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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위드 코로나 시대’ 여행지 ②] 문화민족 자긍심까지… 푸짐한 청주여행
[‘위드 코로나 시대’ 여행지 ②] 문화민족 자긍심까지… 푸짐한 청주여행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10.26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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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문화특구·상당산성·서문시장 삼겹살거리
교육·체험에 식도락… 빠지는 구석 하나 없는 다양한 여행 콘텐츠
충북 청주시 상당산성을 찾은 탐방객이 주변을 조망하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산성을 찾은 탐방객이 주변을 조망하고 있다. 산 아래는 청주 도심이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청주고인쇄박물관.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청주고인쇄박물관. 사진 / 박정웅 기자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입구의 복돼지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입구의 복돼지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여행스케치=청주(충북)] 청주여행은 한마디로 푸짐하다.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면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와 1000년의 역사를 마주하며 걷는 상당산성, 그리고 질 좋고 맛도 좋은 삼겹살까지 여행을 다채롭게 꾸릴 수 있어서다. 문화민족의 자긍심을 쑥쑥 키우고 솔향 가득한 산성길을 걷는 매력에다 배까지 부르니 청주여행은 빠지는 구석 하나 없다. 

더구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라 직지와 인쇄문화를 잇댄 체험 프로그램에 보다 폭넓게 참여할 수 있다. 그러니 ‘교육 도시’ 청주에 교육·체험 여행을 떠나는 가족단위 여행객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청주직지문화특구의 청주고인쇄박물관부터 상당산성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봤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 조형물.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직지 인쇄본. 사진 / 박정웅 기자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직지 인쇄본.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가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70여년 앞섰다는 사실을 소개하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자료. 사진 / 박정웅 기자

문화민족 자긍심 ‘쑥쑥’, 청주직지문화특구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실내 관광시설로 청주직지문화특구(직지문화특구)가 조명을 받고 있다. 직지문화특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인쇄술과 인쇄문화의 모든 것을 훑어보는 교육·체험 공간이다. 코로나19 발발 이전까지 청주를 대표는 교육·체험 여행명소였다.  
직지문화특구는 직지를 중심으로 고려금속활자 인쇄술 관련 자료를 전시한 청주고인쇄박물관, 근대의 인쇄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 제작기술의 보전과 전승을 위한 금속활자전수교육관으로 구성돼 있다. 

직지문화특구의 체험공간은 금속활자전수교육관과 근현대인쇄전시관이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은 코로나19 발발 이전 연간 방문객이 7만명에 달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금속활자 주조과정 시연(임인호 금속활자장, 국가무형문화재 제101호)이다. 또한 옛 책 만들기 체험(금속활자 인출·한지 뜨기·능화판 문양 밀기·책 꿰매기·금속활자로 단어 찍기), 북아트 체험, 죽간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직지의 본고장이어서 직지 인출 체험은 필수 코스로 통한다. 근현대인쇄전시관에는 머그컵 전사 인쇄, 납활자 인쇄(한지), 레터 프레스(엽서), 목판 인쇄(시전지)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 진행하는 직지 인출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 진행하는 직지 인출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의 책 꿰매기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의 책 꿰매기 체험.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전경.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전경.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를 인쇄한 것으로 알려진 흥덕사지의 금당과 석탑. 사진 / 박정웅 기자
직지를 인쇄한 것으로 알려진 흥덕사지의 금당과 석탑. 사진 / 박정웅 기자

금속활자의 발명은 정보의 기록과 확산에 획기적인 변화의 전기를 마련해 인류 역사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이 같은 인쇄문화의 역사적인 포문을 연 것이 바로 직지다. ‘직지’(直指)의 본래 제목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백운화상이 석가모니를 비롯한 조사들이 말씀한 마음의 본체에 대한 중요한 대목을 편찬한 책의 제목이다. 제목을 달리해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 등으로 불린다. 직지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참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보면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직지는 현재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반환 요구에도 프랑스에 남아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기록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북돋우는 한편 반환의 숙제를 고민하는 뜻 깊은 곳이다. 박물관 바로 옆은 직지를 인쇄한 장소로 알려진 흥덕사지다. 

