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지 가공식품] 바다의 향기가 살아 있는 어리굴젓
[여행지 가공식품] 바다의 향기가 살아 있는 어리굴젓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2.13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리굴젓은 굴에다 소금·고춧가루로 버무려 만든다. 사진/ 셔터스톡

[여행스케치=여수] 남도 항구도시에는 가공식품이 많이 있다. 겨울철 입맛을 확 살려주는 어리굴젓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굴에다 소금·고춧가루로 버무린 굴젓
남도 항구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맛보는 음식이 있다. 젓갈이다. 일부러 주문해서 먹기도 하지만 이름 좀 있는 음식점은 밑반찬으로 젓갈 한두 가지를 상에 올린다. 멸치젓, 새우젓, 오징어젓, 멍게젓 등등. 그런데 10월부터 3월까지는 어리굴젓이 제철이다.

“생굴을 바로 젓갈로 만들면 비린내가 나요. ‘적당히’ 숙성을 시켜야 합니다. 숙성시키기 전에도 씻고, 숙성 후에 양념할 때도 씻어야 합니다.”

여수에서 만난 나래식품 김금진 대표는 ‘적당히’ 잘 씻는 것도 기술이고, ‘적당히’ 숙성시키는 것도 기술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굴의 씨알을 보고 구입하지만 세척을 얼마나 잘했는지도 중요한 선택지라고 한다. 굴을 먹을 때 껍질이나 쩍이 섞여 있으면 굴젓을 먹는 사람이 입안에 상처가 날 수도 있고, 기분이 좋을 리가 만무하다.

나래식품 김금진 대표. 사진/ 박상대 기자
양념배합 장면. 사진/ 박상대 기자
나래식품 소포장. 사진/ 박상대 기자

작은 병에 든 것 얼른 먹고 새로 사야 좋다
어리굴젓을 만드는 솜씨는 집안마다 다르고, 식품공장마다 다르다. “고춧가루가 가장 중요한 양념이죠. 단골로 거래하는 농부들에게 구매한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합니다. 천일염, 멸치젓국, 생강, 파 등 양념과 숙성시킨 굴을 배합하는 것이 기술입니다.”

김 대표는 아무리 양이 많아도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고 한다. 반드시 사람이 손으로 섞어야 한다. 굴과 양념이 골고루 잘 섞여야 하고, 굴이 터지지 않아야 한다. 굴이 터지면 굴젓의 참맛을 잃게 된다. 그 과정에서도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굴과 양념을 섞을 때 필요한 시간도 ‘적당히’다. 눈으로 봐서 잘 섞어
졌다고 판단될 때 용기에 담는다. 주로 유리병이나 유리그릇이 사용된다.

먹음직스러운 어리굴젓. 사진/ 박상대 기자
여수 시내 수산식품판매점에서 어리굴젓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굴젓은 양념과 버무린 후 바로 먹으면 된다. 이미 공장에서 적당히 숙성을 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냉장고에 보관해도 너무 오래 보관하면 맛이 변할 수 있다. 아끼다가 버릴 수 있는 게 굴젓이다. 경력이 많은 주부들은 굴젓을 살 때는 작은 병에 담긴 것을 산다. 빨리 먹고 더 먹고 싶을 때 새 병을 산다고 한다.

INFO 어리굴젓의 유래
굴로 만든 젓갈을 굴젓이라 하지 않고 어리굴젓이라 부르는 것은 왜일까? 어리는 ‘모자라다’, ‘작다’는 뜻을 가진 우리말 접두어다. ‘얼-’을 활용한 표현 중 ‘얼간’이라는 것이 있는데, 소금을 적게 사용한 간을 의미한다. 어리굴젓은 타 젓갈류와는 다르게 소금을 적게 쓰기 때문에 ‘얼간을 한 굴젓’, 즉 ‘어리굴젓'이 되었다. (백과사전 참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