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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동호회탐방] 자연과 사람과 캠핑이 좋다! Daum동호회 오토캠핑
[동호회탐방] 자연과 사람과 캠핑이 좋다! Daum동호회 오토캠핑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4.08.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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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장수대 야영장 계곡의 모습. 여름철에는 계곡 바로 옆에 텐트를 치는 것은 위험하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장수대 야영장 계곡의 모습. 여름철에는 계곡 바로 옆에 텐트를 치는 것은 위험하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여행스케치=인제]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동차에 텐트와 버너, 코펠과 며칠 먹을 식량을 싣고 나면 자연 속의 내가 되는 준비 완료. 부릉부릉 자동차에 캠핑장비를 싣고 어디론가 떠나볼까?

“오늘도 와버렸어.” 차에서 내리자마자 회원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씩 웃었다. 벌써 두 달 넘게 한 주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참여하고 있다는 골수팬들. 가만 들어보면 투정 아닌 자랑(?)을 한다. “어쩔 수 없어. 캠핑 중독이야” 그 마음을 안다는 듯 회원들은 서로를 가리키며 킬킬 대며 웃었다.

처음 취재를 하겠다고 문을 두드렸을 때, 회원들은 이번 한번으로 오토캠핑을 판단하는 것은 욕심이라며 이참에 멤버로 합류해서 캠핑을 다녀보라고 조언했다. 도대체 어떤 마력이 있길래. 순간 정신을 번쩍들게 하는 한마디 “그런데 텐트는 가져왔수? 오늘 어디서 자려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그러고 보니 내게는 텐트가 없다. 대부분 가족끼리 와서 한 텐트 안에서 묵을텐데 어디에서 오늘 밤을 묵을꼬? 어쩔 수 없다. 쏟아지는 별을 이불삼아 텐트 밖에서 하얀 밤을 지새울 수밖에…. 외국영화에서나 보곤 했던 캠핑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설악산 한계령 근처에 있는 장수대 야영장은 4백 여동의 텐트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훅 하고 숨을 들이쉬면 신선한 공기가 뼛속까지 스며든다. 며칠 새 무더위에 시달리고 서울 하늘을 날아다니던 미세먼지들만 잔뜩 들이마신 탓일까? 혹사 당한 것이 억울했는지 폐 속으로 흘러들어 온 청명한 공기는 몸이 먼저 알아본다. 개운해진다. 해가 기울기 전인데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여름철 캠핑에 필요한 Tarp와 모기장.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여름철 캠핑에 필요한 Tarp와 모기장.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이곳은 계절도 비켜가나? 자연의 세계다. 야영장에 발을 내디녔던 순간부터 딴 세상에 들어온 것이다. 회원들은 RV카의 천장까지 닿았던 짐을 하나둘 씩 내려놓았다. 텐트, 버너, 코펠, 침낭, 매트, 테이블, 간이의자, 야전용 침대, 그리고 햇빛 가리고 비 피하는 천막 타프, 렌턴, 3일간 먹을 양식. 웬만한 집의 살림살이와 맞먹는다.

남자들은 후다닥 텐트를 치고 여자들은 옆에서 도와주는 시늉만 한다. 조무래기 아들만 있어도 삼삼한 조수 노릇을 톡톡히 해낼텐데 어린 딸들만 있는 아빠는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직 초보라서….” 능숙하지 않아도 벌써 아내와 캠핑을 다닌 지 10년이 넘었다는 조약돌님인데 말이다. 금요일 저녁이라 사람들은 적은 편이었다.

2박3일 번개라도 금요일 날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도시에 남은 신세 한탄을 선발대에게 늘어놓고 만다. “캠핑하고 싶어서 일이 되겠어? 여기 정말 좋아. 빨리 달려오라고.” 캠핑을 오지 못해 배 아파 하는 사람들에게 염장을 지르는 것도 일가견이 있는 듯.

