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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6월호
걷고, 달리기 좋은 영광 설도항... 붉은 노을 명소 백수해안노을길
걷고, 달리기 좋은 영광 설도항... 붉은 노을 명소 백수해안노을길
  • 양수복 기자
  • 승인 2018.04.27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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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달린 12km 설도항 둘레길... 찰랑이는 청보리 물결이 인상적
백수읍 백수해안노을길 위에서 포착한 노을. 사진 / 양수복 기자

[여행스케치=영광] 쌀, 소금, 목화가 많이 나고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린다는 ‘4백(白)’의 고장, 전남 영광. 다른 건 몰라도 소금과 쌀이 많이 난 건 볕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햇볕 좋은 날엔 영광을 더 영광스럽게 여행할 수 있다. 낮에는 반짝이는 염전과 보리밭의 하모니를, 해질녘엔 온 하늘과 칠산바다를 물들이는 노을의 진한 여운과 함께 실컷 해와 놀아보자.

서울 염창동, 염리동처럼 포구 근처에서 소금을 실어 날랐거나 소금 장수들이 오갔던 곳엔 ‘소금 염’자가 지명으로 남아 역사를 말해준다. 영광 염산면도 마찬가지다.

염산(鹽山)은 소금산이라는 이름처럼 지금도 염전과 그 위에 쌓인 하얀 소금이 장관을 이루는 곳. 염산면사무소에서 출발해 설도항을 지나 합산항까지 해안선 약 7km, 보리밭과 염전 사이로 난 좁은 길 약 5km를 돌아 염산면사무소로 돌아오는 총 12km의 설도항 둘레길은 걷기 좋고, 자전거를 타기는 더 좋은 길이다.

설도항 둘레길은 자전거로 돌아보기 편리하도록 잘 닦여있다. 사진 / 양수복 기자
설도항에서 오후를 보내고 있는 방문객들. 사진 / 양수복 기자
염산방조제를 따라 달리며 서해의 드넓은 뻘과 만난다. 사진 / 양수복 기자

해가 있는 동안에, 자전거로 유영하는 설도항 둘레길
염산면사무소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우뚝 솟은 염산교회를 마주 보며 해안 방향으로 쭉 내달리면 벌써 청보리밭이 곁에 와있다.

넘실대는 청보리를 지나 시커먼 뻘이 가득 찬 바다 앞으로 전진하면 금세 항구가 나타난다. 멸치며 민어, 조기 등 수산물을 깔아놓은 좌판이 주욱 늘어서 있고 갈매기들이 자유로이 유영하는 작은 마을 포구, 설도항이다.

항 옆으로는 커다란 설도젓갈타운이 있다. 영광 앞바다에서 잡히는 새우, 꼴뚜기, 조개, 멸치 등 각종 수산물에 천일염으로 간한 젓갈 맛이 일품이라 주말이면 질 좋은 젓갈을 사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매해 10월에는 설도젓갈축제도 열린다.

여기서부터 합산항까지 약 5km의 염산방조제를 달린다. 직진으로 뻗은 길은 차 한 대가 다닐 정도로 좁기 때문에 앞뒤로 오가는 자동차를 유의해 다니는 편이 좋다.

생명을 그득히 품은 까만 개펄과 바람에 흩날리는 짙푸른 보리밭 가운데로 난 길이 평화로운 전원의 풍경 그 자체다. 합산항에 다다라서 뻘 바다에 올라앉은 어선, 너른 개펄에 놓인 통발과 행여나 통발에 걸릴까 집게발 들고 조심조심 오가는 게들을 관찰하는 일도 즐겁다.

Tip 자전거 대여 서비스
염산면사무소는 설도항 둘레길 탐방객들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한다. 1인용 20대, 2인용 5대가 비치되어 있다.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신분증을 지참해 방문하면 된다.
예약시간 오전 10시~오후 4시
이용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찰보리가 익어가는 밭 곁으로 달리는 설도항 둘레길. 사진 / 양수복 기자
설도항둘레길 중간에서 염전도 구경할 수 있다. 사진 / 양수복 기자
영백염전에서는 고무래로 소금을 미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사진제공 / 영백염전

보리밭·소금밭 달리고 짠내음 찾아가는 ‘채염여행’
합산항에서 방향을 틀어 10여 분 달리면 본격적으로 보리와 소금밭을 누비는 길이 나타난다. 합산마을과 보리밭 사잇길, 보리밭을 가로지르는 길, 보리밭과 염전을 모두 끼고 가는 길 등 세 갈래의 길 중에서 어느 길을 선택하든 보리는 한쪽에 있으니 염전까지 함께 보는 세 번째 길을 추천한다. 

