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섬을 참 좋아합니다. 섬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면 그 날부터 섬에 도착할 때까지 설레는 기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저는 지금 서해안의 어느 작은 섬마을에 가려고 합니다. 10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 제법 큰 서해안 도시에서 뱃길로 1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섬이지요. 오래 전에 이 섬에 다녀왔는데 평화롭고 따스한 섬마을 풍경을 잊을 수 없어 다시 다녀오려고 합니다. 섬마을의 돌담길과 골목길, 뒷산의 굽은 소나무들, 그리고 작은 포구의 맑은 물까지 가슴이 두근거립 니다.
아침 일찍 출항하는 배표를 예매하고, 하루 전날 여객선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일기예보와 달리, 오후 내내 흐리더니 저녁에는 비가 내렸어요. 밤새 바람소리도 들리고, 거친 파도소리도 들리더군요. 이른 아침에 여객선터미널에 나갔더니 안개 때문에 배가 결행한다네요. 왜 섬으로 가는 길은 이러는지? 안개나 풍랑이 있거나 태풍이 불 면 오갈 수 없는 땅이라니. 21세기 첨단디지털시대에 왜 뱃길은 아날 로그시대에 머물러 있는 걸까요? 레이더나 첨단감음장치는 언제 사용하나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바뀌지 않는 섬으로 가는 길…. 발 길을 돌리는데 섬이 더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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