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영월] 동장군이 한층 기승을 부리는 강추위지만 함께 있어 더 따뜻한 연인들을 떼어놓지는 못한다. 연인들이여~ 겨울에 떠나라. 춥고 미끄러운 여행길이지만 잡아주고 부축하며 함께 가면 예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는 듯 자연이 펼쳐놓은 낭만이 두 사람을 맞이한다.
눈 덮인 영월의 황홀경
봄, 여름, 가을 항상 좋은 여행지로 사랑받는 곳이 영월인데, 유독 겨울에 영월여행 다녀왔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눈 내린 영월의 겨울 풍경을 보러 가자. 법흥사 오르는 사자산 언덕길의 푸른 노송들과 하얀 눈이 어우러진 최고의 풍경도 볼 수 있고, 눈 덮여 더욱 애잔한 청령포와 장릉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강력 추천하는 영월의 환상 겨울 풍경은 거대한 자연 입석 선돌이다. 눈이 없을 때에도 서강과 주위 산들과 선돌이 어우러져 보여주는 풍경이 황홀한데, 눈 쌓인 다음의 풍경은 그야말로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는 겨울 풍경의 백미이다. 연인과 함께라면 두 손을 꼭 잡고 한동안 말없이 선돌 주위 서강과 산세를 감상하며 잘 찾아왔다는 포만감에 빠지리라.
영월은 조선 단종 임금의 애사(哀史)로 유명한 곳이다. 단종을 노산군으로 강봉시켜 영월의 천혜 유배지 청령포에 유배시키고 왕위를 찬탈한 작은 아버지 세조는 주위에서 단종을 복위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자 기어이 조카를 살해하고 만다. 시신조차 수습되지 못하다가 엄홍도의 목숨을 건 충절로 지금의 단종왕릉인 장릉 자리에 가매장된 비운의 왕이 바로 단종이다.
청령포나 장릉, 장릉에서 주천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위에 있는 선돌, 주천면에 있는 신라 9산 선문 중 하나이자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법흥사와 명승정자 요선정 등 영월은 깊은 역사를 간직한 탐방지도 많고, 곤충박물관, 민화박물관, 고씨동굴 그리고 영화 <라디오스타>에 등장해 더욱 탐방객이 많아진 봉래산 정상의 별마로 천문대 등 특색있는 탐방지도 많다.
겨울 산사의 이색적인 낭만
보통 종교의 가르침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 그 기본이다. 그렇기에 사찰이든 성당이든 교회든 어느 종교 시설에 가더라도 평소보다 마음이 좀 더 숙연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항상 서로 보듬어주고 아껴 주어야 할 연인들에게 사랑을 다짐해보는 의미있는 나들이 장소가 된다.
도심속의 종교시설보다는 자연 속에 묻혀 있는 사찰이 제격이다. 산 속 사찰, 게다가 눈까지 내려 온 경내를 하얗게 뒤덮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연인들의 겨울 산책터이다.
하얗게 눈 쌓인 산사를 배경 삼아 절집 굴뚝으로 연기가 모락모락 퍼지는 풍경 속에 연인과 함께 서있는 행운을 갖는다면 서로의 좋은 점만 찾는 사랑스런 하루가 될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누워있는 불상을 모신 사찰이 있다. 해곡동의 연화산 기슭에 있는 와우정사가 그 곳이다. 부처님이 누워있는 모습을 표현한 와우정사의 와불상은 세계 최대의 목조 와불상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와불은 부처님이 열반에 들기 직전의 모습을 표현한 불상으로써 평생 중생들에게 온전한 자비를 남김없이 베풀고 열반에 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거대한 미륵반가사유상, 무게 12톤의 통일의 종, 부처님 고행상 등 다른 사찰에서 보기 힘든 이색적인 불교의 상징들을 만나게 된다. 다양한 재료로 세계 각국에서 만든 다양한 불상들을 모아놓은 세계만불전도 빠뜨리지 말고 들러볼만 하다.
한편, 안성의 칠장사는 신라 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고사찰이다. 수도권에 가까움에도 칠현산 깊은 자락에 들어앉은 때문인지 인적이 많지 않아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혜소국사탑비, 봉업사터 석불입상, 흙으로 빚은 소조 사천왕상, 철 당간 등 문화재 볼거리도 그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