4~5월에는 푸릇한 청보리가 6월이면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하늘이 비칠 만큼 투명한 염전이 양편에서 이루는 대비가 이색적이다. 두 발로 걷든, 자전거를 타든 분명 멈춰 서서 사진 속에 담고 싶어질 만한 풍경이다.

지나가는 길에 잠시 멈춰 염전을 들여다본다. 오랜 시간 바닷물을 증발시키는 증발지, 하얀 결정체로 굳히는 결정지 등 논밭의 필지처럼 나뉜 소금밭, 소금물을 보관하는 해주, 흰 결정체가 산처럼 쌓인 소금창고 등 염전의 낯선 풍경 사이로 염부들이 땀 흘려 소금을 밀고 있다.

염전을 지나오면 다시 양옆은 보리밭이 펼쳐지고 그 사이를 시원하게 내달리면 염산면사무소로 돌아와 설도항 둘레길 여정을 마무리한다.

쉽게 만나기 어려운 염전 풍경이 흥미롭다면 염산면을 떠나기 전 ‘채염(소금 채취)’ 과정을 경험하는 것도 여행의 추억을 더하는 방법이다. 염산면사무소에서부터 약 9km 떨어져있는 영백염전에서 바다 내음 가득 맡으며 소금 채취의 몇몇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다.

암염과 천일염, 정제염의 차이 등 영상을 통해 소금에 대해 알아본 뒤, 고무래로 소금을 밀고 수레에 하얀 소금을 산처럼 쌓아 올려 소금창고에 옮겨본다. 소금이 이토록 수고로운 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는 정말 ‘짠내 나는 식품’임이 피부로 와닿을 것이다.

Info 영백염전 소금채취 체험
소요시간 30분~1시간 (※날씨에 따라 체험 가능 여부가 달라지므로 사전 문의 및 예약 필수)
체험요금 5000원
주소 전남 영광군 염산면 칠산로9길 185-86

백수해안도로에 위치한 노을전시관 전경. 사진 / 양수복 기자
노을전시관 내부 모습. 사진 / 양수복 기자
백수해안노을길의 건강365계단도 낙조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 / 양수복 기자

하루의 마무리는 ‘백수낙조’와 함께
일몰 시각이 다가오면 서둘러 백수해안도로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백수해안도로의 ‘백수해안노을길’은 해가 지는 시간에 영광 하늘과 바다가 붉게 물드는 장면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설도항 둘레길과 백수해안도로 간 이동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우니 승용차나 택시로 이동하는 편이 가장 좋다.

백수해안노을길은 노을전시관부터 365건강계단까지, 바다를 따라 백수해안도로의 일부 구간을 걷는 2.3km의 데크길이다. 날씨가 좋으면 ‘칠산바다’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산처럼 솟아오른 일곱 개의 작은 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시작점인 노을전시관은 노을의 원리부터, 노을 사진, 노을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 등을 모두 보여주는 오로지 노을을 위한, 노을에 의한 공간이다. 최근 시설 보수로 바다 속 보물을 찾는 탐험, 낚시 등 가상현실(VR) 체험존이 생겨 어린이를 동반한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일몰 포인트는 백수해안노을길 양쪽 끄트머리인 노을전시관 앞 갯바위, 칠산정, 365건강계단 아래 전망대이다. 갯바위는 하얀 등대가 서서히 지는 해에 물드는 장면이 장관을 이루고, 백수해안도로를 굽어보는 정자 칠산정은 탁 트인 칠산바다에 가라앉는 붉은 해를 비롯해 주변 경관을 구경하기 좋다.

칠산정이 위에서 먼 바다와 수평선을 내다보는 전망대라면 365건강계단은 계단을 통해 바다 가까이로 내려가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어디서 바라봐도 고요한 칠산바다와 하늘을 진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커다란 해의 하강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Info 노을전시관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11월~2월은 오후 5시까지)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해안로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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