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작은 섬 오랜 여운, 자전거로 떠난 보물섬 무의도
작은 섬 오랜 여운, 자전거로 떠난 보물섬 무의도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10.26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전거여행-인천 중구 무의도
드넓은 개펄, 바다를 걷고 달리다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서 바라본 무의대교.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서 바라본 무의대교.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소무의인도교는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소무의인도교는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를 찾은 여행객들.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를 찾은 여행객들. 사진 / 박정웅 기자

[여행스케치=인천] 인천에는 트레킹이나 라이딩을 즐길 섬이 많다. 국제공항이 들어선 영종도를 두고 북쪽으론 신·시·모도와 장봉도가 대표적이다. 또 남쪽으론 잠진·무의·소무의도가 있다. 장봉도를 제외하면 이웃한 섬들이 서로 연도교로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점은 접근성의 차이에 있다. 북쪽의 섬들은 여전히 뱃길(삼목항)로만 닿을 수 있는 반면 남쪽의 섬들은 차량으로도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시모도’엔 ‘삼형제 섬 라이딩’이 있다면 무의도 자전거여행 역시 비슷한 이름을 붙여도 되겠다. 무의도를 중심으로 잠진도와 소무의도 세 섬을 아우르기 때문이다. 다만 섬 크기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덧붙이자면 잠진도는 스쳐지나가는 노정에 있고 소무의도는 자전거를 타기엔 너무 작다. 

무의도에서 바라본 소무의인도교.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에서 바라본 소무의인도교.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의 '일상이 반짝이는 섬'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의 '일상이 반짝이는 섬'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여행명소인 하나개해수욕장.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여행명소인 하나개해수욕장.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를 찾아가는 자전거 여정
신시모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슬그머니 실미도를 끼워보자. 그러면 ‘네형제 섬 라이딩’이 되질 않겠는가. 여하튼 이번 무의도 자전거여행은 라이딩보다는 최종 목적지에 무게들 실었다. 신시모도의 가장 작은 섬인 모도의 배미꾸미해변(조각공원)을 찾는 것처럼 소무의도의 8경과 무의바다누리길을 최종 목적지로 염두에 뒀다.    

소무의도는 이웃한 무의도(대무의도)에 딸린 섬이다. 무의도는 영종·용유도를 거쳐 잠진도에서 무의대교로 연결됐다. 다시 무의도는 소무의인도교를 통해 소무의도로 길을 안내한다. 무의도는 2019년 무의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잠진도(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했다. 고작 5분 거리의 뱃길이었지만 엄연한 섬이었다. 앞서 소무의인도교는 2011년 개통됐다. 

무의대교 개통으로 작은 섬 소무의도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무의도에서 소무의도를 잇는 관문인 광명항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다. 무의도는 본래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섬여행 명소였다. 하나개해수욕장, 실미도, 국사봉과 호룡곡산의 트레킹, 해상관광탐방로 등 대중적인 관광 콘텐츠가 많다. 

반면 소무의도는 낚시나 백패킹 등 레저·액티비티를 즐기려는 여행객 사이에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던 것이 무의대교 개통으로 최종 목적지를 아예 소무의도로 잡는 일반 여행객이 많아진 것. 따지고 보면 소무의도는 섬 규모에 비해 여행 콘텐츠가 차고 넘친다. 

소무의도 떼무리선착장.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떼무리선착장.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떼무리선착장에 있는 느린우체통.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떼무리선착장에 있는 느린우체통.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몽여해변.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몽여해변. 사진 / 박정웅 기자

여덟 개의 절경과 트레일, 소무의도의 보물
소무의도 여행의 캐치프레이즈는 ‘일상이 반짝이는 섬’이다. 소무의도에는 8경과 이를 잇는 8개의 트레킹 코스(무의바다누리길)가 있다. 1~8경은 소무의인도교, 떼무리항, 부처깨미, 몽여해수욕장(몽여해변), 명사의해변, 장군바위, 하도정, 모예재다. 무의바다누리길(2.5km) 1~8구간은 각각 소무의인도교길, 마주보는길, 때무리길, 부처깨미길, 몽여해변길, 명사의해변길, 해녀섬길, 키작은소나무길이다. 순서대로 둘러볼 경우 섬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여행한다. 

8경과 무의바다누리길은 섬 주민의 일상과 마주한다. 소무의도 여행의 캐치프레이즈가 짐작되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8경 중 네 곳을 자연스레 거친다. 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들어오는 소무의인도교(1경), 인도교와 마주하는 떼무리항(2경), 섬의 서쪽과 동쪽 마을을 잇는 모예재(8경), 그리고 동쪽 마을의 몽여해수욕장(몽여해변·4경)이다.

