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벌교] 겨울을 나기 위해 여름부터 비축해놓은 영양분을 꽉 머금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꼬막의 철이 돌아왔다. 꼬막 하면 벌교, 벌교 하면 꼬막! 꼬막을 맛보기 위해 벌교로 달려갔다.
조정래는 <태백산맥>에서 ‘양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했다.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고 적었다.
그뿐인가! ‘제대로 된 꼬막 맛을 갖추려면 고추장을 주로 한 갖은 양념의 무침을 거쳐야 한다.’고 말하니, 꼬막 그대로의 맛과 꼬막무침을 다 맛볼 수 있는 꼬막거리로 향해야지.
벌교천변으로 쭉 늘어선 벌교 꼬막정식집 중에서도 <태백산맥>은 소화다리를 지나 가장 초입에 있는 식당이다.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꼬막 삼형제를 다채롭게
꼬막은 굴비와 함께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가는 8진미 가운데 1품으로 진상되었던 식품. 영양 많고 귀한 꼬막으로 요리할 수 있는 건 다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벌교에서 나는 다양한 꼬막을 다채롭게 요리한 한 상이 먹음직스럽게 펼쳐진다.
데친 꼬막 옆에는 맛깔나게 비벼진 꼬막회무침, 노릇노릇하고 찰진 꼬막전, 꼬막을 넣어 시원한 꼬막 된장국, 바삭한 꼬막 탕수육… 여기에 호롱구이를 포함해 전라도의 맛이 담긴 열 가지의 밑반찬이 곁들여진다.
대접에 고슬고슬한 밥 한 덩이를 털어 넣고 꼬막회무침을 푸짐하게 한 젓가락 넣고 파래와 각종 나물무침에 김가루를 솔솔 뿌려 쓱쓱 비벼 먹는 이 맛!
벌교 꼬막이 특히 맛있는 이유가 무엇이냐 묻자 박명옥 태백산맥 대표는 “뻘이 좋으니 꼬막이 좋다”고 명쾌하게 답한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벌교에 사는 김남심씨는 한 움큼 참꼬막을 집어 “요만 큼에 얼만지 안단가?” 묻는다. “벌교 사람도 비싸서 못 먹는 것이 자연산 참꼬막”이라고 말한다. “피꼬막은 개꼬막이랑께”라고 말해도 객지 사람 입엔 이마저도 맛있다.
Info 태백산맥
메뉴 꼬막정식 1만5000원 (2인 이상부터 주문 가능)
주소 전남 보성군 벌교읍 벌교천2길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