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오산] ‘애완견’을 ‘반려견’으로 고쳐 부르면서 사람과 개의 관계성도 변했다. 강아지를 소유물로 여기는 시각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갈 가족으로 여기는 시각이 정착된 지도 오래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함께해야 할 가족임에도 막상 집을 나서면 반려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럴 땐 경기도 오산에 있는 반려동물 테마파크의 문을 두드려보자.

오산 TV동물농장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SBS <TV동물농장>과 오산시가 손잡고 만든 수도권 최초의 반려견 테마파크다. <TV동물농장>의 브랜드와 캐릭터를 사용하는 유일한 테마파크이기도 하다. 생태하천에 인접한 3천 평 푸른 대지에 강아지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도그런과 장애물 놀이터, 수영장 등을 두루 갖췄다. 목줄 없이도 반려견과 마음껏 뛰어놀고, 수영도 하고 장애물도 넘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자.

3천 평 대지에 꾸며진 개들의 낙원

‘오산 TV동물농장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2021년 12월 개장한 신상 놀이공원이다. 생태하천에 인접한 3천 평 푸른 대지에는 개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도그런’과, 장애물 놀이터 ‘어질리티존’이 자리잡고 있고 주차 타워까지 갖추었다. 4층 규모의 본관 건물에는 애견미용숍, 펫호텔, 유기견 입양센터, 동물 치료실, 교육장, 창업 지원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따로 애견수영장과 애견카페도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철저하게 환경친화적이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하수처리장 상부에 공원시설을 들였다. 실제로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왼쪽과 오른쪽 풍경이 다르다. 왼쪽은 거대한 공장느낌, 오른쪽에는 푸른 초원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물론 하수도 냄새 같은 것은 전혀 나지 않는다.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도시와 동떨어진 시설이 아니다. 오산천 주변으로 숲 지대가 잘 조성되어 있는 데다 인근에 맑음터 공원이 있어 오산시민들이 캠핑과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자주 들른다. 특히 맑음터 공원에는 어디서나 잘 보이는 76m 높이의 생태학습관 전망대 ‘오산에코리움’이 있어 오산을 대표하는 핫플로 자리 잡았다.

<TV동물농장>의 브랜드와 캐릭터를 사용

공간적으로 완벽한 데다 <TV동물농장>이라는 특별한 브랜드까지 달았다. 이는 오산시와 SBS가 반려동물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기견 보호 활동을 전개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결과다. SBS <TV동물농장>은 20년 이상 장수하고 있는 교양 프로그램이다.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보여 주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범국민 방송으로 자리 잡았다. 오산시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TV동물농장이 브랜드와 캐릭터 사용을 허락한 곳이다. 오산시가 해당 프로그램이 쌓아온 지명도를 얻었다면 SBS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헬퍼독으로 제2의 견생을 사는 몽실이

오산 TV동물농장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유기견 구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곳에서 헬퍼독으로 제2의 견생을 살고 있는 몽실이는 2021년 1월 31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서 경기도 오산시를 떠도는 ‘누더기견’으로 출연했다. 보호자인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 후 어미견마저 잃고 거리를 떠돌다 ‘TV 동물농장’팀에 의해 구조된 인연이 있다. 이후 순댓국집 사장님이 몽실이의 임시 보호를 자처했으나 집안 사정으로 개를 돌보지 못하게 되었고 새 주인을 찾는 중에 오산 TV동물농장 반려동물 테마파크 측에서 몽실이를 데려오게 된 것이다.

몽실이는 특급 호텔 부럽지 않은 넓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테마파크의 귀요미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몽실이의 안부가 궁금해 이곳을 찾는다. 몽실이는 우주 대스타로서 자신의 위치를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카메라를 기피하는 일 없이 여유롭게 포즈를 취해준다.

매달 열리는 댕댕이 월드컵

가벼운 마음으로 오산 TV동물농장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찾아도 좋지만 시간을 주말에 맞추면 반려견 목줄 DIY, 반려견 수제 간식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반려견들의 월드컵 ‘댕드컵’과 댕댕이 어드벤쳐 ‘개버랜드’는 이미 반려견들 사이에 핫플로 소문이 났다. 현재 매달 1회씩 개최 중이다. 공식 홈페이지 혹은 페이스북을 방문하면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유기견 관련 정보도 공유 중인데 좋은 가정에 입양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직원들이 예쁘게 찍은 댕댕이 사진이 한가득이다.

임요희 여행작가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