어느 효자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소무의도 모예재. 사진 / 박정웅 기자
어느 효자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소무의도 모예재.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모예재 갈림길에서 바라본 인천 송도의 스카이라인.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모예재 갈림길에서 바라본 인천 송도의 스카이라인.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몽여해변에서 이어지는 탐방로 데크길. 사진 / 박정웅 기자
소무의도 몽여해변에서 이어지는 탐방로 데크길. 사진 / 박정웅 기자

모예재는 섬의 한복판에 있는 고개로 효자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마을 주민들이 왕래를 편하게 하도록 고개를 깎아서 길을 냈다고 한다. 낮은 언덕길이나 서쪽으론 호룡곡산의 능선이, 동쪽으론 인천 송도의 스카라인이 잘 잡힌다. 몽여해변에는 카페가 하나둘 들어서고 있어 작은 섬에 찾아온 변화가 감지된다. 명사의해변은 박정희 일가가 여름휴가를 보냈다던 장소다.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사진 / 박정웅 기자
하나개해수욕장과 중구 영상단지 인근의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초입. 사진 / 박정웅 기자
하나개해수욕장과 중구 영상단지 인근의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초입. 사진 / 박정웅 기자
해상관광탐방로 인근 해변에서 해루질을 하는 마을 주민. 사진 / 박정웅 기자
해상관광탐방로 인근 해변에서 해루질을 하는 마을 주민.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해상관광탐로에서의 호사
무의도에는 핫한 해상관광탐방로가 있다. 약 800m 길이의 탐방로는 해상데크길로 이뤄져 있어 찾는 이가 많다. 호룡곡산(虎龍谷山·245.6m)의 기암과 절벽, 해식애에 12경의 이름을 붙여놨다. 서해의 진면목은 썰물 때 드러나는 너른 개펄이다. 그러니 탐방로의 12경은 썰물 때 도드라진다. 사자바위, 만물상, 망부석(자매바위·주먹바위), 총석정, 부처바위, 원숭이바위, 햄버거바위 등이 그것이다. 물론 호룡곡산의 절벽을 만나 파도가 부서지는 밀물 때의 장관도 멋지다.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는 인천의 여행명소인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이어진다. 인기 드라마와 예능 촬영지인 무의도 영상단지를 지나면 탐방로를 만날 수 있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물골 위 데크길에서 하나개해수욕장이 한눈에 잡힌다. 호룡곡산 방향으론 트레킹 코스(호룡곡산 순환숲길)가, 바다 쪽으론 해상관광탐방로가 각각 펼쳐진다. 작은 언덕을 넘으면 서해의 시원한 장관에 탄성이 쏟아진다. 내리막길이 해상데크길과 이어지는 포토존이다.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와 서해 바다 풍광.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와 서해 바다 풍광. 사진 / 박정웅 기자
해상관광탐방로에서 바라본 하나개해수욕장. 사진 / 박정웅 기자
해상관광탐방로에서 바라본 하나개해수욕장. 사진 / 박정웅 기자
해상관광탐방로 초입의 중구 영상단지. 사진 / 박정웅 기자
해상관광탐방로 초입의 중구 영상단지. 사진 / 박정웅 기자

탐방로를 걸음하면 일거양득의 호사를 누린다. 왼쪽으론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이 깃든 호룡곡산의 절경, 그리고 오른쪽으론 고즈넉한 서해의 풍광을 거느릴 수 있어서다. 짭조름한 갯내음이 물씬하다. 바닷바람까지 일렁이면 걸음은 한결 가볍고 느긋해진다. 물때가 맞고 낙조까지 더하면 선경이 따로 없다. 탐방로는 이름 모를 백사장으로 이어진다. 

호룡곡산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다면 순환숲길에 오르면 된다. 호룡곡산의 등산로는 그리 가파르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탐방로를 돌아나온 뒤 개펄로 향해도 좋다. 모래 개펄이라 걷기에 편하다. 서해 바다는 역시 개펄 여행이다. 개펄 너머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막연하다. 또 맨발이 전하는 개펄의 촉감이나 자잘할 생것들의 싱그러움에 시간 간줄 모른다.    

무의도 자전거여행 팁
무의도 자전거여행은 공항철도(AREX·인천공항1터미널역)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터미널역-영종해안남로(자전거전용도로)-거진포선착장-잠진도-무의대교-무의도(큰무리선착장, 행정소재지, 사시미재, 광명항)-소무의인도교-소무의도로 코스를 짜면 된다. 다만 1터미널역에서 영종해안남로를 찾아갈 경우 그랜드하얏트인천부터 자전거길이 없다. 차로를 주의해서 이용하자. 소무의도에서 돌아나오는 길(행정소재지 좌회전)에 하나개해수욕장을 들르면 왕복 거리는 약 50km다. 

영종해안남로 자전거전용도로. 사진 / 박정웅 기자
영종해안남로 자전거전용도로. 사진 / 박정웅 기자

무의대교는 자전거 통행이 가능한 분리형 갓길이 있다. 무의도 일부 구간에는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가 있다. 나머지는 비좁은 차로여서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무의도로 향하는 사시미재는 꽤 가파르다. 소무의도는 자전거를 묶어 두고 여행하는 것을 추천하다. 섬이 워낙 작아 걸어서 두루 여행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이 몰리는 주말보다는 평일 여행을 적극 권장한다. 공항철도는 출되근 시간 외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가 가능하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