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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놀멍쉬멍 제주도 비밀코스 2] 검은 모래 할까? 하얀 모래 할까? 우도 검멀레해수욕장과 하수고동해수욕장
[놀멍쉬멍 제주도 비밀코스 2] 검은 모래 할까? 하얀 모래 할까? 우도 검멀레해수욕장과 하수고동해수욕장
  • 송세진 여행 칼럼리스트
  • 승인 2014.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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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스케치=제주도] 우도 가을 바다는 감상에 최고다. 여름의 소란스러움은 잠잠해 졌고, 바다 빛깔은 여전하다. 따뜻한 기후로 계절에 관계없이 미약한 초록이 남아 있다. 이곳에선 바다만 보다 와도 섬에서 다시 섬으로 건너온 긴 여정이 아깝지 않겠다.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정겨운 모습이 보이는 검멀레해수욕장 인근의 난전.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시크한 블랙, 검멀레해수욕장 

‘우도’ 하면 우도봉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우도봉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도봉은 말목장 비탈을 올라 꼭대기에 이르고, 그 반대편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그 절벽 아래 협곡에 자리잡은 바다가 바로 검멀레해수욕장이다. ‘검’은 ‘검다’의 준말이고, ‘멀레’는 ‘모래’가 와전된 것으로 이곳은 이름에 나와 있는 것처럼 검은 모래를 가진 해변이다.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성산항에 배를 타고 15분으면 우도에 도착한다.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검멀레동굴은 썰물 때 드러난다.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검멀레해수욕장은 시크한 매력이 있다. 해안까지 내려오지 않더라도 위에서 전체를 보는 풍경이 단순하면서 색의 대비가 강렬하다. 모래는 검고, 바다색은 깊은 청색인데, 전체를 절벽이 둘러싸고 있다. 이 때 모터보트라도 지나가면 하얀 물보라의 U자가 경쾌하다. 

검멀레해수욕장에 오면 이 섬 우도(牛島)가 왜 ‘소(牛) 섬(島)’인지 알 수 있다. 바로 이쪽에서 보는 우도봉의 모습이 딱 엎드린 소의 옆얼굴이다. 절벽 아래로는 해식동굴이 4개 있는데 이를 검멀레동굴이라 부른다. 이 중 ‘검은 코꾸망’이라는 수중동굴이 있다. 소 얼굴에 구멍이 있으니 소의 콧구멍이다. 한편 검멀레동굴을 한자로 ‘동안경굴(東岸鯨窟)이라 하는데, 돌고래가 살았던 동쪽 해안의 동굴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소의 콧구멍에 돌고래가 살았었다는 얘기가 된다. 콧구멍 동굴은 썰물 때만 드러나기 때문에 동굴을 보고 싶으면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가끔 돌 사이에 갇혀 밀물을 기다리는 물고기를 만날 수도 있다.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하수고동해수욕장의 해녀상.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낭만의 순백, 하수고동해수욕장 
검멀레에서 2km쯤 떨어진 곳에 하수고동해수욕장이 있다. 그리 멀지 않은데 바다색이 전혀 다르다. 모래도 하얀색으로, 부드럽기가 밀가루 같다. 수심도 얕아서 전체적인 색깔이 편안하고 부드럽다. 부드러운 옥빛으로 시작해 수평선쯤에 시선이 머물면 검멀레에서 봤던 깊은 청색이 된다. 바다색이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이곳에 ‘사이판 해변’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여름엔 찾아오는 이가 많지만 계절이 바뀐 후엔 한가한 바람만 분다. 사실 이때 바다가 가장 예쁘다. 바닷가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신다면 이보다 좋을 게 없겠다.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하얀 모래사장과 물및이 고운 하수고동해수욕장. 2014년 11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하수고동해수욕장은 해녀상으로도 유명하다. 세계 최대의 해녀상이라고 하는데, 두 분의 해녀상과 함께 한 명의 인어상도 만날 수 있다. 기념사진을 찍은 후에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제주 해녀에 관한 표지판 한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 우도 여행법 >
다 같이 돌자, 우도 한 바퀴