천막대용의 Tarp 안에 모기장을 고급스럽게 만든 스크린을 설치한 모습. 낮에는 햇빛을 피해 시원한 휴식을 즐기고 저녁에는 날아드는 벌레들을 피해 식사도 할 수 있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천막대용의 Tarp 안에 모기장을 고급스럽게 만든 스크린을 설치한 모습. 낮에는 햇빛을 피해 시원한 휴식을 즐기고 저녁에는 날아드는 벌레들을 피해 식사도 할 수 있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이 곳 회원들은 서로가 서로를 기다린다. 별다른 것도 없는데 함께 있으니 힘이 되고 그렇게 만나다 보니 정이 쌓였다. 자연도 좋고 사람도 좋다보니 안 보면 섭섭해서 서로를 찾게 된다나? “이 맛에 캠핑 오는 거죠. 그냥 느껴보세요” 다들 입 모아서 한마디씩 덧붙였다. 밤이 깊어 간다.

1번으로 장수대에 도착했던 조약돌님, 청솔님, 다롱파파네가 모여 앉았다. 오토캠핑 ‘구리시파’에게 무상으로 매주 기타를 가르치고 있다는 연우네 아빠가 도착하고 무엇이든 못 만드는 게 없다는 에디슨네도 도착하고 조카와 함께 나 홀로 캠핑을 왔다는 7번 국도님도 모였다. 모닥불이 피어올랐다.

사람들이 모였으니 불을 피워야 한다. 맛있는 닭똥집과 닭발이 유혹의 냄새를 풍긴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사람들이 모였으니 불을 피워야 한다. 맛있는 닭똥집과 닭발이 유혹의 냄새를 풍긴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조약돌님네 번개탄에 똥집이랑 닭발을 구워 소주를 한잔 들이켰다. 그리고 다롱파파가 사온 꽁치가 불판 위에 올려졌다. 조용한 텐트 위로 은은하게 울리는 연우 아빠의 기타연주. “자. 우리 기자님 노래 한번 들어봅시다” 아는 노래가 없다고 몸을 사려도 끈질긴 요청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난생 처음 취재원들 앞에서 돼지 멱따는 목소리로 노래도 불렀다. 낯선 사람들에게서 따듯한 온기가 느껴진다. 모 텐트회사의 요직에 있다는 땡벌님의 배려로 여분의 텐트에서 잘 수 있는 영광도 누렸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말똥말똥 했다. 낯선 느낌. 풀벌레 소리마저 고요한 밤이었다. 이른 아침, 아침부터 일어나 계곡에서 마주보이는 커다란 산과 눈인사를 나누었다.

계곡에서 시원한 물싸움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계곡에서 시원한 물싸움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그리고 야영장에 깔린 안개 속을 거닐었다. 아이들과 함께 송림을 뛰어다니며 풀 냄새도 맡았고 바위틈에서 이제 막 뒷다리가 나오기 시작한 올챙이도 잡았다. 아이들과 함께 해먹에 앉아 햇볕도 만져보았고 물놀이 하는 사람들 옆에서 시원한 계곡물 세례도 받았다. 처음엔 서먹서먹해서 곁에 오지 않던 아이들이 이제는 사진을 찍어달라면서 쫓아다녔고 눈인사만 했던 회원들도 손목을 잡아당기며 잠깐 앉았다 가라고 한다.

자연과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 하나는 배운 셈이다. 캠핑은 오묘하다. 짧은 시간을 경험하고 캠핑에 관해서 논할 수 없겠지만, 다만 이것 하나는 남겨두고 싶다. 캠핑의 묘미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때 배가 된다. 캠핑을 떠난다는 것!  그것은 바로 기존에 있던 나의 생활방식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캠핑 준비를 하는 사람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캠핑 준비를 하는 사람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Interview 운영자 김희라님 
Q. 캠핑을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A. 원래 저는 산을 좋아해서 산을 다녔습니다.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캠핑을 해야지 해서 캠핑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요. 단지 여러 산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캠핑이 뒤따르더군요.

Q. 오토캠핑에 대한 지식은 어디서 얻으셨나요?
A. 실질적으로 캠핑에 관한 서적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냥 캠핑을 다니다 보니 노하우가 점점 쌓여가는 것이지요. 가끔 외국서적도 뒤져가며 하나씩 습득해 나가는 편이지요.

