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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세계기록유산 ‘직지’, 청주에 가면 문화민족 자긍심 ‘쑥쑥’
세계기록유산 ‘직지’, 청주에 가면 문화민족 자긍심 ‘쑥쑥’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10.2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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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을 가장 가까이 만나는 곳
청주직지문화특구, 직지 인출 체험 등 프로그램 다양
세계기록유산 직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 사진 / 박정웅 기자
세계기록유산 직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전시된 직지 사본.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전시된 직지 사본. 사진 / 박정웅 기자

[여행스케치=청주(충북)] 우리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적용을 검토하면서 그동안 방역기준 제한조치를 받아왔던 실내 관광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충북 청주의 청주직지문화특구(직지문화특구)를 찾았다. 직지문화특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이해하고 인쇄술과 인쇄문화의 모든 것을 훑어보는 교육 및 체험공간이다. 

직지문화특구는 크게 직지를 중심으로 고려금속활자 인쇄술 관련 자료를 전시한 청주고인쇄박물관, 근대의 인쇄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 제작기술의 보전과 전승을 위한 금속활자전수교육관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직지가 인쇄된 곳으로 알려진 흥덕사지가 있다.

직지 인출 체험 등 인쇄에 대한 체험여행의 산실인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 인출 체험 등 인쇄에 대한 체험여행의 산실인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는 직지 인출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는 직지 인출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 인출 체험(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 인출 체험(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관의 능화판 밀기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의 능화판 밀기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의 책 꿰매기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의 책 꿰매기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문화특구의 체험공간은 금속활자전수교육관과 근현대인쇄전시관이다. 이곳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제한된 수준에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의 경우 코로나19 발발 이전 연간 방문객이 7만명에 달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금속활자 주조과정 시연(임인호 금속활자장, 국가무형문화재 제101호)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옛 책 만들기 체험(금속활자 인출·한지 뜨기·능화판 문양 밀기·책 꿰매기·금속활자로 단어 찍기), 북아트 체험, 죽간 만들기 체험 역시 제한적인 조건에서 이뤄지고 있다.

근현대인쇄전시관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머그컵전사인쇄, 납활자인쇄(한지), 레터프레스(엽서), 목판인쇄(시전지) 체험 프로그램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전 예약(당일 예약 불가)이나 참가 인원 체한 등의 조치가 있어서다. 

근현대인쇄전시관 전경. 사진 / 박정웅 기자
근현대인쇄전시관 전경. 사진 / 박정웅 기자
근현대인쇄전시관에 전시된 인쇄기. 사진 / 박정웅 기자

그럼에도 직지문화특구에는 우리 인쇄문화의 자랑인 직지를 이해하고 체험하려는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직지의 가치를 가장 가까이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금속활자의 발명은 정보의 기록과 확산에 획기적인 변화의 전기를 마련해 인류 역사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중세 소수의 귀족층만이 누렸던 지식 정보들은 더 이상 그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었다. 정보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로부터 유럽은 근대문명이 싹트기 시작해 종교개혁과 시민혁명 등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활자로 다양한 책을 신속하게 인쇄해 국가의 운영과 발전, 통합된 사상으로 국민을 이끄는 역할, 그리고 정보와 지식 보편화에 기여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가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70여년 앞섰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전시 자료.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가 간행된 것으로 알려진 흥덕사지의 금당과 석탑.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가 간행된 것으로 알려진 흥덕사지의 금당과 석탑. 사진 / 박정웅 기자

이같은 인쇄문화의 역사적인 포문을 연 것이 바로 직지다. 인류가 간직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책인 ‘직지’(直指)의 본래 제목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백운화상이 석가모니를 비롯한 조사들이 말씀한 마음의 본체에 대한 중요한 대목을 편찬한 책의 제목이다. 

‘아지랑이는 본래 물이 아닌데 목마른 사슴은 알지 못해 부질없이 헤맨다.’ ‘자신이 어리석어 진실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헛되고 헛되다 하네.’ ‘진리는 원래 형체도 없어 집착이 없고 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지네.’ ‘어느날 스스로 성품이 원래 비어 있음을 깨달으면 열병에 땀을 낸 듯 후련하리.’ 

이는 직지의 대표적인 명구다.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는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 등으로 불린다. 직지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참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보면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아쉽게도 직지는 현재 우리 정부의 반환 요구에도 프랑스에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기록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북돋우는 한편 반환의 숙제를 고민하는 뜻 깊은 공간이 바로 청주고인쇄박물관이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직지 활자.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직지 활자.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 선호도 조사.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 선호도 조사.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은 명칭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은 1992년 이후 줄곧 쓰여왔다. 다만 직지와 인쇄문화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 ‘청주고인쇄박물관’ ‘한국인쇄박물관’ ‘직지박물관’ ‘직지인쇄박물관’ ‘청주직지박물관’ ‘청주직지인쇄박물관’을 두고 스티커를 붙이는 선호도 조사가 현재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전수교육관 3곳에서 진행 중이다. 청주시는 이같은 의견을 수렴해 명칭에 대한 방향을 정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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