1. 걷기: 우도는 올레길로 1-1코스에 해당한다. 총 11.4km로 제주 올레 중에 짧은 편에 속한다. 그렇지만 중간에 우도봉에 오른다면 약간은 숨이 찰 수 있겠다. 
2. 우도 관광버스: 여행자들이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우도 관광버스이다. 하루 이용권으로 언제든지 정거장에서 타고 내릴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자들에게 좋다. 
3. ATV, 자전거, 스쿠터: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하는 방법이다. 특히 전기자전거는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좋다. 기분에 따라 스피드를 내기도 좋고, 좋은 풍경을 만나면 안장에 엉덩이를 걸친 채 사진을 찍기 편하다. 다만 별도의 자전거 도로가 없기 때문에 안전에 조심해야 한다.    

 
< 우도 맛보기 >  
에너지와 이야기가 있는 우도의 맛

이곳에 놓치지 말아야 할 음식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해물탕과 짬뽕은 제주 여행자의 필수다. 해물탕에는 전복이 그릇을 덮었고 조개와 홍합, 콩나물은 가라앉아 보이지도 않는다. 여기에 키조개, 딱새우까지 들었으니 냄비가 넘칠 지경이다. 한참 해물을 익혀 먹다가 돌문어 한 마리를 넣어 다시 끓이고, 그냥 끝내기 아쉬워 국수사리까지 꽉 차게 먹는다. 대식가가 아닌 것이 한스러워 지는 순간이다. 짬뽕은 싱싱한 해물과 제주 돼지의 멋진 만남이다. 해물은 아낌없이 넣었고, 돼지 뼈는 진하게 우려냈다. 탄력 있는 면발과 함께 속을 따끈하게 데워주는 백짬뽕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인기다.   

다음은 우도의 명물인 땅콩이다. 일반 땅콩과 달리 볶지 않아도 비리지 않고 깔끔하게 고소한 맛이 난다. 검멀레 해안을 바라보며 귀한 우도 땅콩을 듬뿍 넣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으면, 입과 눈이 저절로 행복해 진다. 


아이들과 함께 왔거나 생선회가 지겨울 때쯤이면 전복돈가스와 한치주물럭이 좋다. 두툼한 돈가스를 잘라보면 전복이 들어있으니 제주에서만 가능한 조합이다. 한치주물럭은 볶음밥까지 먹어야 한다. 제주와 한라산, 오름의 이야기를 듣는 한라산볶음밥은 이미 우도 명물로 소문이 나 있다.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계란찜과 매콤한 볶음밥을 숟가락에 반씩 떠먹어야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INFO.
검멀레해수욕장과 하수고동해수욕장 가는 법 

내비게이션: ‘검멀레해수욕장’, ‘하수고동해수욕장’  검색
대중교통: 부두에서 우도 관광버스 탑승, 각 정거장에 하차 

우도 관광버스 
하루 이용권: 5,000원 / 매표소 위치: 하우목동 포구 

전기자전거, ATV, 스쿠터 대여 
우도 보물섬 레저: 064-782-7744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2427-3 

음식
회양과 국수군 / 돌문어해물탕 50,000원~70,000원 / 회국수 10,000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2473 
지미스 땅콩 아이스크림 / 땅콩 아이스크림 4,000원 / 감귤 샤베트 4,000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317-2 
키다리아저씨 / 전복돈까스 12,000원 / 백짬뽕 12,000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1642-1 
풍원 / 한치주물럭 14,000원 / 한라산볶음밥 3,000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2427-1 

숙박
우도올레펜션 : 보는 방향에 따라 바다와 논밭의 전망이 다채로운 펜션이다. 영화 ‘인어공주’의 전도연, 드라마 ‘내 생애 봄날’의 감우성 등이 촬영 시 묵어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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