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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우리 국토 푸르게 푸르게 전주시 한국도로공사수목원
우리 국토 푸르게 푸르게 전주시 한국도로공사수목원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3.09.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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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여행스케치=전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주 IC 방향 왼쪽 샛길로 들어서면 색다른 장소 하나를 만나게 된다. 바로 한국도로공사수목원이다. 도로 바로 옆에 웬 수목원, 조금 생경한 느낌이다. 그러나 개원 배경을 알고 나면 바로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 


한국도로공사수목원은 호남고속도로 건설로 생긴 유휴지에 설립된 곳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수목원을 작정하고 만든 곳이 아니다. 1974년 묘포장으로 출발해 고속도로 건설로 제자리를 잃은 나무를 가져와 키우고 또 새로운 도로를 건설할 때 필요한 잔디와 나무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다가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목원 조성을 목적으로 나무를 수집하기 시작해 1992년엔 일반인에게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아름드리나무가 반갑게 맞아준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맥문동꽃이 활짝 피었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수목원 조성 배경과 일련의 발전 과정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한국도로공사수목원은 도로 건설로 인해 불가피하게 훼손되는 자연환경을 복구하는 데 일조한다. 현재 수목원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식물은 도로 공사로 제자리를 잃은 것을 옮겨와 심은 것들이다. 식물뿐 아니라 돌과 흙도 마찬가지. 그래서 수목원 곳곳에선 식물의 이름표와 함께 그 식물의 고향이 어디이며, 왜 이곳에 왔는지 표기된 안내판을 종종 볼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식물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식물을 주로 ‘과’ 단위로 심어놓아 유사종의 비교도 쉽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사시사철 꽃이 피는 유리온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한국도로공사수목원은 식물 수집뿐 아니라 식물 보전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1년에는 환경부에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등록되어 멸종 위기 식물 노랑붓꽃, 진노랑상사화, 복미나리, 지네발란, 석곡, 초령목, 해오라비난초, 대청부채까지 식물 8종의 관리·증식에 힘쓰고 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수목원은 29만1795㎡ 부지에 총 192과 3410종을 보유하고 있다. 교재원, 죽림원, 양치식물온실, 솔래원, 무궁화원, 약초원, 장미원, 로도덴드론가든 등의 식물원과 잔디광장,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종합 휴식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식물원 구석구석 다 살펴보려면 3~4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볼거리가 꽤 알차다. 테마에 맞게 조성된 식물원과 함께 각각의 장소에 어울리는 벤치를 설치하여 가볍게 산책 삼아 둘러보기 좋다. 조형물까지 설치해 다양한 호응을 얻고 있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대나무와 소나무의 환상 조합 죽림원.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수목원의 여러 식물원 중 인기가 높은 곳은 어디일까? 수목원의 안내를 도와준 양창길 씨는 죽림원, 약초원, 솔래원, 잔디광장, 유리온실 등을 꼽았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숲을 이루는 죽림원은 대나무가 주는 운치 덕분에 인기가 아주 좋아요. 대나무는 이 지역에서 보기 힘든 나무라 특히 더 찾으시는 것 같아요. 전 한국도로공사 원장님도 죽림원을 수목원에서 가장 좋아하셨어요.” 양창길 씨의 설명이 단번에 이해가 될 정도로 죽림원의 운치는 빼어나다. 대나무와 새가 들려주는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하다.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와~ 여기에선 마음껏 뛰어도 된대.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뿌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줄기. 아프리카가 고향인 구갑용. 2013년 10월 사진 / 김은혜 기자

죽림원이 운치 있는 풍경을 보여주었다면 잔디광장은 탁 트인 공간으로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서해안고속도로 건설로 제자리를 잃은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러 조형물 중 얼마 전에 설치한 말 2마리 조형물이 가장 인기가 많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올라타볼 수 있어 특히 아이들의 주요 목표물이 된다. 이날도 말에 서로 오르려는 아이들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말은 2마리인데 사람은 3명이다 보니 아이들은 서로 먼저 오르겠다고 싸우고 빨리 올려달라고 엄마를 재촉하며 성화를 부리고 있다. 엄마는 아이를 달래며 안전하게 놀도록 지도한다.

잔디광장이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이라면 약초원은 어르신과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인기가 높다. 총 445종의 약초가 있는데 돌나물, 산부추, 구절초, 국화, 앵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은 물론 큰두루미꽃, 참꽃마리, 낙지다리 등 이름조차 생소한 것들까지 다양하게 관상할 수 있다. 약초원이라고 해서 어렵고 특이한 풀이 모여 있을 것 같았는데 일상에서 흔히 보는 것들도 있어 반갑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비교적 외진 곳에 위치한 탓인지 약초의 효능을 아는 어르신들의 서리가 빈번하다고 한다. 양창길 씨는 책에 절대 그러면 안 된다는 말을 꼭 써달라고 부탁하였다. 

잔디광장과 약초원이 특정 연령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면 유리온실은 전 연령대가 고루 사랑하는 공간이다. 꽃을 볼 수 없는 겨울에도 항상 꽃이 피어 있어 사계절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선인장, 귤나무, 레몬나무 등의 아열대식물을 비롯하여 허브 식물 등 640여 종이 빼곡하다. 꽃 향기가 1000리까지 퍼진다고 하여 이름 붙은 천리향이 따뜻한 온실에서 사시사철 꽃을 피워 향긋한 꽃 향기를 맡으며 둘러볼 수 있다. 

Tip.
한국도로공사수목원에서는 식물을 보호하고 일반에게 개방하는 것 외에 생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시민행동21 들꽃사랑 꽃다지와 함께 식물 해설 및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매년 8월 초에는 여름생태학교를 운영한다.

INFO.
입장료 무료
관람 시간 9:00~20:00(3~10월), 9:00~17:00(11~2월), 월요일 휴원
주소 전북 전주시 덕진구 번영로 46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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