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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역사와 체험, 풍경까지 다 갖췄다! 다채로운 매력의 충남 서산
역사와 체험, 풍경까지 다 갖췄다! 다채로운 매력의 충남 서산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8.09.05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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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마애여래삼존불, 서산 한우목장, 개심사, 해미읍성까지
서산은 역사와 체험, 풍경까지 다 갖춘 다채로운 여행지다. 사진은 바닷물이 빠질 때에만 들어갈 수 있는 섬 간월도.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서산] 충청남도의 북쪽에 자리한 서산은 수도권에서 가까워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올 가을 주말여행을 훌쩍 떠나보고 싶다면 서산을 추천한다.

서산의 아름다운 관광지 9곳을 꼽은 ‘서산 9경’은 산과 바다, 문화 유적을 넘나들며 서산의 풍경을 다채롭게 만든다. 9경 중 간월암, 마애여래삼존불, 서산 한우목장, 개심사, 해미읍성을 비롯해 함께 가볼 만한 주변 여행지들을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 돌아봤다.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 사진 / 유인용 기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서산 동부
서산 동부는 풍경을 감상하며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특히 서산 동쪽에는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서산의 9경 중 5곳이 모여 있다.

먼저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국보 제84호로 그 미소가 온화하고 아름다워 ‘백제의 미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오랜 기간 숲 속에 가려져 있다가 1958년 한 나무꾼에 의해 발견됐으며 가운데에는 여래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 오른쪽에는 보살입상이 조각돼 삼존상이라고 부른다.

산 위의 거대한 암석에 새겨진 삼존상은 수백 년의 시간이 무색하도록 보존 상태가 훌륭한 것을 볼 수 있는데 80도로 기울어진 채 조각돼 비바람이 정면으로 들이치지 않기 때문이다. 백제의 불교문화와 더불어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초록빛 동산이 드넓게 펼쳐진 서산 한우목장 또한 9경 중 하나다. 서산이 한우로 유명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서산 한우목장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농협경제지주 한우개량사업소가 관리하는 한우목장은 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약 21㎢의 초원으로 탁 트인 풍경이 이국적이다. 가축병으로부터 한우를 보호하기 위해 목장 내부는 출입 금지 구역이지만 외부에서는 관람이 가능하니 큰 길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목장을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개심사에서 달래 보자. 충남의 4대 사찰 중 하나인 개심사는 사찰까지 이어지는 길이 충청도 4개 지역에 걸친 숲길인 ‘내포문화숲길’에 포함돼 녹음이 우거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백제 의자왕 때 창건됐다는 개심사에서는 사찰 앞의 인공 연못이 참배객을 앞서 맞이한다. 경내에 들어가기 전 먼저 연못에 얼굴을 비춰보라는 의미다.

개심사 입구의 정원. 초가을까지는 분홍빛 배롱나무꽃이 아름답게 핀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연못 위로 분홍빛 배롱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며 가을이 무르익으면 색색의 단풍잎이 사찰 주변을 물들인다. 사찰 내에는 보물 143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 염라대왕 등이 봉안된 명부전 등이 있다.

동부 여행의 마지막은 서산의 대표 문화 유적이자 1경인 해미읍성으로 마무리하자.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읍성 중 성의 형태가 가장 잘 보존된 해미읍성은 조선 초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조성됐으며 성벽 둘레만 약 1.8km에 이른다.

처음 지어진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해미읍성은 서산을 대표하는 문화 유적 중 하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김동주 서산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성벽은 당시 인근 백성들을 지역별로 차출해 구간을 나누어 쌓았는데 지금도 성벽 곳곳에는 해당 지역명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600년 전 성벽을 쌓은 초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해미읍성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 받았던 종교 유적이기도 하다. 19세기 말 진행된 천주교 박해 때 충청도 각지에서 붙잡혀온 천주교 신자 약 1000여 명을 해미읍성 인근의 둠벙에 산 채로 빠뜨리거나 구덩이에 밀어 넣어 생매장했다. 해미읍성 인근의 해미순교성지에서는 당시 순교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무명 순교자들의 합장묘와 순교탑이 조성돼 있다.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간월암. 사진 / 유인용 기자

역사와 체험이 함께 하는 서산 서부
서산의 서부 지역에서는 역사가 녹아든 관광지를 둘러보고 다양한 체험도 함께할 수 있다. 서부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간월도는 하루 두 차례 바닷물이 빠질 때에만 들어갈 수 있는 섬이다.

간월도에는 고려 말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 간월암이 있는데 바닷물이 들어차면 섬이 되어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아름답고 간월암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장관이다. 간월도는 굴이 유명해 매해 굴 관련 축제가 열리기도 하며 간월도 인근에는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많으니 간월도를 찾았다면 신선한 굴을 맛볼 것을 권한다.

지금이야 간월도 선착장까지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지만 사실 간월도를 비롯한 천수만 일대는 1980년대 대규모 간척 사업이 진행되면서 농경지로 탈바꿈한 곳이다.

서산버드랜드는 천수만 일대의 철새들에 관해 알아볼 수 있는 조류 박물관이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꼽히는 천수만에서는 계절마다 달리 찾아오는 철새들을 만날 수 있으며 특히 10월 이후 찾아오는 가창오리는 군무를 지어 날아다니면서 천수만 하늘을 수놓는다. 계절별 철새들에 관해 더욱 깊이 있게 알아보고 싶다면 서산버드랜드를 찾으면 된다.

조홍상 서산버드랜드 생태해설사는 “둠벙 체험, 탐조 투어 등 서산버드랜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새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서산 버드랜드에서 멀지 않은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에서도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은 만 원 지폐 뒷면의 배경이기도 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제작한 고려 말의 천문학자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곳으로 우리나라의 천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에서는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고 천체 관측도 가능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또 천체망원경을 통해 낮에는 태양을, 밤에는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1층의 천체투영실에서는 자리에 누우면 천장이 스크린이 되고 영상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면서 바람이 나와 실감나게 천체 관련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과학관 옆에는 송곡서원이 자리한다. 류방택 선생을 비롯해 성리학자인 정신보, 임진왜란 때 구휼에 힘썼던 문신 김적 등 서산에서 이름을 떨친 위인 9명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서원 앞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향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 옆의 송곡서원. 향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송곡서원을 관리하는 조재흥 원유사는 “향나무는 류방택 선생의 증손자인 무동처사 유윤이 심었다고 전해지며 그 수령은 약 600년에 가까울 것으로 짐작된다”며 “송곡서원에서는 아직도 매년 음력 2, 8월마다 제사를 지내며 조상을 모시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송곡서원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는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 부석사가 있다. 입구에서 사찰까지 올라가는 길이 아름다워 간단한 트레킹 코스로도 좋으며 사찰 뒤편으로는 만공스님이 수행을 했다는 석굴이 있다.

서산 부석사의 극락전. 부석사에서는 템플 스테이도 가능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부석사에서는 템플 스테이도 운영하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조용한 곳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고 싶다면 부석사 템플 스테이도 좋은 방법이다.

김혜지 주식회사 수요일 대표는 "서산은 서울 및 경기권에서 차량으로 2시간 남짓 거리에 있기 때문에 주말 여행뿐 아니라 연휴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부담이 적은 곳"이라며 "사찰 등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아 가을 여행지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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