Q. 오토캠핑의 묘미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글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캠핑을 일상탈출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냥 야외에 나오는 것이 좋은 거죠. 하지만 그것은 캠핑의 진짜 맛을 모르시는 거예요. 캠핑의 진짜 맛은 자연과 완벽하게 동화되었을 때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할까? 집을 떠나 집에서 살던 방식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원시적으로 지내보시면 그 느낌을 알게 되실 거예요.

즉석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 먹는 것도 캠핑의 묘미.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즉석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 먹는 것도 캠핑의 묘미.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Q. 오토캠핑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A. 한국 사람들은 캠핑을 단순하게 피서철에 텐트를 치고 며칠 지내다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편리함을 버리지 못해 집에서 쓰던 가재도구들을 모두 싸가지고 오죠. 아이들 장난감까지요. 하지만 야외로 나왔다면 불편함도 겪을 줄 알아야 합니다.

텐트를 가져왔지만 텐트 밖에서 잠을 청해보세요. 모기에 뜯겨 성가시긴 하겠지만 하얗게 쏟아지는 별들을 이불삼아 여름밤 날아다니는 반디불이를 친구삼아 자는 묘미도 상당합니다. 요리는 간단한 것을 준비해 몇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좋구요. 요리를 만들 때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테이블도 준비해서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때 시켜보지 언제 시켜 보겠습니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캠핑은 여름의 더위마저 잊게 만든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캠핑은 여름의 더위마저 잊게 만든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Q.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A. 빈 페트병 같은 재활용 쓰레기가 많이 쌓인다면 아이들과 뗏목을 만들어 냇가에 띄워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엄마랑 아빠랑 땅따먹기, 다방구 등 옛날 놀이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죠.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들과 자연적인 도구를 가지고 할 것들은 많이 있습니다.

화장실이 없는 곳이라면 아이와 함께 땅을 파서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보는 경험도 새로울겁니다. 물론 야영장을 떠날 때는 뒤처리를 깔끔하게 해야 합니다. 그냥 자연에 순응해서 생활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캠핑입니다.

Q. 초보자를 위한 장비구입 요령이 있다면?
A. 장비들은 고급스럽고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없습니다. 본인에게 잘 맞고 어떤 실용성이 있느냐가 중요하겠지요. 그런 면에서는 사고 싶은 장비들을 대여해서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가족들은 돔형 텐트보다는 가옥형 텐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보통 업체에서는 3-4인용, 6-7인용이라고 부르지만 이 사이즈는 전체 텐트를 이야기 합니다. 가옥형 텐트의 사이즈는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내부 공간과 여유 공간을 합친 전체 공간을 의미하죠. 따라서 4인 가족이 구입을 하신다면 6~7인용이나 7~8인용으로 넉넉하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호회 회원들 간에 대여도 가능하니 그런 기회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름철 캠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안전이 최우선이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여름철 캠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안전이 최우선이다. 2004년 8월. 사진 / 김정민 기자

Tip. 여름철 오토캠핑 노하우
여름철에는 날씨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캠핑장소를 정하는 데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계곡 근처에 캠핑을 할 때에는 유사시에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혹은 철수하기가 용이한지 미리 살펴야 한다. 계곡 하류는 비가 오면 물살이 급속도로 불어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가 올 때는 낙뢰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개간지 등에는 절대로 텐트를 치지 말 것.

① 자동차를 이용한 오디오, 전등 이용법 우선 여분의 배터리를 하나 더 준비한다. 음악을 듣는 오디오로, 전원장치가 모자랄 때는 전등의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도 때로는 멋진 조명이 된다.

② 따뜻한 물은 이렇게 준비하세요. 페트병 등에 물을 담아서 검은 비닐봉지에 잘 싸서 낮 시간 동안 자동차의 보닛 위에 올려놓는다. 따뜻하게 데워지면 세수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③ 모기떼를 쫓는 모기장과 Tarp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불빛을 쫓는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여름. 야외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집에서 쓰는 모기장을 텐트 주위에 쳐주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햇볕이 강하고 비가 흩뿌리는 여름에는 Tarp도 준비하자. 가장 빨리 치고 가장 늦게 철수하면 비와 햇빛을 피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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