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보령] 오천항 앞은 키조개만 전문으로 다루는 곳은 없다. 대부분의 활어횟집에서 키조개 요리를 겸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직접 음식을 개발하고 손맛이 좋아 현지인과 외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 <우리횟집>을 찾았다.
“우리 사위가 입맛이 그렇게 까다로워 비린 음식을 전혀 입에 못 댔어요. 사위 입맛을 충족시키려다 보니 음식을 이것저것 개발하게 됐고, 사위가 맛있게 먹은 음식이 바로 이것이죠. 버섯과 함께 넣으면 비린 맛이 사라지거든요.”
표고·팽이 버섯과 함께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더 맛있는 키조개 버섯볶음은 여사장의 사위에 의해 만들어져 지금은 <우리횟집>의 인기메뉴가 됐다. 오천 인근의 키조개 요리집은 생긴 지 3년이 채 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3년 전만해도 값이 비싸 주민들도 먹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키조개는 관자와 꼭지, 날개로 나눠져요. 대부분 패주라 불리는 관자 부분을 좋아하는데 그 부분을 이용해서 요리를 많이 하지요. 키조개는 창자 빼고는 버릴 것이 없어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식재료로 일반적이지 않아 조리법이 많지 않은데 앞으로 여러가지를 개발할 겁니다.”
활어를 비롯해 키조개 버섯볶음, 키조개 버터구이, 키조개 회, 키조개 무침, 키조개 미역국이 이곳의 메뉴지만 2인분 이상을주문하면 키조개 죽도 끓여준다.
“처음엔 키조개 죽이 그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키조개를 다져서 참기름 넣고 볶다가 찹쌀 넣고 육수 부어 끓이면 뽀얀 국물이 나오는데 그 국물이 임산부의 산후조리나 어린아이의 학습능력에 좋아요. DHA와 철분성분, 불포화 지방산, 필수 아미노산등의 많은 성분이 키조개에 들어있지만, 열량은 낮거든요.”
활어회와 키조개의 차이점이 궁금했다. “생선은 생물과 냉동한 것으로 매운탕을 끓여보면 맛이 천지차이죠. 그런데 키조개는 질겨진다거나 하는 차이가 거의 없어요. 냉동한 것도 회로 먹으면 살살 녹아요. 참, 회로 무칠 땐 살짝 데쳐주세요.
모양이 망가지지도 않으면서 맛도 좋아요.” 일하는 아주머니가 ‘레이스 모양 같다’해서 이곳에선 ‘레이스’로 통하는 날개는 관자와 같이 버섯볶음과 회무침에 사용된다. 꼭지는 너무 질겨 따로 간장에 조림을 해서 맥주 안주로 먹으면 고소하다. 열량이 낮은 다이어트 식품이며, 베타카로텐이 다른 어패류에 비해 많아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