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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예술기행] 황홀한 나비들과 첫 전시회, 오택진 작가의 'DISCOVERY BEAUTY'
[이달의 예술기행] 황홀한 나비들과 첫 전시회, 오택진 작가의 'DISCOVERY BEAUTY'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10.18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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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서울]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굴지의 광고회사, 홍보대행사, 개인사업자로 잘 나가던 그가 100호짜리 나비 그림 15점을 데리고 전시회를 개최한다.

남들이 한국 최고 광고회사라고 말하는 제일기획에서 14년간 폼나게 일하다가 홍보대행사 일도 하고, 개인사업을 하다 문득 일을 멈췄다. 기나긴 봄날 아침부터 열심히 하늘을 날던 나비가 오후 무렵 문득 날갯짓을 멈추듯 일을 그만두었다. 50살을 코앞에 둔 때였다.


“열심히 일한 저에게 어떤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 지친 몸과 영혼에 휴식을 주고, 무슨 선물을 안겨 줄까 생각하며 놀고 있을 때였지요. 불암산 둘레길을 걷다가 나무의자에 앉아 있는 나비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선명한 원색을 뽐내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비단처럼 빛나는 나비! 얼마나 예쁘던지…. 그 작은 몸뚱이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카메라에 담았어요.”

오택진 작가는 집에 앉아 나비라는 아주 작은 곤충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리고 나비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실물 나비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나비를 찾아 산길도 걷고, 곤충 책도 보고, 노원구에 있는 나비 관련 박물관에도 가고, 황학동 시장에서 박제된 나비들을 보고, 인터넷에서 나비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나비들도 암수가 있고, 암컷과 수컷은 색깔이 달랐다. 그것을 일반인이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지식 정보를 검색하면 가르쳐 주었다. 몸집이 큰 나비가 있는가 하면 몸집이 아주 작은 나비도 있었다.

개성 있는 나비들 자태처럼 사람도 그러더라!
호랑나비는 그 종류가 10가지도 더 되었다. 같은 호랑나비라도 무늬가 조금씩 다르고, 색깔이 달랐다. 밝은색이 있는가 하면 어두운색도 있었다. 초등하교 때 교과서에서 보았던 배추흰나비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볼수록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사실이었다.

“사람에 비하면 아주 작은 곤충인데 저마다 각기 다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어요. 나비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까? 나는? 나는 내 안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있었지요. 그것은 정말 대단한 발견이었어요. 나비의 날개를 통해 발견한 아름다움을 각기 다른 캔버스에 그리면서 사람들 또한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한테도 자존감을 높일 만한 아름다움이 있었지요.ㅎㅎㅎ”

그는 붓을 들고 밤을 지새며 나비를 탐미했다. 돋보기를 들이대고 날개의 결을 탐구했고, 문양을 옴겨 그렸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최상의 아름다움이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면 찢어버리기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비들을 그리는 동안 그는 행복하고 흐뭇했다. 온전히 자신을 위해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오택진은 마침내 50년을 살아온 자신에게 도전정신과 창의력,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표현할 줄 아는 개성과 아름다움이 있음을 발견했다. DISCOVERY BEAUTY 전은 그 결과물이며 자신에게 준 선물이다. 남들이 어떤 평가를 하든 상관없다. 윤도현이 노래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나비보다 아름다운 자태를 소유한 나비들을 데리고 왔다.

이번에 전시하는 나비는 모두 몸통이나 머리가 아닌 화려한 날개만 그렸다. 실물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림에 제목을 붙이지 않고 DISCOVERY1~15까지 붙였다.

전시정보

일시 2019년 10월 18~23일
장소 혜화동로타리 동성고교 옆 혜화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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