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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맛있는 여행] 싸늘한 바람이 불면, 소주 한잔에 불고기 어떠세요? 언양 한우 불고기와 미나리
[맛있는 여행] 싸늘한 바람이 불면, 소주 한잔에 불고기 어떠세요? 언양 한우 불고기와 미나리
  • 김연미 기자
  • 승인 2004.12.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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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언양불고기 한 상. 불고기를 살짝 익혀 소주와 함께 곁들이면 엄지척.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언양불고기 한 상. 불고기를 살짝 익혀 소주와 함께 곁들이면 엄지척.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울산] 언양에서 제일 비싼 게 뭔 줄 아세요? 암소 한 마리. 동네마다 먹자골목 하나쯤은 다 있지요. 언양에는 한우 불고기 촌이 있습니다. 언양이 자랑하는 암소 한 마리 드셔보세요.

언양은 따뜻한 동네입니다. 30년 동안 눈이 딱 두 번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양 사람들은 자동차 월동준비를 모릅니다. 차를 가지고 강원도 여행은 꿈도 못 꾼다고 하네요. “그래도 겨울은 눈이 내려야 맛이지”합니다. 이렇게 따뜻한 언양 곳곳에 푸릇푸릇한 미나리가 자랍니다. 물 위에 살얼음이 살짝 얼어도 물 속은 따뜻하다고 하네요.

언양에는 미나리밭이 많다. 할머니가 미나리를 뜯고 있는 모습.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언양에는 미나리밭이 많다. 할머니가 미나리를 뜯고 있는 모습.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언양 미나리는 사시사철 나온다지요. 물론 제철인 봄이 제일 맛있지만 이 맘 때도 맛있습니다.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나는 미나리가 달지요. 지금은 미나리 밭이 많이 없어졌지만 20년 전에는 언양이 다 미나리 밭이었다고 합니다. 이 생 미나리에 꼭 싸먹는 게 있으니, 언양 한우 불고기입니다.

찬바람 불면 소주 한잔과 숯불에 사르르 익는 불고기 어떠세요. 물론 한우는 비싸지요. 자주는 못 먹지만 가끔 한 번 쏘시지요. 선홍색의 빛깔을 띄고 하얀 마블링(살코기에 지방이 대리석처럼 박혀있는 상태)이 규칙적으로 촘촘히 박혀있어야 좋은 쇠고기입니다.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지요.

마블링이 희고 촘촘한게 좋은 쇠고기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마블링이 희고 촘촘한게 좋은 쇠고기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식당에서 함께 나오는 묵은지. 깊은 맛이 일품이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식당에서 함께 나오는 묵은지. 깊은 맛이 일품이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언양은 50년 전에 정육점이 2군데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식당으로 발전해서 불고기 촌이 형성된 게 20년. 언양 불고기단지에 30여 곳, 봉계 불고기단지에 45곳 정도 있다고 합니다. 전에 언양에서는 명절이나 집에 큰 행사가 있으면 소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 비싼 소를 어떻게 집에서 잡느냐고 했더니, 국내 최대 백암산 자수정 광산 덕에 주민들의 주머니가 든든했답니다.

또한 신불산에서 좋은 숯이 나왔으니, 구워먹는 맛이 좋았겠지요. 소문 날만 하지요. 지금은 언양에서 제일 비싼 게 소입니다. 크기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보통 8백만원에서 천만원정도. 참 비싸지요. 4~5년 생 암소로 새끼를 낳지 않은 불임소만 골라서 잡는다고 하니, 비쌀 수 밖에 없답니다.

또한 언양은 수입 쇠고기와 황소가 없다고 합니다. 협회가 있기 때문에 속일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한우에 있어서는 파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언양 사람들은 프로입니다. 숯불에 스르르 살짝 익힌 한우 불고기에 미나리 쌈, 어떠세요. 겨울이 조금은 따뜻하겠죠.

언양 주민들의 모습.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언양 주민들의 모습.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Tip. ‘울산하면 울주고 울주하면 언양’이라고 할 정도로 언양 사람들은 고장에 대한 자부심이 많다. 울산하면 공업도시라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그 중에서 울주군 언양은 다양한 문화유적지가 있다. 반구대 암각화, 언양읍성, 석남사, 작괘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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