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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놀멍쉬멍 제주도 비밀코스④] 알작지해변, 용담이호해안도로, 이호테우해변
[놀멍쉬멍 제주도 비밀코스④] 알작지해변, 용담이호해안도로, 이호테우해변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 승인 2014.1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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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제주] 제주 바다? 아름답기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그런데 바다라고 다 같은 바다가 아니다. 노래하는 바다, 사연 있는 바다, 위를 보는 바다…. 제주의 조금 남다른 해안으로 간다.
사진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파도의 교향악, 알작지

제주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마음이 급하다. 되도록 빨리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 올레 17코스는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그런데 이곳에 귀를 붙드는 바다가 있다. 

‘자르르르~ 자르르르~’ 

바람이 불 때마다 소리 한번 경쾌하다. 바람은 물을 밀고, 물은 돌을 굴리고, 돌은 소리를 낸다. 파도에 따라 소리가 나기 때문에 시끄럽지 않고 바람의 리듬을 탄다. 모래는 없고 동그란 조약돌로 채워진 이 해변은 제주 내도 알작지이다.

‘알작지’는 조약돌의 제주도 말로 무려 50만 년 전의 지질학적 특성까지 가늠하게 하는 나이 많은 해변이다. 또 돌을 깎아낼 정도의 바람이니 늘 파도가 센 편이다. 올레 코스에 속해 있기도 하지만 드라이브 중에 차를 세우기 좋은 곳이라, 바다를 감상하기에도 좋다. 자갈해안 오른쪽으로는 기암괴석이 또 하나의 풍광을 만들고, 이 바위 끝에서 낚시하는 사람도 발견할 수 있다. 기암괴석에 쌓은 작은 돌탑이나 푹 파인 구멍에 올려놓은 조약돌은 잠시 이곳을 즐기고 간 이들의 흔적일 것이다.

여행자들은 처음에는 감탄의 말을 하지만 이내 잠잠해진다. 자갈 소리 때문에 대화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소리가 기분 좋은 노래 같아 잠시 듣는 일에만 열중하게 된다. 자갈은 매일 이렇게 구르고 부딪히다 보니 둥글고 예쁘다. 가끔 투명하고 예쁜 조약돌을 발견했다고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데, 열 중 아홉은 그 원료가 소주병이다. 가끔 이 돌을 주워 집안을 장식해 보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큰일 날 생각이다. 반출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걸려있는 몸 값 비싼 돌들이다. 벌도 벌이지만 이런 돌은 집에 한두 개 가져다 놓는다고 예쁜 게 아니다. 이런 하늘 밑, 이런 바닷가에 수많은 돌들이 서로 부딪히며 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그러니 사사로운 욕심 따위는 일찌감치 접고 자연은 자연에 맡기기로 한다. 
 

용담이호해안도로의 몰래물쉼터의 전경. 몰래물향우회기념비가 보인다. 사진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이호테우해변의 제주말 모형 등대.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사진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용담이호해안도로의 바다 풍경. 사진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몰래물쉼터의 용다리샘. 예전에는 노천탕의 역할을 했다. 사진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무인카페에서 보는 용담이호해안도로   
용담이호해안도로는 제주 북쪽을 대표하는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제주공항 근처에 있어서 제주 북쪽바다를 보며 걷거나 차를 달리다 보면 수시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안을 따라 식당과 카페가 드문드문 보이는데, 이중 여행자에게 반가운 곳이 있다. 무인카페 노을언덕은 커피, 차, 과자, 아이스크림 등 메뉴가 다양하고 배낭여행자의 가벼운 지갑 사정을 잘 알고 있다. 해안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서 카페 2층 테라스 쪽에 앉으면 제주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간섭하는 사람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도 좋아서 배낭여행자와 올레꾼에게 더없이 따스한 쉼터가 된다.


무인카페 바로 앞에는 몰래물 쉼터가 있다. 비석이 있는데 이를 읽어봐도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비록 헤어져 살고 있지만, 꿈에도 못 잊어….’, ‘무엇이 헤어졌고, 왜 못 잊는다고 했나?’ 사연은 이렇다. 몰래물은 1979년까지 이곳에 있었던 마을이라고 한다. 이곳은 해안가이면서 좋은 경작지도 있어 농사가 잘 되는 반농반어촌이었다.

그런데 1941년 제주비행장이 만들어지면서 집터와 경작지를 빼앗기기 시작했고, 1979년 제주비행장의 3차 확장 공사로 이 마을은 완전히 없어졌다. 당시 주민들은 신성마을, 제성마을, 명성마을, 동성마을로 이주하였는데, 이후에도 몰래물 애향회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쉼터는 1999년에 만든 것으로 자신들의 터전을 기억하자는 몰래물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여행자의 왕래를 편하게 해준 공항 건설 뒤에는 이런 희생과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니 이곳, 제주에 다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아쉬움을 달래는 이호테우해변 
이호테우 해변은 제주공항에서 7km 떨어진 곳이다. 공항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해변이라 여행 마지막 코스로 들러 가기 좋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제주 바다 사진을 남기며 아쉬움을 달랜다. 마침 사진 찍기 딱 좋은 등대가 두 개 있다. 하얗고 빨간 말 모양의 등대는 상당히 이국적인 분위기다. 이것은 제주도 말을 형상화하여 만든 등대이다. 등대가 워낙 커서 바다를 내려다보기 보다는 고개를 들어 자꾸 등대를 올려다보게 된다. 밤에는 제주 시내 야경을 볼 수 있고, 일몰 분위기 또한 특별하여 밤, 낮 모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호테우의 ‘테우’는 ‘작은 배’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이 해변으로 멸치잡이 배가 드나들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멸치잡이 배를 볼 수 없다. 다만 모살치가 유명하여 낚시하는 사람도 많고 근처 캠핑장도 유명하다. 

*알작지해변 가는 법 
내비게이션: ‘알작지’ 검색
대중교통: 제주국제공항에서 37번 승차 후, 내도동서마을 정류장에서 하차, 알작지까지 약 200m 도보이동   

*용담이호해안도로 가는 법 
내비게이션: ‘용담이호해안도로 드라이브’, ‘노을언덕 무인카페’ 검색 (용담이호해안도로에 무인카페 노을언덕이 있다.) 
대중교통: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7번 승차후, 해안도로 정류장 하차 

*이호테우해변 가는 법 
내비게이션: ‘이호테우해변’ 검색
대중교통: 제주국제공항에서 37번 승차 후, 오광로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약 100m 도보이동   

백성원해장국 사진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음식
백성원해장국: 제주시에 있는 유명한 해장국집 중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가마솥에 펄펄 끓이는 진한 국물이 일품이지만 4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시간을 잘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내장탕 8,000원, 해장국 7,000원, 제주시 이도2동 1176-114 

그린데이 게스트하우스 사진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숙박
그린데이 게스트하우스: 객실이 많지 않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게스트하우스이다. 무료 조식은 물론이고, 한라산 등반 등 새벽에 나가는 게스트를 위해 조식꾸러미를 제공한다. 영어 소통에 문제가 없고 유쾌하게 게스트를 돌보는 매니저 덕분에 외국인 게스트가 많다. 4?6인 도미토리 1만8,000원, 2인실 도미토리 2만 원, 싱글룸 2만 5,000원 
주소: 제주시 삼도2동 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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