상당산성 남암문 치성에서 바라본 공남문(남문)과 성벽. 남문 앞은 너른 잔디 언덕이 펼쳐져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남암문 치성에서 바라본 공남문(남문)과 성벽. 남문 앞은 너른 잔디 언덕이 펼쳐져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남문.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남문.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동문과 산성길.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동문과 산성길.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서문과 산성길.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서문과 산성길. 사진 / 박정웅 기자

솔향 드리운 상당산성, 천년의 역사가 쉼쉬네
청주 도심을 조망하며 솔향 속에 1000년의 역사를 마주하는 길이 있다. 도심과 가까운 상당산성(上黨山城·사적 제212호)은 청주시민의 여가공간으로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청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꼭 둘러보는 여행명소이기도 하다. 시민과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만큼 산성 곳곳에는 휴게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상당산성의 정확한 축성 시기는 알 수 없다. 다만 백제시대부터 본래 자리에 토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주목(淸州牧)은 백제시대 때 상당현(上黨縣)이라 불렸는데 조선 숙종 때 축성기록인 ‘상당기지 개석축’(上黨基址 改石築)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학계 안팎에선 김유신(셋째아들 원정)이나 궁예와 잇댄 이야기도 나온다. 영조 19년까지 성안의 여러 시설이 들어섰고 마지막으로 동장대와 서장대가 완성됐다. 

상당산성은 둘레 4.2km의 거대한 포곡식(包谷式·계곡을 끼고 산줄기를 따라 성벽을 쌓은 형식) 석축산성이다. 주요시설로는 공남문(控南門·남문), 미호문(弭虎門·서문), 진동문(鎭東門·동문) 등 3개의 성문을 비롯해 2개의 암문(남·동암문)이 있다. 성문을 보호하는 치성과 지휘소(동장대·서장대), 수구, 저수지(성내방죽) 등이 있다.

상당산성 지휘소 역할을 한 동장대(보화정).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지휘소 역할을 한 동장대(보화정).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의 치성.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의 치성.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안에 있는 저수지. 사진 / 박정웅 기자
상당산성 안에 있는 저수지. 사진 / 박정웅 기자

대부분의 여행객은 정문 격인 남문에서 상당산성 여행을 시작한다. 근처에는 무료 주차장이 있고 관광안내소와 매점,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다. 청주시내를 오가는 노선버스(862-1~2번, 산성남문 하차)가 있다. 한 정거장을 더 가면 노선버스 종점(상당산성종점)인 토속음식전문마을(식당가)이다.

상당산성 여행은 산성 일주코스(4.2km)면 충분하다. 넉넉잡아 2시간 코스로, 남문에서 시작해 성벽 위를 따라 치성-남암문-서문-포루터-동암문-동문-동장대(보화정)-저수지를 거쳐 돌아오는 것이다. 남문에서 산성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걷는 산성길이다. 원점회귀 코스여서 다른 방향으로 걸어도 된다. 또 토속음식전문마을(버스 종점)에서 길을 잡아도 괜찮다.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입구. 사진 / 박정웅 기자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입구. 사진 / 박정웅 기자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홍보 현수막. 사진 / 박정웅 기자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홍보 현수막. 사진 / 박정웅 기자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사진 / 박정웅 기자

배 부르는 청주여행,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직지의 우수성을 체험하고 상당산성에서 유유자적을 즐겼다면 이제는 식도락이다. 삼겹살거리로 유명세를 탄 청주의 서문시장을 둘러볼 차례다. 청주의 구도심에 해당하는 서문시장은 한동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를 지켜만 볼 수 없었던 시장 상인들은 힘을 합쳐 2012년 삼겹살 특화거리로 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었다. 삼겹살거리는 청주 안팎에서 유명해져 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은 것. 

되살아 난 서문시장의 삼겹살거리는 국내 최초 한돈 인증거리로 지정돼 먹거리에 신뢰성을 더했다. 질과 맛 모두 좋은 삼겹살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전기를 맞이한 것이다. 현재 20여곳의 삼겹살 전문점이 성행하고 있다. 서문오거리 초입에는 복돼지 조형물이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서문시장은 크게 삼겹살거리, 먹자골목, 해장국골목으로 나뉘어 있어 입맛 따라 배를 불릴 수 있다.

그렇다면 서문시장이 왜 삼겹살거리가 됐을까. 본래 청주 사람들은 예로부터 돼지고기를 함께 나눠 먹길 좋아했다고 한다. 특히 삼겹살을 지랑물이라는 달인간장에 담가 굽거나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웠다. 잡냄새를 없애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비법으로 활용한 것. 여기에다 파절이나 묵은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이것이 청주의 삼겹살 문화가 됐다는 것이다. 진위를 떠나 질 좋고 맛도 좋은 한돈 삼겹살을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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