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신안] 신안군 지도읍에서 젓갈을 판매하는 시장은 두 곳이다. 신안젓갈타운은 지도읍내 송도교 직전에 있고, 신안수협수산물판매장은 송도교를 건너 송도항에 있다. 남도 최대 젓갈시장에 다녀왔다.
소금 대신 사용하는 새우젓
새우젓은 주로 작은 새우로 만든다. 새우에 소금을 뿌려 독(드럼)에 넣고 그늘진 곳에서 일정 기간 숙성시킨다. 이를 일명 살염법(撒鹽法)이라고 말한다.
새우젓은 반찬으로도 쓰이고 김치를 담그는 데도 많이 사용한다. 특히 돼지국밥, 순대국밥, 돼지머릿고기나 순대 등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을 먹을 때는 새우젓을 찍어먹는다. 전라도와 충남지방에서는 음식 만들 때 소금 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기까지 한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 새우젓과 함께 먹는 이유는 돼지고기와 새우젓이 음식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돼지가 새우젓을 먹으면 죽어버릴 정도로 상극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새우젓이 고단백질을 소화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학자들의 주장도 있다.
“새우젓은 신안 것이 최고지라. 여기에서 전국으로 뿌려진다고 보면 됩니다. 김장철에는 새우젓 천지예요.”
신안수협수산물판매장에서 만난 임자수산 채효정 사장의 이야기다. 남편은 중매인이고 채사장은 판매인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새우잡이 선단이 움직이지만 송도항 위판장에서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새우젓이판매된다. 지난해 송도항 위판장에서 거래된 새우젓이 2만 5천 드럼(드럼당 250kg)이었다. 새우젓은 중매인들에게 팔려가고, 다시 상인들에게 팔린 뒤 각 상인들의 숙성창고에서 숙성시킨다. 숙성기간은 6개월 정도, 숙성방법은 집집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새우의 크기와 잡는 시기에 따라 다른 종류
새우는 추운 겨울만 빼고 2월부터 11월까지 잡는다.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주로 잡힌다.
연초에 잡은 새우로 담근 새우젓을 풋젓이라 한다. 서해안에서는 데뜨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2~3월 서해의 깊은 바다에서 잡은 작은 새우로 담근 젓갈은 곤쟁이젓, 5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갈은 오젓이라 하고, 고품질 대우를 받는다. 6월 산란기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갈을 육젓이라 하고, 최상품으로 대우한다.
7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갈은 차젓, 가을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갈은 추젓이라 한다. 추젓은 김장 시즌 주로 애용하는 젓갈이다. 11월에 잡은 새우로 담그는 젓갈은 동젓이라 한다.
새우는 종류가 많다. 57종이나 되고, 새우 화석 중에 2억 년 전에 살았다고 추정되는 새우도 있다. 새우는 수 억 년 동안 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상위 포식자들의 먹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같은 갑각류인 꽃게나 바닷가재는 물론이고, 참치나 도미 등 어류, 문어나오징어, 불가사리도 새우를 잡아먹는다.
온갖 바다 생명체들이 새우를 먹이로 생명을 유지한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인류까지 여러 경로를 통해 새우를 잡아먹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