕산 정상 표지목. 해발 1046.3m란 글귀가 군데군데 벗겨져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산 정상 표지목. 해발 1046.3m란 글귀가 군데군데 벗겨져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온통 바위로 된 상해봉은 부근에서 단연 눈에 띄는 봉우리로 제를 지내러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광덕산 정상에서 상해봉으로 가는 길은 멀지 않다. 10분정도 더 능선을 타고 가면 기상관측소가 있는 1045봉이 나오고 그 뒤로 차 두 대가 지나칠만한 비포장도로가 나있는데 다시 10분정도 가면 갈래길이 나온다.

왼쪽 길로 들어서면 바로 헬기장이 나오고, 그 곳에서 다시 왼편으로 상해봉으로 가는 소로가 보인다. 등산만 즐긴다면 바위로 된 상해봉으로 올랐다가 능선을 타고 내려가 상해계곡 쪽으로 하산하는 길도 있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편하다. 광덕동까지 이어지는데 마치 이웃 마을 넘어가는 고개 길 같이 편평하게 잘 닦여 있다. 이 길로 내려온다면  한 시간도 채 안 걸린다.  

광덕산은 물이 많고 골짜기 계곡 따라 군데군데 습지가 있어 곳곳에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난다. 모데이풀, 너도바람꽃, 금강애기나리… 희귀 야생화도 많아 계절 따라 사진촬영을 하러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터넷에서 ‘광덕산의 야생화’를 입력하면 야생화의 종류와 개화시기를 알 수 있다.

광덕동으로 내려오면 계곡이 완연히 형태를 이루는데 계곡 물길 따라 ‘ooo 유원지’, ‘000휴게소’란 이름을 붙인 음식점을 겸한 민박집이 줄을 이어 하류까지 내려간다. 건너편 백운계곡과 함께 여름 성수기 주말이면 행락객으로 발 디딜 틈도 없다는데 그나마 군에서 나름대로 신경을 쓴 덕(?)에 질서가 좀 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광덕산 동북능선에서 바라본 광덕고개. 멀리 백운산 줄기가 뻗어가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광덕산 동북능선에서 바라본 광덕고개. 멀리 백운산 줄기가 뻗어가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옥녀탕 앞에 있는 한 아담한 민박집. 광덕동과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민박집들은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비교적 시설들이 깨끗하다. 대부분 방마다 샤워시설이 없다는 점이 좀 불편할 따름.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옥녀탕 앞에 있는 한 아담한 민박집. 광덕동과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민박집들은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비교적 시설들이 깨끗하다. 대부분 방마다 샤워시설이 없다는 점이 좀 불편할 따름. 2003년 7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한여름 노천욕 광덕산에서 포천 이동쪽으로 내려오면 서울 쪽으로 오는 길에 일동 온천단지를 지난다. 이 곳에는 유황온천욕을 할 수 있는 제일온천과 일동하와이, 일동사이판, 일동용암천 등 수백명이 이용할 수 있는 대형욕장이 있다.

제일온천은 정식으로 인가받은 온천이라는 점과 노천탕, 수영장, 모텔 객실에까지 공급이 되는 온천수를 자랑한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일동용암천 등 대형욕장은 노천탕, 사우나, 수중안마탕 등 각종 부대시설들이 잘되어 있다. 산행에 지친 다리를 푸는 데는 뜨끈한 물속에 몸을 담그는게 최고.

Traveler’s Guide 언제나 함께하는 여행가이드
오르내리는 산길
어린이 동반 가족코스 : 광덕동 -> 동북능선 -> 정상 -> 기상관측소 -> 광덕동으로 내려가는 임도 -> 광덕동( 약 3시간 소요)
청소년 동반 가족코스 : 광덕동 -> 동북능선 -> 정상 -> 박달봉 -> 백운동계곡(약 3시간 30분 소요)
산악인을 위한 상해봉 - 광덕산 - 박달봉 코스 : 철원 자등리 -> 상해계곡 -> 곰바위 -> 상해봉 -> 광덕산 정상 -> 박달봉 -> 백운계곡(약 6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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